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수학원에서 처음 만났소. 키가 작고 남들 눈엔 조용한 애였고
붙어다니는 친구 한명하고 문앞에서 얼쩡거리는걸 몇번 보긴 했지만 관심을 갖지도 않았고 특별히 눈길이 가는 애도 아니었고..
반에 있으면 아 저런애도 있었던가 싶지, 딱히 아 우리반애다! 하고 인지할정도의 존재감이 있는 애는 아니었소
소햏 눈이 어두운 편이기도 하고 남을 관찰하는 버릇이 없어서기도 하고.. 쓸데없이 물러터진 데가 있지라
어쨌든 쇟이 복도에서 자습을 하고 있을때 서현녀와 붙어다니는 친구를 알게 되었소
알고보니 한살이 어린 애였는데 과자도 건네주고 참 살갑게 굴었지라. 그러면서 나랑 같이다니는 언니랑도 친해지면 좋겠다해서
소개받은애가 서현녀라오. 양치를 하면서 눈을 껌뻑껌뻑, 쳐다보기만 하던 첫인상이 참 기억에 남소..
키는 작았고 통통했다오. 나쁘게 말하면 짤똥하고 좋게 말하면 아담튼튼한 체형에 얼굴은 시꺼멓고 예쁘장했소.
이쯤에서 의구심을 가진 햏들이 있을것이오.. 왜 서현녀냐? 한다면 쇟은 가차없이 말해드리겠소
이 아이가 외적으로 서현을 닮았거나 하는것은 절대 아닌데 서현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들과 이아이의 평소 행실은 매우 닮아있소
아니, 닮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판박이오. 서현마냥 세상에서 우리 가족이 제일 화목하고 완벽하다던가, 부모님의 가르침을 구구절절 읊는다던가..
우리집은 되게 엄해! 난 어려서부터 엄하게 자랐어! 술같은건 절대 못마셔! 담배는 냄새도 못맡아! 우리 가족은 다 눈이 왕방울만해!
당구장은 아저씨들이나 가는 곳이야! 그런덴 무서워서 못가! 와 같은..늘 자기자신을 청순하고 깨끗한 모냥으로 포장했소
뭐 실제로 술도 안먹고 담배도 안태웠으니 원래 그렇게 살아온 쇟일수도 있겠소만..그렇게만 생각하기엔 속이 너무 시꺼먼 햏이었소
남자에게는 먼저 말도 못건네고 쉽사리 말을 놓지 못한다는 점에서도 서현과 닮아 있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것은 남들이 이상하게 여긴대도 오히려 남에게 본인의 생각을 강요할지언정 절대 꿈쩍안하고
남들은 답답해죽겠는데 정작 본인은 남들이 자기를 답답해한다는 사실을 모르는..아니 알면서도 인정하지않아 더 답답한..
저런 지고지순한 숙녀 코스프레를 할때 꼭 짓는 표정이 있소.
똥그랗게 뜬 눈에 깜짝 놀란것같은..한마디로 겁먹은 표정을 짓고 말해야 하오. ㅇ_ㅇ 이런??
참고로 쇟은 술도 먹고 담배도 피고 당구장에 거부감도 없소. 그러나 꼭 쇟에게 말하오. 아 눈치가 없다는점도 강심장/놀러와 서현과 닮았구랴
쇟이 저중 한가지를 실행에 옮기는 순간 서현녀는 반사적으로 말을 내뱉소. 그때 옆에 누가 있다면 금상첨화요
쇟은 집에서 내놓은 막자란 자식이 되어 아저씨들이나 가는 당구장에서 담배 꼬나문 양아치년 되는거고
서현녀는 저절로 귀하게 자라 순수하고 맑은 애지중지 막내딸 되는거요..어쩌면 서현녀에게 쇟은 본인의 연약함을 잘 부각시켜주는
혹은 쇟같은 부류;;;;;;와 본인을 차별화시키고 그 구분을 알리기에 최적의 비교대상이었을수도 있소. 요즘 들어 더욱 그런생각이 드오..
서현녀와 함께 다니며 순식간에 본의 아닌 가출소녀 이미지로 전락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오..100번이 덜된다고 하는게 더 가깝겠소
어찌됐건..
쇟이 서현녀한테 했던 첫마디는 너 연예인 누구 닮았다 였소..원래 어색한 사이에는 '너 연예인 누구 닮았는데..누구지?'가 직빵이오
쇟은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남녀를 막론하고 저 말을 애용하오. 그럼 보통은 그래? 하거나 누구? 하면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고
하하호호 고마워 너도예뻐 너도멋져 이로 친목질을 시작하곤 한다오. 그런데 서현녀는 시작부터가 달랐소.
아주 당당하고 매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얘기를 시작하는거요. 내가 누구를 닮았는지, 그렇게 불리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내가 그때 그뇬의 싸이코기질을 알아차리고 찍소리말고 조용히 꺼졌어야만 했소..예상 외의 강한 긍정에 읭?하며 말려 들어가는순간 이미 불행은 시작됐던거요
서현녀는 모 연예인을 닮았소. 딱봤을때 와 쟤진짜 누구닮았다 이정도로 닮은건 아니오..그냥 알듯말듯 긴가민가한게
누구를 닮긴 닮은것같은데 어디서 많이 보긴 본것같은데 그게 뭐지?하는 찰나에 본인이 얘기를 꺼내면 아 맞다~ 하고 넘어갈정도로 닮았소
많이 납작하고 퉁퉁한 모 연옌st이긴 하지만 어쨌든 닮기는 닮았으니 대충 긍정해주고 얘기가 끝이 났는데
서현녀는 본인의 외모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햏이었소..아니 외모뿐 아니라 몸매에도 서현녀 본인이나 주변의 그 무엇에도..
그냥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했소. 이것마저 서현과 비슷하오. 단적인 예로 야자시간에 쪽지가 디밀어져 흘끗 봤더니
본인과 닮았다고 생각하는,닮았다는 얘기를 들은 연예인을 일렬로 나열해 놓았다던가....취지는 아직도 이해가 안가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모로 유명한 톱스타들로 나열된 쪽지라면 그 의도가 대충 짐작은 가시지라?? 오해하지 마시오..그나마 닮은게 모 연예인 하나요.
쇟은 원래 별 쓸데없는걸 오래도록 기억하오.. 임팩트가 크면 클수록 더 또렷하고 선명하게 기억하오
서현녀의 임팩트는 10점 만점에 10점이었소. 게다가 그 시절 그나날들에 밤마다 빼곡히 써내려갔던 일기장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아마 10년후에도 서현녀를 기억하고 있을거요..오죽하면 XXX을 닮았다고 한사람이 누군지, 고등학교때 애들이 XX을 왜 닮았다고 했는지
전부 쇟이 모르는 사람들이고 쇟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도 일일이 기억하고 있겠소..쇟도 좀 잊어버리고싶소 이제
처음에는 주거니받거니 잘 지냈소..재수학원에 친구 하나만 있으면 되지싶어서 누구를 새로 사귈 마음도 없었고
같이 밥먹고 매점가고 화장실가고 하다보면 당연히 친해지오. 나이차가 있는것도 아니고 성별이 다른것도 아니고
나빠보이는애도 아니었고 늘 천진난만한 표정에..쇟의 평소 친구들과는 많이 다르기도 하고 알면 알수록 쇟과 많이 다른탓에
호기심 반 흥미 반으로 관심도 가고.. 그게 다 독이되는지 모르고 좋다고 붙어다녔지라
쇟도 키가 큰편이 아니고 집에서 막내로 자랐는데도 서현녀는 참 애기같고 귀엽다는 생각을 많이 했소
살면서 누군가를 그렇게 챙겨준적은 처음이었소..어느정도였냐면 계란을 세개 사면 두개를 서현녀 까서 줄정도로 막내동생 챙기듯 챙겨줬소.
