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차풀린 기쁨에 막썼으므로 똥퀄주의
[찌민] 후회
눈을 떠보니 네가 없었다. 비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쓰레기 안버렸나.. 정신을 차려보니 어젯밤 늦게까지 술을 마실때의 옷차림 그대로였다. 원래대로,평소대로라면 술에 취한 나를 너는 집에 끌고와서 옷을 갈아입히고 곱게 뉘어 네 곁에서 재워 주었어야 한다. 마지막 기억.... 마지막 기억은 평소처럼 너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데리러 오라며 너를 불렀던 것,그리고 헐레벌떡 뛰어온 너를 맞은건 여자들의 립스틱을 옷깃에 잔뜩 묻히고 취해있던 나였다. 그때 내가 뭐라고 했더라...
아 쟤? 그냥 아는 동생인데. 관계? 그냥 섹파정도? 그렇게 깊은 관계는 아니야
너는 아마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내 주변의 여자들은 그런 너를 보고 비웃듯 웃음을 흘렸던 것 같다.
일단 나를 집에까지는 데려다 놓은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청소도 하지 않은 듯 빨간 주스가 진득하게 바닥에 달라붙어 있었고 비린 냄새가 머리를 어질러 놓았다. 나는 집에 그대로 있고 나의 짐 모두 여기 있지만 눈을 떠보니 네가 없었다. 너의 짐 너의 몸 모두 없었다. 단순 토라짐으로 치부하기에는 매우 심각하다. 드라마에서 보이던 그 흔한 쪽지 하나마저도 남아있지 않았다.
집안 구석구석에서 너의먼지 한 톨까지 뒤지다 포기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을 넣기로 마음먹었다. 네가 평소에 연락하던 사람들...
없었다. 며칠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과제를 해야 한다며 김유현이라는 사람과 카톡을 하던 너를 보고 너의 폰을 던져버렸던 기억이 났다. 그때도 너는 울었던 것 같다. 그런 너에게 가식적인 눈물 흘리지 말라며 미친듯이 너를 때렸던 기억이 난다. 너는 저항도 못하고 나에 의해 꺾여가며 미안해요 형...미안해 만 반복했다.
한 번 떠오른 기억의 조각은 점점 연결되어 틀이 잡혀갔다. 아침에 깬 나에게 콩나물국을 차려주던 너에게 먹기싫다며 냄비를 던졌던 기억. 화상입은 너의 다리를 보고 더럽다며 때렸던 기억. 나의 카톡에 대답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너에게 다른남자라도 있냐며 전공책을 너에게 던졌던 기억. 밤에 침대 위에서 너덜해진 너의 몸을 보고 이불 하나조차 덮어주지 않았던 기억. 네가 손목을 그었을 때 피로 어지럽혀진 방을 보고 치우라는 말만 남기고 뒤돌아선 내 모습. 아아... 너는 어떻게 시린 가슴에 파고드는 아픔을 참아왔던 것일까. 나는 너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우리가 애초에 사랑하긴 한 걸까. 너를 소유함이 사랑의 표현이라고 굳게 믿고있던 나를 보듬으며 너는 극한의 두려움을 느꼈을 터, 아린 눈물로 하루의 끝과 처음을 맺는 네게 나는 어떤 짓을 저지른 것인가. 감히 상상조차 행할수 없는, 살갗을 에운 나의 집착과 틀려버린 사랑의 종착점.
후회하기에 이미 늦어버림을 깨달았다. 아니 어쩌면 나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내 나는 차가운 너의 입술과 진득히 굳어가는 빨간 피, 너에게서 새어나온 피비린내를 느끼며 힘없이 되뇌었다. 미안하다....미안해... 사랑해 현민아..
♪
해설!
쓰레김경훈이랑 현민이는 동거중. 그런데 쓰레김경훈의 집착과 소유욕, 폭력이 매우 심함. 어느날 여자들이랑 놀고 자기를 데려오라며 불러내는 김경훈에 또 맞을까봐 옷도 못갈아입고 달려나감. 그런데 자신과 김경훈 관계 묻는 여자들의 질문에 섹파라고 대답하는 김경훈한테 개충격먹고 겁나서러워 서 막 움. 어쨌든 계산 다 자기가 하고 김경훈 데리고 집에 옴. 오는 길에서도 맞으면서 왔지. 집에와서 서러워서 펑펑 울다가 여태까지 맞은거 다 기억나고 그날 아침에 콩나물국 던져서 다리에 화상입었던 기억도 남. 아직까지 욱신거리고 아픈데 그거보고 더럽다며 때리던 김경훈 얼굴이 떠오름. 그래서 결국 현민이는 주방에서 칼 가져와서 손목 그음 죽을 각오로.
칼꺼내는 소리 그런 기척 들리니까 쓰레김경훈은 깨서 밖으로 나옴. 나왔는데 손목그어서 피로 물든 방 보고 아무 표정 없이 치워. 하고만 감. 김경훈은 오현민이 저러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생각함.
다음날 아침임. 김경훈은 일어나자마자 피비린내와 바닥에 밟히는 시체의 차가운 느낌, 자기 발을 적시는 빨갛고 점성있는 피에 현민이 죽음을 예견했지만 청소를 안해서 비린내나는거다 청소안해서 빨간주스가 굴러다니는거다라고 치부함. 그리고 현민이한테 자기가 했던짓 생각하면서 결국 후회하고 시간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는것 깨닫고 시체잡고 우는 뻔한 클리셰...★
이제 해설을 봤다면 복선을 느끼며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시오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