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희(박태환 조카)에게 푹 빠져 있으니까 기자 형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졌다. "태희도 수영을 시키면 어떨까?" 라고 말이다. 솔직히 태희에게는 수영을 시키고 싶지 않다. 물론 그 결정은 누나와 매형이 하는거지만.
예쁜 조카에게 수영을 가르쳐는 주겠지만 선수가 되는 것은 말리고 싶다. 만일 진정으로 수영선수가 되고 싶다면 한국이 아니라 호주나 미국에서 하라고 할거다.
나는 한국에서 수영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그런데 왜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수영을 하라고 권하지 못할까? 마음은 충분히 도와 줄 준비가 돼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는 올림픽에서 종합 10위 권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수영이나 육상 같은 기초 종목은 늘 외롭다. 기초 종목은 그냥 비인기 종목의 중심축일 뿐이다. 수영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중계방송도 늘었다지만 내 주변 선후배들과 코치 선생님들은 수영이 아니라 나에게만 집중된 관심이라며 서운해한다.
태희에게 정말 보여 주기 싫은 우리 현실은 수영이나 스포츠를 즐길 수 없는 환경이다. 선수 생활은 내인생인데 '내'가 전혀 없다. 나같이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되고, 고등학교 때 전담팀이 생겨 철저하게 관리를 받는 경우는 완전히 특별 케이스다. 주변을 보면 대부분 고등학교 때까지 자기 생각 없이 훈련스케줄을 따라가는 '운동기계'로 키워진다. 대학 갈 때 까지는 전국대회 성적에 목숨 걸어야 하고, 대학에 가거나 국가대표가 된다 해도 생활을 위해서 전국체전 성적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런 생각은 내가 수영을 시작할 때 아버지가 했던 말과 비슷하다.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별로 달라진게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태희는 이런 고통스런 과정 대신 즐겁고 행복한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프리스타일 히어로'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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