쇟 친구들이 쇟에게 그런식으로 대해주다보니 처음으로 내가 누굴 챙겨야된다는 책임감이 생겼었나 보오;
남들이 보기에 둘도 없는 친구사이 혹은 원래부터 알던 소꿉친구로 보일만큼 참 친하게 지냈소..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얘랑 논건지, 보모 아르바이트를 한건지 모를 정도로..쇟도 어디가서 어른스럽다 소리는 못듣는 막내티 폴폴 나는 성격인데
같이 다니면서 아,좀 어리구나 좀 고집이 세구나 싶긴 했어도 진짜 잘 챙겨줬소. 쇟친구들에게 그렇게 해줬으면 애들이 쇟 가마태우고 다녔을거요
같이 다닌지 두세달 남짓이 지나고 봄이 왔을때쯤 한 남자햏이 서현녀에게 고백을 했소
고백이라고 해봤자 난 누구고 너랑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이거 먹고 공부열심히해 나 필기좀 보여줘 이정도였지만
서현녀는 그햏이 뭘해주든, 뭐라고 말하든간에 쇟에게 빠짐없이 전했소. 밤낮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올렸다는 표현이 맞을거요
문자도 보여주고 편지도 보여주고 선물도 자랑하고 그햏 친구가 오늘 뭘했는지 그햏이 어디에 사는지 미주알 고주알 전부 다 보고했소.
그러나 서현녀는 좋아하는 오빠가 있었소. 근데 그오빠의 친구가 쇟의 지인이었소..; 그 오빠를 좋아하게되며 서현녀는 쇟에게 무서운 집착력을 보였소..엉엉
아직까지도 서현녀가 참 못됐다고 생각하는게..그 남자햏이 주는 선물같은건 다 받아챙기면서 뒤로는 호박씨를 깠소.
그런데 남들은 절대 모르오. 나만 아오. 티가 안나는거요. 답장 보내는 말투 하나하나까지 상의해가며 어장관리를 했소.
그렇다고 노련한 여우는 절대 아니오. 여우과는 내가 잘 아오. 서현녀에게 그런면이 보이지 않았기때문에 서현녀에게 거부감이 없었던것같소..
남이 보기엔 아 쟤네둘이 잘되가는구나 알콩달콩 잘도 사귀네 싶을만치 그 남자애에게 잘했소..문자 보내는 말투 하나하나까지 쇟과 상의해가며 어설픈 조련을 했소.
쇟에게는 별 소리를 다 했소. 열라 구체적으로 열라 열심히 깠소. 너무 까매서 시골애같다는둥 촌스럽다는둥 남들이 걔가 내 남자친구라고 생각할까봐 창피하다는둥
별말을 다하면서도 정작 그남자햏 앞에서는 내색을 안하는거요..물론 대놓고 나 좋다는 남자한테 막말할 햏은 없을거요.
근데 희망고문도 적당히 해야지, 주변인인 쇟이 다 안쓰러울 정도로 그햏을 조련했소.
편지도 쓰고 문자도 보내고 그햏이 사주는것도 넙죽 받아챙기면서 쇟에게 부담스럽다는둥 안그랬으면 좋겠다는둥 그러지 말라고 말해달라는둥..
엄청 싫은척, 낯가리는 척을 했소. 결국 쇟이 말해줬소. 온갖 핑계와 변명으로 무장해선 서현녀의 조신한 이미지를 만들어줬소
걔가 뭐 얻어먹는 성격이 아니라 부담스러워 한다, 사람들에게 주목받는걸 두려워하는 아이다 등등 아주 여리디 여린 유리공주 이미지를..
심지어는 자리 옮길때 짐 들어준 것까지 호박씨 깐 애요..애들 다 보는데서 뭐하는 짓이냐고..참고로 얻어먹기 대회가 있으면 서현녀가 1등할거요
본인이 남을 조련한다는 생각을 못했으면 또 모를까..철저하게 계획된 조련이었소
답장해주면 좋아하겠지? 잘가라고 해줄까? 이런식이었소. 진짜 마음이 약하고 여려서 똑부러지게 거절을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 속으로 혼자 끙끙 앓는 류가 아니었소.
누가 자기를 좋아하고 자기만을 바라보고 자기를 위해서 뭐든지 해주는걸 굉장히 바라고 즐기고,누군가를 조련하는것이 삶의 낙이자 생활의 재미인 유형이었는데..
딱히 그럴만큼 훌륭한 하드웨어는 아니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살면서 꿈꿔왔던 로망을 그햏에게 원하고, 꿈꿔왔던 날을 위해 연습했던 조련스킬을 그햏에게 다 써먹는듯 했소
설령 좋아하는 오빠가 없었더라도 그남자햏과 사귈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으면서..대학에 가고 나서도 계속 자기를 기다리면 받아준다고까지 했소..
마치 '너무 안타깝게도 나는 벌써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나는 한사람에게만 일편단심인 타입이라서
뒤늦게 알게된 너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수는 없지만 그래도 너에게도 가능성은 있다'는걸 암시하듯..겉으론 완벽한 철벽녀,실제론 어설픈 조련녀 정도였소
그러다 서현녀가 좋아하는 오빠가 학원을 나가게 됐소.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오빠앓이를 시작하고 슬슬 싸이코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소.
물론 나만이 감지할수 있었소..근데 나도 은근 둔해빠져서 제대로 감지는 못했소. 쇟이 원래 눈치좀 빠르다 소리 듣고 살던 햏인데
그당시가 태어나서 사상최악의 삶의 무게를 실감하던 시기라 엄청 둔해져있었나 보오..어렴풋이 감지는 했지만 그게 경계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소
그오빠가 학원에 있을때도 본질은 같았지만..학원을 나간뒤론 광적이었소. 맨날 그오빠를 불러줄것을 요구했소. 근데 그오빠한텐 여자친구가 있었소..
내가 아무리 말해도 내말을 듣는 햏이 아니오. 여자친구 정보를 알아봐달라고 되도 않는 생떼를 부리는가 하면 오빠가 자기를 보는 눈빛이 찐했다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소.
점점 쇟을 닥달하고 압박했소. 만나러가자는둥 연락해보라는둥 너는 오빠친구랑 아는사이가 아니냐 니가 연락해도 이상할건 없다며 쇟을 꼬드기는한편
지 친구들과 그오빠 싸이를 찾아내서 방명록이며 히스토리며 안뒤진 곳이 없었소..
지 친구들한테 여자친구 사진 보여주고 내가 나아 이여자가 나아 물어보고 다니고..그오빠랑 여자친구랑 어느펜션으로 여행을 갔는지까지 알아내서
그펜션이 커플펜션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둘이 잤네 드립치고 역시 오빠도 남자라는둥 과거니까 이해할수 있다는둥 난리도 아니였지라..
