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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 덧글들을 하나하나 다 읽어봤습니다.
그냥 간과할 만한 것 같지는 않아 어떻게 어떻게 하다보니까
제가 그동안 몰랐던, 너무 많은 내용의 아이의 상처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이 판에 올린 건 새발의 핀 것 같습니다.
일단 쭉 써보고 있는데, 눈물이 계속 나네요.
덧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하고요.
얼추 정리가 되면 올려보겠습니다.
아이 상처가 이렇게 깊고 오래된 건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네요.
올리게 되면 지금처럼 의견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컴퓨터 썩 잘 하지는 않는 컴맹 아줌마입니다.
판이라는 것도 양재 선생님이 가르쳐 주셔서 어찌 하다 알게 된 건데, 제 이야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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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이라는 거, 조회수 올라가는 게 무서울 지경이네요. 허허.
여튼 몇몇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같아서 약간 추가합니다.
판 보면 대부분 앞에다 추가하시던데 그러면 읽기 불편하실 것 같아서 적정한? 위치에 추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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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가 올해로 마흔 일곱,
이제 열아홉, 열다섯이 되는 예쁜 딸 둘과 남편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큰 딸이 좀.. 정신적으로 불안한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많은 사람들 의견 좀 들어보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큰딸, 이제 고3 열아홉이라 스트레스 많이 받을 텐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막 짜증 부리고 그러진 않습니다.
깨울 때 못 일어나서 좀 난감하긴 하지만, 설풋설풋 들리는 다른 애들에 비해선 그렇게 막 나가진 않는 것 같아요.
성적표를 도통 안가져와서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고,
열아홉이나 먹고도 다섯살처럼 애교도 부리는 쾌활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애가 유독 남자한테 차갑게 대합니다.
남자한테 그러는 거면 아직 사춘기라 그러려니 할 텐데, 아빠한테 까지도 그럽니다.
아니, 아예 아빠를 엄청 미워하고, 싫어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일단 남편한테 인사 절대 안합니다. 아예 말을 안 해요.
남편이 용돈 같은 거 줘도 잘 안 받고, 필요한 돈도 꼭 저를 통해 받으려고 해요.
남편이 장난 치는 거 좋아해서 막 장난 치려고 해도 잘 대답도 안하고요.
남편이 만지는 거, 당연히 싫어하고, 저더러 아빠가 지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자물쇠 좀 달아달라고 합니다.
아예 남편 없을 때 저한테 그냥 아빠가 싫다고 얘기할 정도예요.
아유,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일단 남편에 대해서 좀 말씀드리자면,
시아버님이 남편이 중2 때 돌아가셨대요. 어머님이 4형제 먹여살리느라 잘 못 살펴서 그런지
살갑고 그런 구석이 전혀 없긴 합니다.
딸바보, 라는 말도 있던데 남편이 그랬던 건 딸아이가 한 대여섯 살 때까진 거 같네요.
그리고 약간 권위적이기도 합니다. 화도 잘 내고요, 욕도.. 뭐 자주 합니다.
그래도 절대 애들 때리거나 그런 적은 없어요.
그런데도 딸아이는 아빠가 무조건 싫다고 합니다.
아빠 때문에 이세상 모든 남자들이 다 싫어졌다는 말도 하고,
빨리 이 집 나가서 아빠를 완전히 배제한 행복한 지 인생을 살고 싶다는 글도 적어논 걸 봤습니다.
딸아이가 바쁘다 보니 주로 야자 끝나고 돌아와서 간식 챙겨줄 때밖에 이야기를 못 하는데,
요 며칠 간 방학보충이라고 좀 일찍 오길래 잘 구슬려서 이야기를 유도해봤는데 답이 안 보입니다.
아빠를 미워한 게 초등학생 때 부터인 것 같다네요.
애 아빠가 장난 같은 거 좋아한다고 아까 말씀드렸죠?
근데 이 딸아이는 예체능 쪽으로는 소질이 좀 없습니다. 노래 썩 잘하진 않고요. 줄넘기도 열살 넘어서 하나 할 정도로 좀... 허허.
