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따였었고, 전교 꼴등이었고 일등이 되었네]
제목이 무슨 인소 같지만
제 22살 삶을 정리하면 제목이 저렇게 나오네요
참고로 여자입니다.
전 어릴 적에 좀 심각하다 할 정도로 많이 울었어요
신생아 때 부터 무슨 귀신씌인 애 마냥 울어대서
주변 어른들이 '무슨 병있는게 아니냐' 했었죠
부모님까지 일찍 결혼하시고,
엄마아빠는 애 돌볼 줄 몰라
먹던 분유 데워서 다시 먹이다
2살 때 식중독 걸려, 죽다 살았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 중에
유치원 7살 쯤 인가 사람들 그림자가 너무 무서워서
경기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이유는 기억 안나고, 사람들 입 움직이는 거나
손가락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도
너무 무서워서 숨도 제대로 못쉰적이 많았어요
결국 병원가서 약도 먹고
용하다는 아줌마한테 침도 맞아보고 했는데
증상은 더 심해지고
심지어 같은 유치원 다니는 애들엄마가 저 보고
'쟤는 어린애가 왜 저렇게 우중충해?'
이런 말까지 하더라고요
진짜 그때 뭔가 혐오스럽다는 그 표정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유치원 때는 왕따라기보다는
그냥 애들이랑 안 끼이고 저 혼자서도 잘 노는거었는데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왕따가 시작되더라고요
1학년 때 진짜 덩치도 크고 눈썹 진한남자애가
제 옆을 지나가면서
'아 거지냄새'
이러더라고요
그때부터 제가 교실에 들어오면
걔 무리들이 책상에 앉아 있다가
'괴물 지나간다'
'쓰레기가 움직이네'
'냄새나'
어제 목욕 했는데, 한 시간이나 탕속에 있었는데 말이죠
뭐라고 대꾸라도 하면
특유의 비웃는 얼굴로 자기들끼리 깔깔대고
걔네들이 그러니 여자애들까지 단체로 절 수군대더군요
'쟤네 집 거지래'
'쟤네 엄마아빠 이혼하셨대'
이런 헛소문들이 커지고
2학년 때 덩치 큰 그 아이랑
또 같은 반이 됐을땐 울었습니다
그리고 괴롭힘이 더 심해져서
잠시 쉬는 시간 화장실 다녀오면
제 가방을 얼마나 밟았는지
빨간 가방이 아니라 뿌연 가방이 돼 있고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이
제 책상에 쓰레기 던지고
'너희 엄마 '
이라는 말도 써져있고 전교 얼꽝OOO 은 기본이었죠
그리고 화장실 청소하는 담당이 저까지 4명이었어요
원래 다 같이 해야 하는 청소지만 걔네들이 저한테
'고무장갑은 너무 더러우니까 니가 끼고 해'
그리고는 제가 다 청소하는걸 지켜보며
제가 다 들리게 뒷담하고,
'야 쟤 머리에 이 있다'
'더러워'
물론 제 머리에 이 없었어요, 그렇게 애들이 괴롭히니
딴 애들까지 동시에 절 괴롭히더군요
어떤 남자애는 저랑 처음 보는 사이면서
주변 애들이 절 놀리는걸 보고 더럽다며 뺨을 때렸어요
태어나서 처음 뺨맞아봤는데 얼마나 서럽고 억울하던지
선생님한테 말해봤지만
웃긴 건 그 선생도 왕따 만들기에 동참한거에요
제가 겁이 많아서 손바닥 맞는걸 너무 무서워하는데
어느 날 반 모두가 청소를 늦게 해서 혼나게됐어요
한 사람 씩 두 대를 맞아야했는데
제가 무서워서 달달 떠니까
'똑바로 안대?'
하는 그 목소리에 무서워서 손을 더 떠는데
그 순간 빗겨 맞았어요 그러니 선생님 하는소리가
'오늘은 OOO이가 식으로 하니까
너희 집에 못갈 줄 알아
선생님 다시 올 때까지 한 시간 무릎 꿇고 손들고 있어
이건 다 OOO이 때문이야
원망하려면 OOO이한테 해'
저 왕따당하는거 뻔히 알면서 그렇게 했어야 했나요
그 뒤로 말도 못하게 애들한테 괴롭힘 당했습니다
체육시간에 제가 줄넘기만 해도 웃음거리가 되고
밥만 먹어도 비웃음거리가 됐어요
그러다보니 저는 제 행동에 무슨 문제가 있나싶었고
혹시
'내가 정신지체장애인인가? 나만 모르는 건가?'