쇟은 그소리들을 고스란히 들으면서도 초창기 서현녀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인지 충격은 받았을지언정, 이 기지배와 멀리해야겠다는 생각따위는 하지 못하는 멍청이였소.
서로 얼굴과 이름밖에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무섭도록 집착했소. 서현녀가 조금만 더 똑똑했으면 쇟은 더 처참한 비극을 맞았을거요.
여자친구는 이제 늙었다느니 난 어리고 젊으니까 뺏을수 있다느니 남자는 1살이라도 더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느니
자기는 순수함으로 승부하겠다느니 내가 더 잘할 자신있다느니 오래 사겨서 지겨워질때가 됐다느니 .. 많이 추린게 이정도요
그래도 난 얘랑 친구였으니까 좀 속상하기도했고 불쌍하기도했고 어차피 이뤄지지도 않을사이 즐거움이나 좀 주자 싶어서
얘가 그오빠만나고 싶다고 칭얼댈때 그오빠네 교회도 데려가줬고 그오빠도 몇번 만나게 해줬음..어차피 그오빠는 얘 여자로 안봤고 여자친구랑 자~알 사귀고있던건 내가 잘알았으니까.
천번만번 회유하면 뭘하오..들어먹질 않는데.그냥 듣는즉시 싹 지워버리오. 그리고 솔직히 많이 귀찮았소..하루에도 몇번씩 만나게 해달라고 난리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그오빠 얘기하고..그오빠한테 문자라도 왔다치면 내핸드폰은 걔차지고..차라리 가서 한번보고 일주일살아라 이년아 심정이었소
쇟은 원래 교회를 안다니는데, 태어나서 가본적도 없는 교회에 서현녀를 데리고 갔소
아는사람들이 있는 교회라 정말 창피하고 쪽팔렸소..쇟이 무교인걸 아는 사람들이라 정말 할말이 없고 댈 핑계가 없어서 밥먹으러 가도 되냐고 쇟입으로 쇟이 직접 말했다오....
근데 내가 간과했던 부분이, 한번 만나게 해주면 열흘을 닥칠거라 믿었던 거요. 공부엔 그렇게 없는 야망이 남자문제에선 투철한 햏이었던 거지라..
1분정도 스치듯 만나는 사이로는 만족을 못했소. 더 깊은 사이는 되고 싶은데 껀덕지는 없으니 쇟을 부려 먹었던 거요.
온갖 아양을 다떨어가며 쇟을 어르고 달래고 설득했소.. 쇟이 참 반성하는 시절이오. 공부 오지게 안했던..
무튼 그오빠의 주둔? 동네가 쇟이 징하게 놀러가던 동네였기도 해서 별 어려움없이 그오빠의 활동 루트를 꿰뚫을수가 있었지라.
그오빠가 다니는 도서관이라던가 자주가는 장소를 맴도오. 여름이었는데 졸라리 더운 날이었소...놀란척 연기하는건 너무 힘들었소.
그래도 서현녀는 참 용감했소. 무한 자기애가 바탕에 깔려있는 무지막지한 자신감 덕분이었던것 같소..
도서관에 가서 그오빠의 정보를 조회해 달라 하더이다. 쇟이 식겁해서 그건 안된다고 말리고 말려 데리고 내려왔소.
근데 그오빠랑 우연이 참 깊었소. 정말 생각지도 못한날에 생각지도 못한데서도 많이 마주쳐서 서로 되게 신기돋아하고 그랬었소.나중에 우연중 절반은 우연이 아니었다고 쇟이 이실직고 했소이다..ㅋㅋ
쇟이 제일 짜증났던건 서현녀의 태도요. 본인이 그렇게 노래를 불러서 밑밥을 깔아 줬으면 그 다음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본인이 뭐라도 해야 될것 아니오?
뭐든지 받아먹으려고만 했소. 레시피는 지가 짜오. 예를 들면
막상 마주친 그순간에 서현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문자하는 척을 하오..대체 언제오나 까치발들고 두리번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한순간에 차도녀가 되오.
이런곳에서 만날줄은 꿈에도 생각해본적 없는데 이렇게 마주치다니 우린 정말 운명이네요~ 분위기를 깔기 위해..
그러나 입은 바쁘오. 쇟에게 주문을 해야 되니까. 불러, 불러, 햏아 오빠 불러...결국 쇟은 깨방정을 떠오. 정말 오랜만이네요 우연이에요..
쇟 친구들이 나중에 이 얘기를 전해듣고서는 니년이 언제부터 그렇게 착했냐 하더이다..ㅋㅋ난 새로운 장르의 친구와 맺는 새로운 장르의 우정쯤으로 생각했소
맞소 내가 이었소..ㅋ
얘랑 그만 놀아야겠다는 아닌데 얘 좀 이상하긴하다는 생각이 들때쯔음..
진짜 더는 못봐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치기도 많이 지쳤고 여러가지 정황상 어울리지도 않는 둘이어서..
포기하라고 집요한 권유와 설득을 시작했소. 그랬더니 조금 수긍하는 표정을 짓더이다. 아..그래도 얘가 말귀는 알아먹는 아이구나 하고 감격할려는 찰나
자기 친구들이 해준 얘기를 내뱉더이다. '니가 뭐가 아쉬워서 여자친구 있는 사람을 만나, 나이도 많은데.' ..뿌듯한 표정으로 마무리하며 역시 내가 아깝지? 드립 날리더이다.
2살 많은 언니는 늙은 여자고 4살 많은 오빠는 나이 많은 아저씨가 되고.. 얜 나이 어찌 먹으려는지 모르겠소
지 친구는 유부남이랑 동거한다 드립하더니만.. 쇟이 얘옆에서 아무리 양아치년같아 보여도 서현녀의 소프트웨어도 영 아니었소. 결코 조신하지 않았소.
게다가 누가 봐도 일방적인 스토킹이 왜 만난다는 표현이 되었는지도 궁금하구랴.
앞서 말한 서현녀에게 고백했던 남자햏, 기억나시오? 이맘때에도 조련은 여전했소...
그햏이 쇟한테 묻더이다. 교회에 가도 되겠냐고.. 아니, 쇟 교회도 아니고 쇟도 몇번 안가는 교회기에 올려면 와라 했더니만 서현녀가 눈에 불을 켜고 따져 묻더이다. 교회 위치 가르쳐 줬냐고..
왜그러냐 했더니 그햏이 오면 뭐가 되겠느냐, 내가 어떻게 오빠를 만나느냐며 사납게 다그치더이다. 그햏한테는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오라고 했었나 보오.
내참..없던 신앙심이 갑자기 생겼는지, 찬송가 소리가 듣기 좋아 다닌다고 했다해서 쇟이 얼마나 기가 찼는지.. 쇟하고 놀려고 그 지역에서 다닌다는 소리까지 했다더이다.