그런데 딸아이가 첫째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일찍 어른이 되고 싶어하고, 인격적으로 하나의 어른으로 존중받길 바랐는데,
거기다 대고 남편이 너처럼 노래 못하는 애 못 봤다, 동생은 저렇게 줄넘기를 잘하는데 너는 왜 이러냐, 하면서 좀.. 뭐라고 했던 모양이예요.
그런데 남편한테는 장난이었던 게 딸아이한테는 인격적인 모욕처럼 느껴졌나 봐요.
딸아이는 십년도 더 된 이야기들을 다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더라구요.
정확한 계기도 없이 그냥 아빠가 싫더랍니다.
큰 딸이 4학년 때 남편이 신불자가 되어서 잠깐 시골로 몸을 피했던 적이 있는데,
딸아이 말로는 그 때 아빠가 단 한 번도 보고 싶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는 그게 잘못됐는지도 몰랐대요. 그냥 아빠가 없다는 게 더 편하고 그랬다더군요.
+) 자물쇠.. 언급이 있어서 처음엔 눈치 못채고 있었습니다.
무슨 이야기지, 하다가.. 설마. 까지 생각이 미치더군요.
성폭행. 이거 의심하시는 것 같은데, 맞나요?
절대 아닙니다. 제 남편, 지지리도 말 안듣고 술도 참 잘 먹지만 그런 쓰레기 아니구요.
우리 딸아이..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이랑 단둘이 집에 있던 적 없네요.
자물쇠 달아달라고 한 건, 어쩌면 딸아이 소설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딸아이가 역사소설을 좀 씁니다. 예전에는 인터넷에 막 올리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제가 공부하라고 하도 잔소리를 해서 요즘은 뜸한 것 같지만 그래도 썼던 거 소중히 간직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고 1 때(어휴, 벌써 2년 전이네요), 딸애가 첫 중간고사 성적표를 가져온 날,
남편이 성적표를 확인하고 화를 내더라구요. 썩 잘 보지는 않았습니다.
근처 명문고라 그런지(남양주 ㄷㅎ고, 아실까요?) 아니면 딸애가 전학 때문에 힘든 탓인지,
그도 아니면 공부를 하기가 싫었는지는 저도 모르지만요.
그래도 중학교 때는 전교권에서 놀던 애라 기대가 컸었는데, 성적이 낮게 나오니 남편도 화가 났나 봅니다.
(이 성적표가 제가 딸아이한테 받은 유일한 성적표인데 지금도 제가 갖고 있네요.
국어 97.2 / 도덕 100 / 국사 92.4 / 사회 69.2 / 과학 95.7 / 기가 83.3 / 수학 83.3 / 영어 55.8 / 반석차 6 전교석차 75)
그러더니 대뜸 딸아이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 옆에 있는 A4용지 뭉치를 침대 위로 집어 던지더군요.(한 400-500장은 되어보였습니다)
놀라기도 하고, 저걸 치워놔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일을 나갔는데(이 때는 일을 했습니다)
딸애가 돌아와서 방 꼴을 먼저 봤더라고요.
이거 왜 이러냐고 묻길래, 어쩌지 하다가 사실대로 대답해줬더니 아무 말 없이 그냥 지가 치우더라고요.
그래서 아, 별거 아닌가보다 하고, 혹시 몰라서 외식 할 때 남편 쿡쿡 찔러서 사과도 시켰습니다.
그렇게 별 문제 없이 넘어간 줄 알았는데, 몇 달 전인가.. 무슨 이야기 하다가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그 때부터 아빠를 포기해버렸다고 하네요.
그게 무슨 말이냐, 그 종이들이 뭐였느냐 물어봤더니 자기가 쓴 소설들이랑 소설에 쓰려고 문구들 메모한 거랑 역사소설이라 필요한 역사지식들 메모한 것들이래요.
그래서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러느냐, 그랬더니 벌컥 화를 내면서 울먹거리더라고요.
(애가 원래 감수성이 좀 넘치고, 센티멘탈 합니다.)
나한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같이 자란 새끼 같은 것들이라고.
전학 와서 적응도 못하고, 죽고 싶어서(이건 다른 이유도 좀 있는데, 그건 생략합니다) 혼자 밤에 울 때, 엄마가 옆에 있어줬냐고 아빠가 옆에 있어줬냐고.