라는 생각도 했어요
어느 날은 밥 먹다가 여자애들이 저한테 오더라고요
너무 친절하게 와서 왠지 기분이 좋기도했고
반대로 너무 불안해서 막 밥을 급하게 먹었는데
여자애들 다섯 여섯 명이
'와, 너 밥 잘 먹네? 그럼 나 이것도 먹어줘'
라면서 단체로 콩조림을 무더기로 쌓아주고
도망갔어요
저희 학교 규칙상 급식은 남길 수 없게 되있어서
그걸 다 먹어야하는데
도저히 다 먹을 양이 아니라 그냥 버리는 곳에 갔더니
영양사가 다 먹으라네요
딱 봐도 남들이 퍼주고 간게 보였을 텐데
굳이 다 퍼먹으랍니다
결국 그거 다 먹고 그날 체해서 토하고 설사하고
엄마한테는 그냥 불량식품 먹었다고 둘러대고
그리고 가장 눈물 났던 건
어느 날 체력장때 오래달리기 시간
서른 명 정도 되는 애들이
출발선에서 한꺼번에 달리는데
뒤에서 악! 하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딴 애들은 콧방귀도 안 뀌고 그냥 달렸고
전 뒤를 돌아보니 어떤 여자애가 넘어져서 울고있길래
어떻게 됐나싶어, 그 자리에 멈춰서 지켜봤어요
그리고 다가가서
'괜찮아?' 라고 말했더니,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웁니다.
그리고는 제가 발을 걸어서 넘어졌다네요
이게 말이 되나요,
전 누구의 발도 밟지 않았고
그저 안쓰러워서 돌아온 것 뿐인데
그 뒤로 선생도 저를 범인으로 몰고
그 아이는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했다는데
애들은 저보고 살인자라 그러고
결국 여자애들 무리가
제 머리채를 잡고 병원으로 끌고가서는
무릎 꿇리고 사과해라하더군요
아무리 내가 안 그랬다고 해도
아무도 들은척도 안해요
근데 왜 우리엄마까지 걔네 엄마한테 사과해야 하나요
왜 우리엄마가..
초등학생이었는데 진짜 누굴 죽일 뻔 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우리 반에서 얼굴이 까맣던 남자애가
약간 소외된 애하고 저하고 엮어서 놀리더라고요
조 모임 시간에는 의도적으로 절 끼워주지않고
선생님도 그냥 귀찮다는 듯이
'쟤좀 끼워줘라'
하며 끝내시고
자살충동을 하루에도 수십 번은 했어요
그때 전 공부마저 못해서
문제풀이 시간이나 발표시간이면 더 큰 웃음거리가 됐어요
내가 아는 문제를 풀어도
어떤 걸로도 비웃음을 당했죠
칠판에 나갈 때면
'지가 모델인줄 아나봐'
'걷는 폼좀 봐'
이 말들이 이어져서
나중에는 제가 걷는데 결국 이상도 왔습니다
칠판에 나가면
'쟤 머리좀봐 거지다 거지'
'옷 할머니 옷인가'
문제를 맞게 풀어도 비웃음거리
틀리게 풀면 더더 비웃음거리
전 결국 공부마저 도태되어
전교 꼴지가 되었습니다
약간 모자란 듯이 정상이었는데
결국 진짜 정신지체마냥 아무것도 못했어요
저희 엄마가 제 왕따 사실을 알고
그날 울면서 저희 반에 오셨더라고요
마트일 하시고 돈도 많이 없었을텐데
아이스크림 두박스를 들고선,
우리 딸 괴롭히지 말라고
그거 사온것 보고
전 오히려 화를 냈어요
창피하다고
지금 생각하면 저 죽일 년입니다.
우리 엄마 얼마나 아팠을까요
결국 엄마가 중학교는
저 애들이랑 같은 곳에 보낼 수 없다고
버스타고 30분 가야 나오는 중학교에 보내려고
안간힘을 쓰셨어요
교육청가서 안 된다는 거 싹싹 빌고
우리 딸 한번만 도와달라, 제발 도와달라 했었죠
결국 착한 어떤 분이 몰래 옮겨주셔서
그 중학교 갔어요
첫날 얼마나 좋았는지 아세요?
모두 절 봐도 웃지않아요
모두 제가 걸어 다녀도 아무 말도 안 해요
너무 좋아서 진짜 씩씩하게 반까지 뛰어갔어요
그리고 좋은 친구들 만나서
처음으로 친구네 집도 놀러가고
우리 집도 초대하고
쉬는 시간에 자는 척 안하고
수다떨고 맛있는거 사먹으러다니고
공부도 하고
이 당연한 게 처음이라서
학교가는게 너무 기대돼서
잠도 못잔적 많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행복할 수 없다
평생 이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엄마도 제 친구들이 놀러오면
수입고기 파는데서 비싼 칠면조까지 사오시고
엄마도 너무 좋아하셨요
그래도 제 성적은 너무 하위였어요
공부를 하려해도
머릿속에 아무것도 안들어오더라고요
이제까지
'쟤는 멍청해서 아무것도 못해'
라는 그 비웃음들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파요
내가 공부해도 못 할 텐데
난 어차피 이렇게 어려운거 해봤자
이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남더라고요
대신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성격도 점점 밝아졌지만
표정에서 지울 수는 없나봐요
사람들이 저를 처음 보면
너 혹시 화났니? 라거나
침울하다는 소리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딴 지역으로 전학가게 됐었죠
근데 학교 입학 한 달 전에 엄마가 크게 아프셔서
까딱하면 돌아가실 정도가 되셨어요
항상 제가 우울해도
'니가 예뻐서 그러는 거야
애들이 괴롭히는 거 그냥 니가 너무 예뻐서 그래
항상 내가 꼴찌를 해도
우리 OOO이는 엄마 닮아서 머리 좋기 때문에
금방 할 수 있어'
항상 제가 놀러 다녀도
'용돈 더 줄까?