그래도 차라리 둘이 잘되면 서로에게 좋은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쇟한테도 더할나위 없는 해방의 기쁨이 다가올것이 뻔했기에
쇟은 지극정성으로 서현녀 귓등을 긁어 주었소. 잘 어울린다, 쟤정도면 괜찮다..서현녀의 마음을 돌리기위해 무진장 애를 썼소
그러나 서현녀는 서현녀요. 결코 곱게 넘어가는 일이 없소. 글이 너무 길어지니 그중 한가지만 말하겠소.
그햏이 서현녀에게 데이트신청을 했소. 근데 서현녀가 쇟이 없으면 안된다고 했소.
..? 도대체 쇟이 거길 왜 끼어야 하오? 쇟이 없는 자리에서 지들 약속에 멋대로 쇟을 구겨넣고 아주 번듯한 계획까지 짜놨더이다.
한참 뒤에 일방적 통보로 그 사실을 알게됐고 쇟은 당연히 어이없이 웃으며 말했지라. 안간다고..
도대체 재수생의 휴일에 왜 남의 데이트를 구경하며 여의도로 벛꽃구경을 가야 하는거요;; 앞서 말한 '당구장?무서운 아저씨들?'드립이 여기에서 나오게 된거요.
나는 너희들과 취미가 다르다 벛꽃따위는 보고싶지 않다 차라리 포켓볼이나 치련다 정중히 말했소만 저런 반응이 나왔소
근데 상대는 서현녀요..옷잡고 늘어지는걸 억지로 뿌리치고 간신히 집에 왔는데 전화기에 불이 났소
그남자햏은 데이트가 물건너가게 생긴것에 온갖 원망을 쇟에게 쏟아냈고 서현녀는 전매특허 찡찡스킬을 발동하더이다..
그 남자햏도 여간내기는 아니었소. 근데 걘 애는 착한 애였소.. 서현녀에게 꼼짝없이 넘어갔다는게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이었소
무튼 문자로 그러더이다. 서현이가 너 없으니까 기가 죽어있다 말도 잘 안한다 니가 꼭 있어야한다 와서 제발 도와달라..
눈앞에 없는데도 그림이 그려졌소. 엄마 잃은 어린애 코스프레 중이었던 거요.. 니가 없으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무슨말을 해야될지 몰라서 아무말도 안할거다
우울하다 집에 가고싶다 힘들다 드립..오냐오냐 받아준 쇟이 참 멍청돋고 멍청돋았지만 그래도 또 갔소.. 얘네가 벛꽃축제 안본다고 했소! 재밌다고 했소! 흑
하지만 현실은 재미없었소.. 코드 자체가 안맞으니 불보듯 뻔한 일이었겠지라.. 당연히 같이 놀게 없었소. 근데 오락실은 갈수 있다더이다.
당구장은 안되고 오락실은 괜찮다더이다..; 그게 어디냐싶어 냉큼 갔소. 둘은 데이트하라고 빠져주고 갠플한답시고 구석에서 철권을 조지고 있는데
전화기에 또 불이 나더이다..; 게임만 할라치면 그러더이다. 기껏 오락실에 갔는데 거기서 또 서현녀 보모 해줬소..
남자햏은 쇟이 없으니 서현녀가 불안해한다 어쩔줄을 몰라하더라며 쇟을 묶어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편 서현녀는 목놓아 내이름을 부르며 뛰어다니고..
진짜 진상도 이런 진상들이 없었소. 쇟없이는 1분도 혼자 못있는 애가 쇟없이 어떻게 20년을 살아왔는지.. 참다 참다 폭발해서 둘다 버리고 집에 갔소.
오빠앓이에서 벗어나려고 둘이 이어주려다가 더 큰 수렁에 빠지게 생긴거요. 이게 글로 보면 그냥 답답한데 직접 겪으면 생지옥이 따로 없소.
집에 가면서 문자했소. 갖고 노는거면 빨리 정리해라. 엄한 사람 끼워넣어서 괴롭히지 말고 둘이 만날 자신 없으면 처음부터 약속을 잡지 마라...
답장이야 뭐..늘 그렇듯 '난 그런말 잘 못해..살면서 그런말해본적이 없거든'
그래도 그일이 있고나선 그남자햏에게 마음이 기울은 것처럼 행동하는 서현녀였소..졸라 뿌듯했소. 그렇다고 그오빠를 완전히 안좋아하는 상태는 아닌데
원래 좋아하던 사람이라 마음은 가지만 그래도 너가 지극정성으로 나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너에게도 스리슬쩍 마음이 간다
근데 갑자기 마음을 돌릴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다 그러니까 너 하는것좀 볼게 호호 이런 느낌이었소
서현녀는 자기포장을 되게 즐겼는데 완벽히 포장할만큼 똑똑한 애는 아니었소
한번은 몸무게 얘기를 하는데 본인이 45kg 라고 우기더이다..누가 봐도 50은 넘고 55 정도로 보였던지라
같이 있던 애들이 펄쩍 뛰며 진짜? 니가? 에이~그건 아니다를 연발했소.. 그자리에는 서현녀와 키가 똑같은 진짜 45kg 여자햏도 있었소
애들이 그햏과 서현녀를 비교하려고 하자 서현녀는 본인답지 않은 강한 어조로 '45kg야! 쉿! 그만! 끝!' 을 외치며 얘기를 급히 마무리 지었소
나중에 슬쩍 얘기하기를 뒤에 남자햏들이 있어서 그랬다 하더이다. 그러면서 지는 남자햏들 있는 자리에서 쌍수한 햏한테 너 코도 했어? 드립..
남이 자기보다 한가지라도 잘난 게 있으면 못견디던 애였소. 그렇다고 본인이 잘난 케이스도 아니오.
어쩌다 모의고사가 썩 잘나온날이면 울것같은 표정으로 쇟에게 말하더이다. 반햏들 다있는 자리에서 큰소리로
'난 너랑 노느라 공부 못했는데 넌 언제 했어..' 드립 날려주는건 전매 특허였소. 그럼 난 순진한애 꼬드겨서 재수 망친년 되는거요.
쇟때문에 내려갈 성적이라도 있었으면 또 모르겠소. 초창기부터 꼴등이었소.
쇟도 공부 오지게 안했는데 얘도 진짜 졸라 무식했소.쇟은 중간은 갔지만 얜 뒤에서 5등 안에 들던 애였소.
좋아하던오빠가 쇟에게 번호를 물어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흘밤낮을 쇟을 달달볶으며 본인 나름대로 추리를 하더니
내린 결론이 '넌 여자로 안보여서 번호를 딴거고 난 여자로 보여서 쑥스러워서 못딴거' 라 하더이다
쇟을 여자로 안본건 지당한 말인데 자기 친구랑 아는 사이니까 그냥 번호를 가져갔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건지 모르겠소.
그리고 쇟 핸드폰으로 셀카 수십장을 찍어놓고 잘나온 사진을 싸이에 올리라고 강요했소
그오빠가 쇟싸이를 들어올수도 있지 않느냐는 이유 하나때문이었소 본인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싶었나보오
쇟싸이는 비공개라 검색해도 나올턱이 없는데 매일같이 검색해서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있었소 쇟은 올렸다고 대충 얼러두고 넘어갔소만
중요한건 그오빠와 쇟은 일촌이 아니었고 서현녀도 그걸 알았소 단 1%의 랜덤확률도 놓칠수 없었나 보오..
