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시가 불공평하다며 깎아 내리면서 수시를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 대학 쉽게 간다, 이런 글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정시 비중이 너무 줄긴 줄었지. 나도 그건 인정해. 하다못해 60 : 40정도라도 맞춰줘야 하는데 기본이 80 : 20이고 90 : 10도 있으니 정시의 문이 많이 좁아진 건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수시를 아예 없애자?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수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어. 정시로도 그 대학을 갈 수 있다면 뭐하러 3년 내내 힘들게 비교과랑 교과랑 다 챙겨가며 그 생고생을 하겠어. 단순히 '성적'면에서만 봤을 때, 정시를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나보다 공부 못하는 애가 나보다 좋은 대학에 가?' 라며 불평이 나올 수 있다 생각해. 하지만, 수시를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 수시도 그렇게 쉬운 전형은 아니야. 중3 때 진로 방향을 잡아놓고 그에 맞춰 고등학교 생활을 꾸려나가, 3년 내내 내가 정한 학과에 맞춰 나를 디자인해가야 해. 각 종 대회에 많이 참가하고 상을 타는 것도 수시 준비하는 사람들 다 기본적으로 준비된 것 같아서 쉬워보이지?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아. 대회준비하는 데에만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이 걸려. 그리고 그 대회들이 친절하게 시험없는 기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시험 2주전쯤 마감 또는 시작해. 또, 이 기간에는 수행평가도 같이 몰아쳐서 더 정신없지. 그럼 시험도, 대회도, 수행평가도 없는 기간에는 노는 거 아니냐? 하는데 우리도 수능공부 해. 요즘 최저가 없어지는 추세지만 상위권대학들이 최저없는 거 아니잖아. 그리고 모 대학은 아예 수시 뽑기 전에 그 학생의 모의고사 성적을 요구했다더라. 이런 가운데 우리가 아예 정시를 놓을 수는 없잖아. 쓰다보니 글이 좀 길어졌는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수시를 준비한다고 해서 탱자탱자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거야. 수시를 준비하는 애들도 되게 치열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해. 정시 비중이 줄어서 속상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깎아 내리진 말자. 수시는 대학을 갈 자격이 없다느니 쉽게 산다느니 없어져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런 말할 거면 한 번 수시 준비해보고 하라고 따지고 싶어 진짴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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