친구들이랑 좀 더 놀다와, 왜 집에만 있어?'
엄마가 그러니 너무 가슴이 아프고 미칠 듯이 아렸어요
엄마 손 붙잡고
'엄마 내가 미안해
내가 다 미안해
그냥 다 미안해'
라고 엉엉 울었는데 엄마가
'밥은 먹었어? 왜 이렇게 말랐어?
그리고 엄마 강해서 이 정도로는 안 죽어'
라고 하시더라고요
엄마 병원비로 집에 있는 돈도 많이 쓰고
결국 집도 작은 곳으로 옮기고
그래도 저희 엄마 살아계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종교도 없는데 기도도 드렸어요.
저희 엄마 입술까지 다 터지고
귀에서 피나오고 얼굴이 심하게 부었는데
저한테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엄마는 OO이가 공부만 조금 잘해줬음 너무 좋겠어
우리 OO이는 장녀니까 최고로 잘됐으면 너무 좋겠다"
그때부터 불타올라서 공부했습니다.
학기 초기에 애들이 쉬는시간에 떠들어도
귀마개끼고 공부하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뚫어질 정도로 집중해서
그날 배운 건 수업시간에 무조건 다 이해했습니다
근데 여태 전교꼴찌였던게 너무 영향이 컸던지
사회시간에 동해 남해도 구분 못해서
책 한켠에동해 남해구분하기 적어놓고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일제사건 수학 미지수
진짜 너무 힘들었습니다
딴 애들은 시험기간에 공부하고
전 매일을 공부했습니다
하루 3시간자고 나머지는 다 공부했어요
심지어 중식 석식도 먹지 않고 공부에 매달리고
근데 고등학교는 다른 게
공부 때문에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했지만
친구들은 저에게 더 다가오더라고요
공부 잘하는 아이, 독하지만 다 아는 아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제가 기본적인 것과 학교 내용 모두를 복합해서
하루 종일을 공부하니 모르는 게 없었어요
책이 걸레짝이 될 정도로 외우고 위우고 또 외웠어요
누가 물어보면 어느 페이지인지도 알 정도로,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무조건 외우고 복습하고 찾고
학교 첫 시험기간이되자 불안해서
네이버 공부카페를 스무 개나 가입해서
출제경향 문제를 프린트 500장씩 내려다 다 풀고
심지어 3일 잠을 안자고 그렇게 공부했어요
그런데 진짜 성적표나온날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수학 98 을 빼고 모두 백점,
그날 집으로 달려가서
엄마아빠한테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그날 고기도 구워먹었어요
그렇게 학교 생활 내내 일등 이등을 다투며 정상에섰고
선생님은 물론 주변아이들은
저를 신처럼 생각했어요
선생님이
'이반에 전교에서 딱한 명 백점 자가 있네'
이러면 애들이
'OO일 꺼 에요!'
라며 말하고
애들은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저한테 달려와 물어보고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선생님들도 저를 대단하다며 칭찬해줬습니다
게다가 장학금까지 받은 뒤에
엄마아빠는 어디를 가던 제 얘기로 꽃피우고
삼년을 그렇게 고시생보다 더 독하게 공부하고 얻은 건
엄마아빠의 자신감, 나의 진로, 엄마아빠의 자랑거리, 행복
대신 여드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전 너무나 기쁩니다
게다가 제가 가고 싶던 의대까지 간 지금
저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합니다
저희 엄마는 나가서 딸이 뭐하냐고 물으면
엄청 자랑스럽게
'우리 예쁜 딸은 의대 다녀요'
라고 떳떳해하시고
평소 무뚝뚝한 저희 아빠마저
하늘보다 무서워하는 형(큰아버지)한테도
얼마나 자랑을 해댔는지
큰아버지가 저한테 말씀해주시면서 웃더라고요
얼마 전에 초등 학교 때
절 왕따 시켰던 애들 소식을 들었어요
그렇게 절 왕따 시켰던 눈썹진한애는 소년원을 다녀왔고,
가장 주동자로 왕따 시켰던 여자애 세 명은
지잡대 치위생, 한명은 백조
나머지 한명은 동네가게 구멍가게 물려받아서 장사한다는데
제가 얘네 보다 잘 된 거 맞겠죠,
아직도 얘네를 만나기만 하면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들지만
안 그럴려고요
그럴 가치도 없는 애들이잖아요
전 지금 제 인생에서 일등인 것 같습니다.
원문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102539
1~2년전쯤 오유에서 올라와서 베오베됨

지금은 삭제됐고 타카페에선 여기저기 여전히 퍼지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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