그리고 남자햏들에게 그렇게 강아지 이야기를 잘했소. 저 강아지를 키우는데요~강아지이름은 이건데요~귀엽구~쪼끄맣구~
쇟앞에선 오로지 남자. 남자. 남자. 남자. 가끔 먹을거 였소..
지금에서야 느끼는건데 쇟한테 집착이 너무 심했소..인사동 구석탱이에서 사온 캐릭터펜을 보더니
다음날 똑같은걸 사오더이다. 종류가 스무개가 넘게 있는데 굳이 똑같은걸 골라왔소. 빈대 근성도 있었소. 몇번은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저녁을 굶겠다해서
그러면 나 혼자 먹고 오겠다 하는데도 꼭 따라오오. 쇟 먹는걸 구경하오. 너무 민망해서 먹으라 권하면 구경만 해도 배부르다며 한숟갈 뜰때마다 맛있냐고 물어봤소..
미안하니 결국 내가 사주오. 한번은 튕기지만 정말? 이라고 묻는순간 닥치고 메뉴판을 펴고 있소.
안 그래도 사상 최악의 시기에 두번이 시련이 더 방문하였소. 하나는 서현녀 아빠였고 하나는 재수학원 담임때문이었소.
어느 비오는 날이었소. 학원은 끝났는데 우산이 없어서 손으로 비가 얼마나 오나 가늠해보고 있었소. 서현녀는 쇟 옆에 있었소
쇟이 습관적으로 침을 뱉었을 때였소.. 뭐 가래침 이런거 아니었소 그냥 빗물에 슬쩍 뱉었소 그러면 안되는건데 죄송하오 이제 안그러겠소
어떤 아저씨가 서현녀를 큰소리로 부르더이다. 그리고 쇟옆에 있는 서현녀를 껴안듯이 감싸고 자리를 급히 뜨더이다
아버지인가 싶어서 침뱉은게 마음에 걸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한걸음 가다가 뒤돌아보고 한걸음 더 가다가 뒤돌아보고..
그냥 본다기보다 째려보셨소. 나중에 서현녀는 아니라고, 너왜 우리아빠 나쁜사람 만드냐고 우겼지만 쇟 똑똑히 들었소. 저거 양아치 아니냐며..
깡패소굴에서 딸 구출해 가는 영웅 아빠마냥 잔뜩 날을 세우고 경계하더이다. 난 그자리에 얼어서 벙쪄있었고 그날 우산이고 뭐고 그냥 우울하게 집에 왔소.
우울은 했지만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때라 그런지 딱히 기분나쁘진 않았고 그냥 많이 혼날까싶어 걱정걱정열매를 과다 섭취했었소..참 쓰면서도 쇟도 어지간한 이오
나중에 이얘기 들은 오빠가 나한테 그러더이다. 넌 그런말 듣고도 자존심도 안상해서 그러고 있었냐고;
무튼 다음날 쇟이 사과했소 나때문에 너입장 난처해진거 아니냐며 미안해하다가 그래도 내가 들은게 있으니 서로 사과하고 훈훈하게 끝나겠지 싶었는데
쏘아붙이더이다.. 우리아빤 그런사람아닌데 우리아빠 이미지 그렇게 만들지말라고 누구 떠벌린사람있냐고.. 아빠가 너랑 놀지말랬다 소리도 잊지 않더이다
그러면서도 같이는 다녀야겠으니 좀 떨어져 걷자고. 지금 보니 기가 차고 참 뻔뻔하다 싶은데 그때는 그래 머..내 외관이 이러니 시러할수도ㅠ 했소
근데 나는 분명히 들었소. 정말 양아치아니냐고 했소. 거짓말한 이유는 자기 가족은 완벽해야하니 그런것같소
우리아빠 눈이 한국인안같게 커~를 입에 달고다니던 서현녀였는데 실제론 잘 모르겠을정도였으니 뭐.. 가족 미화를 위한 선의의 거짓말인듯 싶소
쇟은 내가 자신있으면 아무리 심한소릴들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소 그러나 오해를 받으면 진짜 억장이 무너지오..
그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전에 2연타 콤보가 시작되오. 앞서말한 서현녀아버지+재수학원담임의 공격으로 일주일간 사람이 아니었던듯싶소
재수학원 담임과는 사이가 정말 나빴소. 그렇기때문에 더 밉보이기 싫어서 눈밖에 날 행동을 삼갔소
물든다고 누구랑 같이 앉지도 못하게하고 애들 불러다 나랑 말섞지 말라고하고 자습시간에도 들어오지 말라고 한 담임인데 오죽 싫었겠소?;;
쇟은 쇟이 담배 태운다해서 다른 햏들에게 담배를 권한다거나, 술먹으러 가자고 주동한다거나 이러지 않소
진짜 담임한테 밉보이는건 죽기보다 더 싫은일이었소. 년아 야 소리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고 유일하게 담임한테 맞아도 본 학생이니
얼마나 안좋은 사이였는지 짐작하시오? 그래도 어디가서 하소연할데도 없고 그냥 제발 눈밖에만 나지않게 살자라는 마인드로 꾸역꾸역 견뎌냈소.
진짜. 말대꾸같은건 생각도 못했소.. 그 폭언에 안시달려본 사람은 상상도 못하오. 몇번 고함을 듣다 보면 벌벌 떨면서 무조건 복종하게 되오.
시키는대로 해야지, 하라는대로 해야지..이게 습관이되오. 한번은 그러더이다
너같은 부류들은 내가 잘아는데 잘해주면 못한다고.. 못해줘야 잘하기때문에 내가 너한테 맞는방법을 쓰는거라고..
아니,틀렸소.. 사람은 다 똑같소.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고마워하고 더 잘 따르고 잘보이려고 노력하게 되오.
쬐끄맣고 귀여운애들은 집에도 불러서 케잌도 주고 하는 결혼못한 50대 아저씨 선생님이었는데
서현녀도 쬐끄매서 그랬는지 같이 책사러가자그러고 진짜 티나게 잘해주더이다..ㅋ게다가 서현녀 특성상 좀 순진하고 참하게 보이오?
당연히 내가 눈엣가시였소.. 아직도 궁금하오. 날 왜그렇게 괴롭혔는지. 1년이 지난 지금도 꿈을 꾸오. 애들이 쇟이 술만 취하면 개가 되서 담임욕한다하더이다ㅋ
평소와 다름없는 어느날 아침이었소. 지각해서 욕먹는건 죽기보다 싫으니 일찍 와서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었소
누구랑 얘기라도 하고 있으면 또 년 소리 들으니까, 그냥 없는듯 죽은듯 있는게 내 목표였소
근데 서현녀가 화장실에 다녀오자 하더이다. 담임이 올 시간이 아니길래 같이 갔소. 근데 다녀오니까 아침 조회가 벌써 시작됐더이다..
가슴이 철렁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예뻐하는 서현녀가 같이 가자고 한건데 설마 심하게 욕할까 싶어 냉큼 들어가려 하니
서현녀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가자고 하더이다. 지각한 애들은 문앞에 줄줄이 서있고..그래서 그냥 기다렸소.
근데 조회가 끝나고 나서 혼난건 나 하나였소. 서현녀도, 지각한 애들도 아니고 나에게만 이 년이 미쳤나 드립 했소.
