행사 운영 실수에서 개인 논란으로…연예인 이미지와 플랫폼 소비의 책임 구조
![[정보/소식] 장원영의 '5분'이 남긴 것... 이미지는 누구의 책임인가 [데스크칼럼]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6/01/30/12/c9cc97b7e717e4d0e14e915b8fcc81a9.jpg)
(MHN 이승우 국장) 연예인의 이미지는 언제부터 단 몇 분의 시간 차이로 재단되기 시작했을까. 그리고 그 판단은 과연 얼마나 정확했을까.
인기 K팝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둘러싼 '지각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처럼 소비됐지만, 이 사건은 연예 산업의 위기 국면에서 책임이 어떻게 개인에게 전가되고, 플랫폼과 소비자는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비교적 간단하다.
장원영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하이엔드 캐시미어 브랜드 배리(BARRIE)의 2026 SS 컬렉션 출시 기념 포토 행사에 예정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했다. 그러나 행사 운영 과정에서 동선과 진행 순서에 혼선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공식 무대 등장이 지연됐다. 추위 속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의 불만이 누적되며 현장 분위기는 빠르게 날이 섰다.
이후 일부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문구를 통해 "장원영이 늦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뒤늦게 행사 측은 운영 미숙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온라인 여론은 이미 '지각한 연예인'이라는 프레임을 장원영에게 씌운 뒤였다.
논란의 핵심은 '5분'이다.
정확히 말하면, 실제 지각 여부보다 '지각했다고 소비된 시간'이다. 이 짧은 숫자는 사실 확인보다 감정이 먼저 작동하는 플랫폼 환경에서 이미지 훼손으로 직결됐다.
물론 반론은 가능하다.
실제로 장원영이 늦었을 가능성은 없었는가. 사태 수습을 위해 행사 측이 책임을 떠안았을 가능성은 없는가. 데스크의 시선은 이 가능성마저 배제하지 않는다. 의심 자체를 금기시하는 순간, 저널리즘은 신뢰를 잃는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은 그 다음이다.
설령 연예인이 실제로 몇 분 늦었다고 해도, 그것이 곧바로 조롱과 비난, 인격적 평가,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정상적인가.
연예인의 이미지는 단순한 호감도의 문제가 아니다.
광고 계약, 브랜드 가치, 캐스팅 가능성, 글로벌 활동까지 직결되는 경제적 자산이다. 이 자산은 개인의 실수뿐 아니라, 타인의 실수와 시스템의 오류로도 훼손된다. 문제는 그 비용을 언제나 연예인 개인이 떠안는다는 점이다.
이번 논란에서 더 주목해야 할 지점은 플랫폼의 역할이다.
자극적인 제목, 맥락이 제거된 영상, 확인되지 않은 서사가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됐다. 플랫폼은 '반응이 있었다'는 지표를 근거로 유통을 정당화했고, 소비자는 클릭과 공유로 그 흐름에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책임을 묻는 주체는 사라졌고, 얼굴이 있는 개인만 남았다.
이미지 훼손을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귀속돼야 할까.
행사 운영의 주체인가, 무검증 콘텐츠를 증폭시킨 플랫폼인가, 아니면 사실 확인 없이 소비한 대중인가. 그러나 현실에서 그 질문은 거의 던져지지 않는다. 비난은 가장 설명하기 쉬운 대상, 가장 눈에 띄는 개인에게 집중된다.
이 구조는 낯설지 않다.
공항 동선 관리 실패는 '무례'가 됐고, 현장 음향 사고는 '실력 논란'으로 둔갑했으며, 편집된 몇 초의 영상은 인성 평가로 이어졌다. 그때마다 시스템은 배경으로 사라졌고, 개인만 전면에 남았다.
장원영의 사례가 상징적인 이유는 명확하다.
문제를 촉발한 주체가 불분명함에도, 비난은 가장 영향력이 크고 상징성이 높은 연예인 개인에게 쏠렸다. 이는 연예 산업이 여전히 '책임을 대신 써줄 얼굴'을 필요로 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데스크는 이 지점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연예인은 언제까지 시스템의 실패를 대신 설명해야 하는가.
플랫폼과 소비자는 언제까지 '중계자'와 '구경꾼'이라는 안전지대에 머물 것인가.
장원영의 '5분'은 지각 논란이 아니다.
플랫폼이 증폭했고, 소비자가 확정했으며, 개인이 떠안은 책임의 크기를 드러내는 숫자다.
사과는 있었지만, 복구는 없었다.
운영의 실수는 문장 하나로 정리됐고, 개인의 평판은 수백 개의 영상과 댓글로 남았다. 이 불균형이 반복되는 한, 다음 논란의 주인공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연예인도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몇 분으로 인격과 커리어를 재단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장원영의 '5분'은 지각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확인 이전에 평판이 먼저 결정되는 알고리즘 소비 구조가 개인의 이미지를 어떻게 비용 없이 소모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장원영의 '5분', 사실은 늦었고 판단은 너무 빨랐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45/0000381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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