다섯 살 이후로 나한텐 부재중이던 아빠보다, 열한살부터 지금까지 지와 함께 한, 지한테는 아빠보다 더 소중하고 지가 들고 다니는 몸보다도 더 소중한 것들라고.
그런데 아빠는 무슨 자격으로 이제 와서 내 성적에 간섭을 하며, 내 소중한 것들을 함부로 대하냐고.
그냥 여태까지처럼 서로 간섭 안하고 남남처럼 살다가 지가 스무살 되면 독립하는 걸로 조용히 서로의 인생에 빠지면 되는 거 아니겠냐고.
..그러는데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적응 못하는 건 알았지만, 죽고 싶을 정도라는 건 저도 몰랐었고,
고 1 때 유달리 애교도 늘고 웃음도 늘어서 죽고 싶다는 생각 할 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이 때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여튼 자물쇠는 이것 때문인 거 같아요. 이상한 오해는 말아주시길..^^
이거 말고도 이야기가 이래저래 많은데 일단 여기까지만 써봅니다.
딸아이는 빨리 자기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한다고, 그래서 숨통이 좀 틔여지면
눈 딱 감고 효도해보겠다고 하는데, 딸아이 태도가 너무 냉소적이어서 혼내지도 못하고,
실마리가 안보입니다. 도와주세요.
2.
판을 쓰게 될 거란 생각도 못했지만, 이어지는 판을 쓰게 될 거란 생각은 더더욱 못했네요.
판에 계시는 분들.. 생각보다 독설가들이시네요.처음엔 좀 화가 나더랍니다. (제 나이 마흔 일곱입니다. 세대 차이려니 해주세요.)
판에는 무슨 아빠한테 상처받은 사람들만 모아놨나 싶어서요.
제 글 쓴 태도 문제 삼으시는 분이 많던데 그것도 설명하겠습니다.
하여튼 지금 제 심정은 딸아이에 대한 미안함 +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싶은 막막함입니다.
덧글 달아주신 분들, 비꼬는 거 아니고 정말 감사하고요. 이 글도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아예 따로 판 써주신 분, 그 분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실 그것 때문에 좀더 알아보자, 해서 이렇게까지 왔네요.
어후, 하룻밤 새에 정말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들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일단, 네, 화가 났습니다. 십구년 동안 딸애한테 못 해줬다고는 생각한 적 없었거든요.
애가 어릴 때 맞벌이하느라 어머님께 맡겨두긴 했지만, 주말마다, 그리고 저녁마다 놀아줬구요.
초등학생 때는 애가 전통, 문화재, 이런 거 좋아해서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많이 데려다 주고 그랬습니다.
중학생 때는 공부 꽤 하길래 외고 보내고 싶은 욕심 있었지만, 학원으로 벌써부터 졸라매는 건 아닌 것 같아 내버려 뒀습니다.
그래도 도서관 가서 공부하겠다길래, 점심 저녁 도시락 싸서 배달하고, 열시에 끝나면 데리러 가고 그랬네요(이 땐 저도 일을 했습니다.)
특히 음식 같은 건 정말 신경써서 멕이고 그랬는데, 순식간에 무능한 엄마 취급을 받으니까 확 열이 받더라고요.그냥 다 지워버릴까 생각하다가 어느 분이 따로 판으로 답장을 길게 써주신 거 보고 맘을 좀 바꿨습니다.
오늘 밤에 딸애 심경을 낱낱이 파헤쳐보자 싶어서요.
딸애는 아직도 깨어있더군요. 뭐하냐고 했더니 국사 공부를 한답디다.양직공도가 어쩌고, 호우명그릇이 어쩌고 하는 딸애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기가 뭐하더라고요.
돌이켜 보면 딸애가 저한테 깊은 이야기(라고 해야될까요? 하여튼 힘들다는 말이나 그런 거) 한지도 참 오래되었더라구요.
중학교 일학년 때 왕따 비슷하게 당하는 것 같다고 거의 네 달 넘게 힘들어 했을 때가 마지막이었으니까요.