서현녀 끌고다니지 마라, 한번만 더 서현녀 건드리면 가만히 안두겠다.. 공부 못하게 하지 마라, 너혼자 나돌아다녀라 펄펄 뛰더이다.
모욕적이었소. 그렇게 수치심이 심했던건 처음이었소. 기가 차서 헛웃음만 나오더이다. 한마디도 못했고 서현녀도 해명하지 않았소.
그리고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소.. 내가 담임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알면서, 그런소리 듣는거 죽기보다 싫어하는거 알면서 모른척 가만히 있더이다.
근데 담임한테 따져야 겠다고는 하더이다. 왜그러냐, 괜찮다, 일키우지 마라 했더니 한다는 소리가 가관이었소.
애들 앞에서 자기를 남이나 따라다니는 지조 없는 여자인 것처럼 말했다고.. 그게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따져야 된다 하더이다.ㅠㅠ
서현녀가 진짜 위선돋는게.. 쇟한테는 담임 싫다고, 변태같다며 안좋은 얘기란 안좋은 얘기는 다 하면서
실제로는 선생님! 하면서 되게..조근조근?속삭이듯 애교돋게 말하는 애였소..가서 뭐라고 했을지는 기대도 안되오. 뭐 상황설명을 하거나 이런 일은 없었을거요.
근데 도대체 뭐라고 했으면 담임이 나보고 이제부터 혼자 밥먹으라 했는지는 궁금하구랴ㅋㅋㅋ
이게 전부였으면 시작하지도 않았소.. 아침 7시였소. 한창 학원갈 준비하고 있는데 서현녀 아빠에게 전화가 왔소.
사실 뒷자리때문에 가족 중 한명일거라 짐작은 했지만 안받았다가 또 무슨 사단이 날까싶어 망설이다 받았지라.
서현녀가 좋아했던 오빠 기억하시오? 쇟이 그때 서현녀한테 썼던 쪽지가 있소. 그오빠랑 같이 대학생되려면 공부를 열심히해야지 어쩌고..
앞에서 말했는지 기억이 잘안나는데 그오빠는 재수생이 아니었소 학원에서 일하던 오빠였소
어쨌든 그때 그 쪽지를 그날 아침에서야 발견하셨다 하더이다. 뭐 가방을 뒤지셨나 보오..; 뭐 전화할수도 있겠지라
사실 상식적으로 이해는 되지 않지만 굳이 이해해보자면.. 좀 충격이었을수도 있지라. 늘 조신하고 순진돋는 딸애의 가방에서 좋아하는 오빠 만났으니
이제 공부 열심히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발견했으니 그럴수도 있다고 치오. 근데 서현녀가 말을 참 이상하게 해놨더구랴.
그때 양아치아니야? 드립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격앙된 목소리로 막말을 하더이다.
니가 소개시켜줬냐, 공부 잘하고 있는애를 왜 꼬여내냐,내가 그자식이 내딸 쫓아다니는거 다 안다, 찾아내서 가만히 안 둘거다, 넌 이제 손떼라............
기가 막히더이다.. 내가 글빨만 좋았으면 드라마 한편 썼을거요. 장르는 호러..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더이다. 이미 기가 빨리고 있었소. 쫓아다닌건 그오빠가 아니라 댁의 따님이시고
제가 소개시켜준게 아니라 댁의 따님이 제게 다리 놔주기를 강요하였고 심지어 제가 다리를 놔주지도 않았으며
댁의 따님의 실체는 댁이 생각하시는것과는 아주 많이 다르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있지 않고 그건 성적을 보시면 아실일이며
그오빠는 여자친구가 있고 쫓아다닌일은 결코 없는데다 댁의 따님에는 단1%의 관심도 없다는걸 어찌 설명해야할지 눈앞이 깜깜했소..
애써 그건 절대 사실이 아니고 여자친구도 있고 저랑도 썩 친하지 않고 서현이랑은 서로 번호도 모르는 사이라 만날일따위 전혀 없다라고 설명하는 한편
서현녀의 스토킹 행적을 숨겨주느라 바빴는데 다 헛수고였소. 애초에 쇟의 말따위 관심도 없으시더라오. 그냥 화풀이용이었나보오.
일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날벼락맞고 찜찜한 기분으로 학원을 갔소. 서현녀는 좀 늦게 왔는데 역시나 미안하다는 말따위는 없더구랴.
오히려 짜증을 냈소. 솔직히 울고싶은건 나였는데 말이지라..만에 하나 정말로 그오빠를 찾아내 사단이라도 나면 둘사이의 연결고리와도 같았던 쇟입장은 뭐가 되고
쇟이 원래 알던 햏들이 쇟을 대체 뭘로 볼까 싶어 영 찜찜하고 상상만해도 끔찍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소..
근데 문제의 발단인 서현녀는 참으로 뻔뻔하더구랴. 우리아빤 그럴사람 아니야~하며 쇟말은 다 묵살하고서 오히려 왜 그런쪽지를 썼었냐며 짜증을 냈소.
그쪽지 읽고 볼까지 발그레해져서는 두달내내 가방속에 보관까지 하던건 너 아니냐 묻고싶었지만 꾹꾹 참았소.
물론 속은 부글부글 끓었고 슬슬 이성이 돌아오면서 내 본래 성격을 되찾아가고 있었소. 그러던중 정말 서현녀와 끝장을 보는 사건이 터지오.
그 계기는 참 평범했소. 아마 원인 모를 콩깍지가 벗겨지고 내 성격을 되찾아가면서 초창기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 크게 터진것 같소.
서현녀는 여러가지로 보통 사람하고는 달랐소.
보통사람은 말하기전에 생각이라는걸 먼저 하고, 아 이런말하면 상대가 기분이 어떨지를 파악하고, 안좋겠다고 생각되면 말을 꺼내지 않소.
근데 서현녀는 그 반대였소. 꼭 쇟에 대한 안좋은 얘기를 곧이 곧대로 전하오. 그게 본인에게 득이 될일이 전혀 없는 얘기들인데도 불구하고 전하오.
예를 들면 '우리오빠가 너 담배피냐구 물어보더라 너랑 같이 노는거 별로 안좋아 해 우리 오빠 있을땐 눈치 봐야돼' 같은..아,걔네 오빠가 삼수생이라 같은 학원에 다녀서 몇번 봤었소.
무튼 같이 안다니면 간단한것을.. 굳이 눈치보면서까지 같이 다닐만큼 아쉽지 않은데 당당히 눈치 볼것을 주문하는 아주 당차디 당찬 년이었소.
쇟이 벨도 없는 년이었는지 아님 똘망똘망한 눈으로 쇟을 쳐다보며 해맑게 말하는 서현녀가 괘씸하다는 생각을 못해봤기 때문인지
애가 어리고 황당하기는 해도 나쁜애라는 생각은 못했었소 그땐..
그땐 서현녀말고도 진짜 힘든문제들이 봇물터지듯 흘러나오고 생각지도 못했던 악재들이 수면위로 둥실둥실 떠오르던 시기였소.
서현녀와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죽이는게 차라리 나았소.
자매품으로 우리 아빠가 너 안좋아해 도 있었소. 같이 도서관을 가더라도 꼭 10분을 늦게 나와야 하오.
