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어디선가 이별의 꽃은 피어나
우리를 향해 끝없이 꽃가루를 뿌리고
우리는 그 꽃가루를 마시며 산다.
가장 가까이 부는 바람곁에도
이별을 호흡하는 우리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이별의 꽃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정호승 - 수선화에게 中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로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거에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도종환 - 그리움이 오면
나를 더 못견디게 한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 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이정하 - 사랑해서 외로웠다 中
이 가을엔 쓸데없는 애착만 가득해
붙잡고 있던 모든 것을
살짝 내려놓고 아무 소리없이
고독에 푹 잠기고 싶다
가을 비 내리던 날
가을을 떠나 보냈다
그러나
그리움은 아직 떠나 보내지 못했다
용혜원 - 가을은 떠나 보냈지만 中
그대여, 빛처럼 떠나세요
살그머니 떠나는 일광처럼
밤이 없다면 그 빛 사라지는 때를
우리는 모르리다
조용히 가세요 꿈이 다 하고 나면,
있었던 자취를 남기지 않아야죠
희미한 빛 하나 꿈 꾼자 얼굴에
어려 있다 하더라도
카운티 컬린 - 가셔야 한다면
나는 너를 반만 신뢰하겠다
네가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나는 너를 절반만 떼어내겠다
네가 더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병률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中
<가장> 이라는 부사와
<멋진> 이라는 형용사가
어울리는 사람은
내 가슴에 담은, 내가 바라보는
그대라는 단 한 사람
지금, 그대가 그립다.
김정한 - 잘있었나요 내 인생 中 <그대가 그립다>
흐리고 비내리는 우울한 날 처럼
그렇게 슬픈 편지를 내게 띄운다고
미안해 하지 마
사는게 그저 어렵고 아픈 너에게
커다란 나무가 되어주지 못하는
네 지친 날개 쉬게 할 수 없는
내 부끄러운 노래
하덕규 - 슬픈 편지 中
떠나는 사람에겐 떠나는 이유가 있다
왜 떠나는가 묻지 말라.
그대와 나 사이에 간격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묻지 말라.
괴로움의 몫이다.
이정하 -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中
지독한 사랑을 하게 되면
몸보다 가슴이 따스해진다는 것
너를 사랑한 후에 알았다.
김정한 - 너를 사랑하다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中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나태주 - 이 가을에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통째로 그 사람의 생애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아픔과, 그가 가진 그리움과
남아 있는 상처를 한꺼번에 만나기 때문이다.
김재진-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