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니는 어릴 적부터 자기가 게이인 걸 자각하고는 있었지만, 커밍아웃이 두렵기도 했고 학업 성적을 유지하기도 해야했기 때문에 모태 솔로로 남아있었음. 그러다 교내에서 열리는 지니어스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고 더 지녀스에 출연하게 되는데 ㅡ 거기서 찌를 만나고 첫 눈에 반해버린거야. 자기가 원하던 이상형이랑 똑닮이었던거지.
지금까지 자기가 좋아하던 애들은 어떻게 다가갈 방법이 안 보이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게 전부였는데 왠지 모르게 찌한테는 그런 생각이 안드는거야. 기대하게 되고, 아 어쩌면 - 이라는 생각을 해버리는거지. 괜히 찌를 대할 때는 다른 애들한테 하는 것보다 틱틱거리게 되고, 츤데레스럽게 반응해버리고. 아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생각들도 해보지만 점점 커져가는 마음을 숨기는 것에 부담감을 가질 때 쯤-
지녀스 회식 자리가 생긴거야. 현미니는 복잡한 심경으로 앉아있는데 맞은 편에서 찌가 술 따라주고 먹으라고 재촉했으면 좋겠다. 그럼 현미니는 아 제가 알아서 마시게 냅둬요.
이러면서 또 따라주는 족족 마시고. 찌는 계속 안주랑 고기랑 현미니 접시에 덜어주고 그랬으면. 현미니는 속으로 엄청 설레지만 계속 겉으로는 툴툴거리는거지. 찌는 그런 현미니 보면서 눈 접어 웃고. 그러면 현미니는 눈 마주치다 고개 돌려버리고.
회식 끝나고 식당에서 나와서 다들 다음주에 보자고 인사하고 가는데, 찌가 현미니 팔 덥썩 잡더니 같이 가자고 했으면 좋겠다. 현미니는 토끼눈뜨고
제가 왜요? 형 집도 여기서 멀잖아요.
하고. 그러면 찌가
오늘은 왠지 이 쪽으로 가고 싶네.
라고 하고. 이렇게 둘이 같이 걷게 되는데 현미니가 혼자 생각 많아지다가 하아~ 하고 한숨 쉬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찌는 왜 한숨 쉬냐고 물어보고.
현미니는 취기도 제법 올라와서 평소보다 이성적 판단이 흐려졌으니까,
형이 자꾸 헷갈리게 하잖아요-
하고 말했으면. 찌는 그거 듣고 딱 걸음 멈추더니 현미니 자기 쪽으로 돌려세웠으면 좋겠다. 헷갈려? 뭐가? 찌가 모른 척 물어보니까 이젠 또 현미니가 그냥 입 꾹 다물고 있는거야. 찌는 그런 현미니 머리 쓰담쓰담하면서 말하는거지.
어휴, 우리 오현민 어린이는 얼마나 더 티를 내야 눈치를 채는걸까, 응?
오현민은 찌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걸까 한 3초 정도 생각하다가 눈 크게 뜨고 찌 쳐다봤으면.
형, 무슨 … 말이예요?
그러면 찌는 머리 쓰담쓰담하던 손 내려서 조용히 현민이 볼 잡고 입술에 뽀뽀해라. 입술 3초정도 꾹 하고 뗀 다음에 찌가
좋아해, 오현민.
하고 고백했으면..
놀란 현미니는 할 말 못 찾고 혼자 어버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찌가 키스했으면. 현미니는 당황했지만 찌의 고백에 두근두근하고 행복해지는 기분 들어서 눈 감고 응수하고. 키스 끝나고 나서 오현민은 찌 눈도 못쳐다보고 눈 내리깔고 부끄러워하고 있는데 찌가 현미니 꼬옥 안아줬으면 좋겠다.
이상 차가운 밤거리 가로등 밑에서 호모태솔로 탈출하는 오현민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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