아빠가 보면 안된다고 했소. 얼마나 대단한 집안이면 이리도 사람을 대놓고 무시하나 싶었지만 별로 대단해보이지 않았기에 자존심은 별로 안상했소.
솔직히 집안 운운하는거 우스울만큼 쇟은 꿇릴거 없었고 또 이상하게 서현녀에게는 참 관대했구랴.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요. 그러나 쇟의 인내심에 금이 가는 사건이 결국 생기고야 말았소..이왕 터질거면 좀 일찍 터지지 그랬나 싶소.
서현녀는 본인을 좋아했던 남자햏과 알콩달콩 사랑을 싹틔워 가고 있었소. 나름 닭살이었소. 순대국밥을 카드로 결제했다고 능력있는 남자라며 자랑질도 하고 다녔소.
학원 밥도 둘이 같이 먹었소. 그렇게 우리 사귀어요 티를 내면서도 절대 제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소. 서현녀는 항상 이남자도 멋있고 저남자도 멋있어 했으니
연막을 좀 치고싶어했던것 같소..하지만 학원애들은 두사람에게 동남아커플이라는 별명도 붙여 주었지라.즉 학원생 전부가 알고 있을만큼 티나게 붙어다녔던 거요;; 둘이 자습도 많이 쨌소
서현녀랑 남친햏이 같이 밥을 먹을때 친구 둘이 오, 둘이 같이 밥먹네? 하더이다. 그래서 쇟이 오~둘이 지금 같이 밥먹는거야? 했소
다른 햏들이 뭐라고 할때는 묵묵히 밥만 씹던 서현녀가 몸을 훽 꺾어 뒤를 돌아 쇟을 보더니 앙칼지게 노려보며 소리치더이다. 조용히좀하라고
은근히 짜증을 낸다거나 투정부리듯 얘기할때야 어유 그래그래 미안하다 우쭈쭈 했었소만 저런 행동까지 참고 우쭈쭈할만큼 쇟은 착하지 못하오
게다가 요며칠새 계속해서 사단이 나고 있었소.. 쇟도 될대로 되라 이젠 신물이 난다 식으로 에라이 저년이 미쳤나 맛있게 쳐먹어라 거리며밥을 먹었소.
그날 학원이 끝날때까지 말한마디를 안했소. 그리고 바로 주말이었고 일요일 오후에 문자가 왔소. 뭐하냐고 하더이다...
서현녀가 문자 보낸 이유가 불보듯 뻔했소. 일요일은 교회에 가는 날이었소. 남친햏과 잘 사귀고 나서도 오빠에게 집착돋는건 여전해서 같이 있을거라고 예상하고 보낸 문자요.
이제 끝장을 보자는 심정으로 따박따박 따졌소. 자기도 기분이 나빴다고 하더이다. 그래도 미안하다고는 안했구랴.
독한 기집..더이상 안되겠구나 싶어 쇟 기준에서 가장 점잖은 이별통보를 했소. 이제 그만 같이 다니자, 담임이나 너희 아버님이나 눈치 보인다
그냥 따로다니고 각자 공부나하자 했더니 <그래 너가 불편하다면 그렇게해 미안>이라고 난생 처음 사과를 동반한 답장이 왔고 쇟은 답장을 안했소.
드디어 이 악연의 고리가 끊겼구나 싶어 상쾌하게 잠자리에 들고 간만에 시원한 기분으로 학원을 가서 앉아있는데
조금 늦게 온 서현녀가 책상을 두드리며 쇟을 불렀소. 그리고 반갑게 말하더이다. '왜 인사 안해! 어제 뭐했어?' 라고...웃으며 말하더이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소. 쇟이 웃는걸 보고선 뭐 재밌는 일이라도 있었는지 알았나 보오. 어제 뭐했냐고 재차 물으며 쇟을 재촉하오.
얘가 일부러 그러는건가? 새로운 엿먹이기 수법인가 싶어 표정을 살피니 정말 아니오. 정말 몰라서 그러는 표정이오.
진짜 궁금한 얼굴로 쇟을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소. 특유의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쇟을 보고 눈을 껌뻑거리고 있소... 그냥 씹었소.
계속 쌩까니까 그 답답한 서현녀도 드디어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소. 문자로 왜 그러냐고 묻더이다. 그래서 친절하고 상냥하게
우리사이는 어제 정리된걸로 아는데 왜 또 말을 거냐고 했소. 그랬더니 한다는 소리가.. 아 이건 그냥 문자 내용 그대로 보여드려야 서현녀의 느낌이 묻어나오
"뭐어?,,그럼 넌 내가 사과했는데도 같이 안다니겠다는 거야?~,"
진짜 뭐어? 라고 했소. 나 진짜 쓸데없는거 잘 기억하나 보오..정말 생생히 기억나오. 이쯤되면 무섭소. 말이 안되는걸 넘어서서 아 진짜 이런 생명체도 있구나
신이시여 저년을 구원하소서가 절로 나오더이다..당장 일어나서 유레카를 외치며 과학수사대에 논문을 써서 보내고 저년의 뇌를 해부해보자 요청하고 싶었소..
그러나 여기서 물러서면 서현녀가 아니오. 햏들에게 일일이 물어보고 다니더구랴. 쇟이 왜그러냐,쇟이 왜 화났냐 하며
특유의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순진돋는 표정으로 여기도 저기도 들쑤시고 다녔더구랴. 도대체 얼마나 공주처럼 자랐으면 공주처럼 안생긴게 공주처럼 구는거지? 아 엿같게.
도대체 저러고 다니는 이유가 뭔지 분통이 터지고 억울해 홧병이 도질 지경이었소..기쎈년이 이유없이 화내서 공부도 못하고 걱정하는 여린년 코스프레하더이다.. 그냥 다 말했소.
너네아빠가 그런식으로 말씀하신거 나한테 진짜 상처다 담임이 그러는것도 스트레스받고 아빠일도 기분나빴고
그딴소리들 들으면서까지 너랑 다닐 이유는 없다. 기본적으로 너랑나는 안맞는다 그냥 제발 이제 그만하자했소.
망설임없이 말하더이다. 어른이 좋은말 해주신게 뭐가 나쁘냐고, 어른이 봤을때 잘못된점이 있으면 고치라고 말할수도 있는거지, 거기서 너가 기분나빠하는게 잘못된거라고 도리어 쇟을 가르쳤소.
다른 햏들 상식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쇟의 상식으로는 절대 이해 불가요.쇟네 집은 쇟이 잘못하면 쇟을 혼내오.
그렇다고 쇟 막 크지도 않았소. 때려서 가르치는 집도 아니오. 맞아 본적도 없소. 남의 집 귀한 자식한테 감놔라 배놔라 훈계한다는거 쇟의 부모님은 상상도 안되는 일이오.
친구 가려 사귀라는 말 들어본적도 없소.쇟은 이런집에서 자랐고 쇟 친구네 부모님들도 그러셔서 당한게 너무 억울하고 믿기지 않을정도로 낯설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했소.
한가지 덜 말한게 있다면 서현녀는 직접 친구를 사귀지 않소. 쇟이 누구랑 알게 되면 나중에 따로 친해지오.
