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이지, 양손을 꽉 말아쥐었다. 그나마 남아있던 손도 핏기가 가셨다. 두 눈을 비집고 또 다시 울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울음을 토해내고도 그 울음의 잔해가 남아있어 더욱 아프듯 절절히 토해냈다. 입술은 이미 짓무르고 갈라져 더이상 제 구실을 하지못했다. 지나간 장면들이 영화 속 트레일러처럼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그는 절대 변하지 않으리라. 절대, 날 아프게 하지 않으리라. 굳게 믿었던 내 모습. 그런 날 바라봤던 상궁. 어리석어 보였겠지. 얼마나 어리석어 보였기에... 이리 무심하게 못난 자제를 두고, 제 업보를 대신 지고 가버리셨다. 모두 나 때문이다.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들지못했다. 인기척이 들려왔다. 익숙한 향내에 이리 저리 풀려 나풀거리던 머리칼들이 제 자리를 찾았다. 눈을 뜨고 앞으로 바로 봤을 때. 내 앞에는 그가 서있었다. 내 어리석음의 근원. 모든 사람이 무릎을 끓고 함부로 바라지 못 하는 사람이, 내 앞에, 나를 위해 그 두 무릎을 끓고 내 눈을 마주하고 있다. 자신을 다 내보인채로. 익숙하게 나를 비추는 그 눈동자 너머로 그는 말하고 있었다, 이미. 괜찮아, 괜찮다. 그리고 그의 입을 비집고 나오는 한마디에 무너졌다. 지금도, 그때도, 처음 니가 내 모든걸 본 날에도 너는 내것이다. 나 또한 너의 것이다. 허니 제발 그 울음을 멈춰다오 내 것의 울음을 보자니 네 것의 마음이 찢어지려하지 않느냐. 제발 그 울음을 멈춰줘, 나의 수야. 급하게 생각난 글이라... 모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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