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 ELLE 12월호

물들고 싶은 성향 똑똑하고 솔직한 것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은 없는 것 같다. 똑똑하면 보통 자기를 포장하려고 하는데 내가 아는 (유)인나 언니는 포장하는 법이 없다. 다만 솔직할 뿐. ‘사람을 어떻게 이처럼 편안하게 대해줄 수 있나’ 하는 면에서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하지만 그건 타고나는 거지 배울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있으면 물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찰싹 달라붙어 있고 싶은 사람이다. 사랑스러운 성향 자체만으로도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 그 성향이 탐난다. 스물한 살, 누군가를 위한 보답 어디 가서 “나 아이유 좋아해”라고 했을 때 창피하지 않은 내가 돼야 하니까 그러려면 뭐든 잘해야 한다. 연기에 도전했으니 욕먹지 않게 해야 하고 라디오 DJ든, 방송 MC든 나를 믿어주는 이들이 창피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그게 스물한 살의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도움의 진정성 누군가를 돌아봐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자선행사에 참석한 적도 있고, 기부한 적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보람 있다기보단 뭔가 진정성 있게 돕고 싶다는 갈증이 더 생긴다. 대상을 좁히자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그리고 아기들.
언젠가 방송 차 장애 아원에 간 적 있는데 그때는 뭔가 진심으로 행복했던 것 같다. 근데 한편으론 ‘내가 도운 건가? 나의 뿌듯함을 위해 아이들에게 상대적인 괴로움을 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잠깐의 아량이 누군가에겐 잔인할 수 있는 거니까. 기부한다는 건 어떤 의미론 쉬운 일일 수 있다. 그런데 봉사라는 개념은 아직 나에겐 어려워서 앞으로 내내 풀어야 할 숙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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