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 집으로 내려온 고딩 미니미니ㅎㅎ 옆집 동민과 가깝게 지내던 현민의 부모님이 방학인데 부부여행을 가게 됨ㅎ 평소에 식사같은걸 현민이 잘 챙겨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동민한테 세끼씩 챙겨주지는 않아도 조금만 봐달라는 부탁을 한 상황. 띵동. 안그래도 잘 풀리지 않던 물리 문제를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더 짜증이 나는 현민이다. "와.. 저 아저씨는 질리지도 않나..." 벌써 삼일째. 옆집 아저씨라는 사람이 아침 열시만 되면 현민이네 벨을 누르고 기다리는 것이다. 현민은 짜증이 가시지 않은채로 문을 벌컥 열었다. "아 이렇게까ㅈ..." "으른이 밥 챙겨주면 감사합니다 하면서 인사부터 해야지!! 요즘애들은 머리에 피도 안말라 붙었으면서 다 이래요 이래" 현민의 말은 든체만체 한채로 틈을 비집고 들어와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구박을 해대는 동민이다. 아침 일찍부터 장이라도 봐온건지 그의 양손에는 대형할인마트 비닐봉지에 먹을게 가득이었다. 그 음식들을 자기네 냉장고인양 현민이네 냉장고에 차곡차곡 정리해가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저은 현민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밥 먹어, 고딩" 현민은 동민의 성격을 모르는 편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잘 아는 부류에 섞였다. 동민은 부엌에서 몇번이나 소리쳐도 나오지 않는 현민에 다시 자기라도 하는건가 하고 생각하며 문이 열려있는 현민의 방으로 들어갔다. 마른 어깨 너머로 뭔가 잘 풀리지 않는듯 한자리에서 머무는 현민의 풀이가 보였다. "고딩, 너 설마 지금 베르누이 못 푸는거냐" "오..깜짝이야.." "빨리 나와서 밥이나 먹어라" 이 문제만 풀고 먹고싶었다며 투덜대는 현민은 이내 동민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오늘도 굶기진 않았다는 동민의 목표와는 다르게 현민은 식탁 앞에 앉아 숟가락 한번 들지 않는 중이었다. "야, 18살. 너 아침밥 이런거 먹어야 그 문제 풀수 있다. 그래야 나처럼 머리가 빨리빨리 놀아가게 된다고." 보다못한 동민이 한소리 하자 그제서아 빵빵한 볼에 볶음밥 한입을 우겨넣는다. 한참을 씹던 현민이 뭔가 생각난듯 안그래도 큰 눈이 커지며 동민에게로 향했다. "근데 아저씨 베르누이 법칙 어떻게 알아요?" 모르는데, 무슨 소리야. 단호박처럼 말을 끊은 동민이 집요하게 쫓는 현민의 눈을 피했다. "헐..아저씨 진짜 백수는 아닌가보네.." "아침부터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이제 그냥 식사다운 식사좀 하자. 엉?" 그럽죱. 동민의 올라가는 혈압 지수가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까지 들자 싹싹하게 대답한뒤 볶음밥 한입을 입에 더 넣었다. 왠지 정말 밥을 먹고나면 그 문제를 풀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날 이후 동민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현민이었다. "오 아저씨 집 좋다. 진짜 뭐하는 분이에요? 가르쳐 주면 안되나?" 특유의 사람 기분을 좋게까지 만들어준다고 믿는 오현민표 미소를 쏴준 현민이다. 그런 현민을 동민은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한채 눈조차 마주쳐주지 않았다. "으른들 사는 이야기에 애기가 끼는거 아니다." "아휴 형님ㅎㅎ 그냥 친한 옆집사는 동생이 궁금하다는데ㅎㅎ" 동민이 더더욱 알려줄 기세를 보이지 않자 오기가 생기는 현민이다. 호기심이 많고 그걸 꼭 해결해왔던 자신에게는 이런 반응을 보이는 동민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해 좋을게 없다는것을 알기에 비위를 맞춰가는 중이었다. "야 너 여기저기 알짱대지 말고 니가 우리집 왔으니까 니가 밥 좀 해봐." "밥 해주면 직업 알려줄꺼에요?" 하는거봐서. 이만하면 원하는 대답은 아니어도 목적의 반정도는 도달하였다는 생각에 콧노래까지 불러대며 요리를 시작했다. 그런데 3분도 못되서 현민은 후회하게 되었다. 자신은 중학교때까지는 엄마가 해주셨던 밥을, 고등학교에서는 세끼모두 급식 아주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그것은 자신이 깐깐한 동민의 집에서 지금 들고 있는 칼이 오현민 18살 인생중 처음 잡아든 식칼이라는 것이었다. 뭐라도 하면 할수 있을 거 같은 마음에 무작정 냉장고에서 눈에 띤 햄부터 썰기 시작했다. "아..!" 뒤이어 동민의 노트북응 덮는 소리. 부엌으로 오는 발소리. 그리고 한숨소리까지 들렸다. "야 넌 무슨 18살이 칼질도 못하....아씨...시킨 내 잘못이다.." 타박하던 동민은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보고는 자기 탓이라하며 밴드를 가져와 붙여주었다. "너 그냥 저기가서 티비를 보던 뭘하던 그냥 부동자세로 앉아있어" 딱딱한 말투였지만 걱정이 묻어나오는것 같은 느낌에 거실까지 가지 않고 식탁에 앉아 처음으로 동민이 요리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그러나 오분도 안되서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아저씨는 몇살이에요?" "서른넷." 투박했던 저의 칼질과는 달리 정갈하게 재료를 다듬는 동민의 손은 서른넷의서른넷의 손 치고는 고운 편이었다. "취미는요?" "성냥 갖고 놀기." "여자친구는 있어요?" "없으니까 지금 너한테 밥이나 해주고있잖아." "그럼 나한테 직업 알려주세요!" ".....너 나한테 그런게 통할거라 생각하는거 아니지?" 감자탕을 제 앞에 놓아주며 말하는 동민의 목소리는 다정하고 표정도 웃고 있었지만 어딘가 위압적이었다. 어..? 원래 이 백수 아저씨가....잘생긴 편이었나..? 갑자기 가까워진 동민의 얼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뭐야, 고딩 벌써 포기한거야?" 하루종일 쫑알대던 현민이 밥먹은 뒤에도 넋나간 표정으로 있자 한마디 던진 동민였다. "아저씨....아니다, 나 집에 갈래." 동민이 말 붙일 틈도 없이 빠르게 나가버리는 현민이다. 기다려주는 갓들때문이라두 왔는뎅.....아무래도 빨리 꽁냥거리는게 좋겟지.....??ㅠㅠㅋㅋㅋㅋ 지니어스가 끝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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