쇟이 옆에 있을때 인사하거나 쇟을 통해 소개받는건 아닌데 꼭 쇟이 알게된 햏과만 친해지오. 나중에 찾아가서 따로 친해지오. 나 글쓴이 친구야~ 하며 말걸고 친해지는 타입이오.
쇟이랑 있을땐 낯을 무지 가리는듯 행동하오. 허나 쇟이 자리를 비우는 즉시 엄청나게 살갑게 구오.그런식으로 친구를 사귀어나가는데 쇟에게는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소
너때문에 다른 친구를 못 사귄다, 니가 담배를 피기때문에 애들이 나까지 담배피는이미지로 생각하면 어떻게 보상할거냐
찹살떡마냥 옆에 붙어 살면서 저런식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스트레스를 주오. 그럼 난 또 미안해해야 하오.
서현녀 말만 들으면 쇟이 백번천번 잘못한거라 할말이 없었소. 애가 말을 잘하는 애는 아닌데 뭔가 묘한게 있었소..
그시절이 워낙 암흑기라..자존감도 없고 남이 뭐라고 하면 은근 기죽어서 인정하던 시절이라 쉽게 인정하고 쉽게 미안해했었소.
중요한건 서현녀는 다른 햏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소. 그래서 아무도 서현녀의 실체를 모르오. 다시 생각해도 이건 진짜 속터지는 일이오.
근데 처음에 서현녀를 소개시켜 줬던 한살 어린 햏 있지라?그 햏한테는 뭐라고 말을 했던것같소. 뭐라고 했는지는 몰라도 학원 나갈때 인사도 안하고 나갔더이다..
뒤늦게 잘지내라고 문자 했더니 답장도 없길래 번호 지웠소.
서현녀는 적당히라는 개념이 없었소. 저랑 싸웠으니 지 남친햏한테 말걸지 말라고 한마디 하더이다.
생각하니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지는게 어차피 별로 안친한 사이기는 했어도 그햏이 먼저 말걸어서 알게된 사이인데 쇟을 마치 이간질시키는 년마냥 몰아 가더이다.
쇟도 참 어리게도 응수했었소. 니 논리대로 하자, 나 걔한테 말 안건다, 너도 내 친구들한테 말걸지 마라 했소. 그랬더니 서현녀 한다는말이 자기는 본래부터 그러려고 했다 하더이다.
원래 그런거 아니냐고 쿨한척은 다 하더니 그햏들한테 바로 찾아가서는
쇟이 니들한테 말걸지 말라고 했으니까 이제 너네랑 말할수 없게 됐다고, 너네는 걔 친구니까 내가 차마 말을 걸수가 없다고 불쌍한척이란 불쌍한척은 다 하고 왔더구랴. 것도 아주 아련돋게..
이제 하루동안 일어난 일은 아니오. 한 일주일남짓이 전쟁터였소. 맨날 불쌍한표정 지으면서 다른 햏들한테 가서 물어봤더구랴. 어제 뭐했냐,누구랑 밥먹었냐
이런 사소한것들로 쇟을 엄청 경계했소. 혹시나 쇟과 다른 햏들이 학원 밖에서 따로 만났을까봐 전전긍긍하더구랴.
한마디로 내편만들기 작전에 돌입한거지라. 뭣모르는 애가 보면 뭐로 보나 내가 못되보이니까 지가 선수쳐서 하이에나한테 물린 어린양 흉내를 내는거지라
앞서 말했듯 걔는 참 천진난만한 표정에 작고 쬐끄맸고 난 걔보다 10cm가까이 큰데 외적으로 착해보이지도 않았고 담임은 대놓고 애 물들이지 말라 면박줬고.
인내심이 바닥을 쳤고, 서현녀랑 남친햏이 같이 앉아있는 시간에 남친햏에게 지금 몇페이지 하냐고 물어봤소.
서현녀 표정이 가관이더구랴. 서현녀랑 싸우면서도 한번도 본적이 없는 저년이 미쳤나? 표정이었소. 눈깔이 튀어나올정도로 쇟을 째려보는데
순간 쇟도 모르게 눈깔 치켜뜬다고 한마디 했소. 근데 진짜 소름끼치는 햏이긴 하더구랴... 남친햏이 돌아보는 0.5초도 안되는 그 짧은 순간에
표정 싹 바꾸고 고개를 폭 떨구더이다. 진짜 무섭더이다.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가 정말 대단했소.
서현녀의 본모습은 평생 나만 알겠구나 싶은 그 순간에 소름이 쫙 끼쳤소.. 하긴,당장 옆자리에 앉아있는 남친햏도 모르는 사실이 그토록 많은데 다른사람은 오죽하겠나 싶더구랴.
그리고 그날 교실 한복판에서 서현녀가 소리쳤소. 앞뒤 다짤라먹고 우리아빠 욕한거 사과하라고 울먹거리더이다..
쇟이 흥분하거나 억울한 상황이 오면 상황 판단력이 거의 마비되오. 거기다 대고 내가 기분나쁠만 하지 않았냐고 되받아쳤소.
나중에야 알았소. 거기서 그렇게 말하면 남이 보기에 쇟이 서현녀 아빠 욕한거밖에 안된다는걸 그땐 몰랐소..
서현녀가 주장하는 그 욕이라는게 뭔지 쇟도 알고 싶소. 나도 공부하는 입장인데 이른 아침에 전화하는게 예의는 아니라고 했소만..
금방이라도 흐를것같은 눈물을 양눈 가득 글썽거리며 계속 사과하라고 사과하라고 하더이다. 사과할 거 없으니 사과 안한다고 했소.
아저씨가 여태까지 막말하신거 사과하시면 나도 사과드린다 했소. 한마디만 더하라고, 입조심하라고 으르렁 대더이다.
그래봤자 못되고 기쎈년이 부모님 욕해서 슬픈데 겁에 질려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는걸로 보였겠지라.. 남 나쁜년 만들기에 천부적 재능이 있었소.
할말이 없더구랴. 너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다고 했소. 이제 눈만 깜빡이면 눈물이 흐를 지경이 되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너 깡패냐고 묻더이다.
일단 나가서 얘기하려고 하는데 교실 문앞에서 기어코 다시 말하더이다. 나 때릴거냐고 한번 더 묻더이다..만약 사람 없는데로 가서 얘기하고 헤어졌는데
서현녀가 울면서 교실에 들어오기라도 하면 햏은 그대로 깡패 되는거였소. 나중에야 다 이해하고 아찔하더구랴.
어쨌든 서현녀와의 일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소. 한동안 책상위에 지우개가루가 참 수북하게 쌓여져 있었지만..
쇟이 집에 가고 나면 서현녀가 앉아서 자습했다하더구랴..걔도 참 속이 없긴 한가보오. 지우개가루도 짜증나고 서현녀도 끔찍하고
다시는 내자리에 앉지말라고, 지워도 잊혀지지 않는 그 번호로 문자했더니 니가 무슨 상관이냐 하더이다
왜이렇게 쓸데없는 걸로 시비를 거냐며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성내더이다..ㅋㅋ다른 의미로 대단한 처자였소
그후로 남친햏과 짝꿍햏과 알콩달콩 학원을 잘다녔던걸로 알고 있소~그리고 학원내 모든사람들과 연락이 끊겨 그 다음일은 모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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