(아빠 이야기는 제가 아빠한테 너무 까칠하게 그러지 마, 그럴 때마다 툭툭 한 마디씩 대꾸했던 것들이고요)
차마 말을 못하고 그냥 나오는데, 딸아이 방 앞에 장식장이 하나 보이더라구요. 늘 그 자리에 있던 건데 갑자기 새로워보이더랍니다.
거기 딸아이가 중학생? 때까지 쓰던 일기장 같은 게 있거든요.
이걸로 또 욕먹을 지도 모르지만, 딸애 심경이 어떤지 모르는 채 섣불리 이야기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그냥 몰래 일기장을 빼왔습니다.
또 어떻게 해야 딸애와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다가 딸애가 꽤 오랫동안 운영하는 블로그가 생각나 거기도 들어가보자 맘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딸애의 한 10년 간의 생활을 한 번 휙 돌아보게 되었습니다.충격...적이더군요.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았습니다.
얘가 진짜 내 딸인가 싶을 정도로요.
개인적인 이야기라 조금 지루할 지도 모르겠습니다.그래도 일단 써보겠습니다. 나중에 심리센터에 가게 되면 선수자료로 제출해도 되니까요.
일단 초등학생 때부터 써보자면.. 어후, 눈물이 나네요.
딸애가 아빠 이야기를 하면 말끝마다 "부재중"이라는 단어를 쓰길래 저는 신불자로 몸을 피해있던 그 2년 간을 말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아니더군요.
딸애는 아빠와의 기억 자체가 없다고 써뒀습니다.
다섯살 때 아빠 차 뒤에 타고 돌아다니던 거, 아빠가 목욕시켜주던 거, 이렇게 아주 어렸을 때 일만 사진을
통해 기억날 뿐.
사진 없이 정말 행복해서 기억하고 싶은 일은 단 하나도 없답니다.
그러고 보니, 애 아빠는 애 초등학교 입학식 때도 일 때문에 불참했었네요.
(작은애 초등학교 입학할 때는 애 아빠가 있었는데, 그 때 큰애가 뾰로통해 있고, 이상한 걸 물어보길래-"엄마, 나 입학할 때가 더 잘 살았어? 아니면 지금이 더 잘살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내민 입 안 집어넣냐고 소리를 질렀는데 이것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남편이 축구를 엄청 좋아합니다. 특히 조기축구요.이건 저도 늘 불만이었는데, 이 인간이 주말마다 축구에 빠져 살았습니다. (큰 애가 초등학생 때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조기축구회에 빠져 살았죠.
토요일 아침에 일찍 나가서 경기 한 번 하고, 술 마시고 뭐 하고 하다가 일요일 오전 12시 넘어서(그러니까 자정 넘어서) 들어오는 날이 허다했고요.
술 먹고 들어와서는 딸 애 둘을 막 끌어안고 그랬어요.
작은 애는 약간 장난 같은 걸로 받아들여서 지 아빠 때리기도 하고 막 씨름처럼 놀았는데,
큰 애는 정말 정색을 하면서 "좀 하지 마세요. 아파요.", 하고 완강히 선을 긋더랍니다.
그래서 남편도 큰 애한테는 안하고 작은 애만 끌어앉고 씨름하고 그러다 잤습니다.
그 다음날 두세시까지요. 어후. 저도 엄청 잔소리하고 애들이랑 좀 놀아주라고 그랬는데 끝까지 말을 안듣더라구요.
아, 지금 되게 어렴풋하게 생각나는 건데, 큰 딸애가 방구조를 바꾸고 싶다고 했는데, 그날따라 제가 좀 아팠어요.
그래서 남편한테 전화해서 술 그만 먹고 들어와서 큰 애 좀 도와주라고 했더니 그 때 큰 애 왈 "됐어. 이제 아빠한테 그런 거 기대 안 해."
결국 그 날 당시 5학년이었던 딸애 혼자 책꽂이 옮기고 책상 옮기고 하면서 혼자 하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니까... 정말.......
큰 딸애는 또 '냄새' 이런 거에 되게 민감한데, 담배 냄새 술 냄새 혐오할 만큼 싫어해요.(이건 여자분들 다 그런가요?)남편이 애연가는 아니지만, 애주가고, 또 조기축구 하시는 분들은 다 술담배 징하게 하시더라고요.
조기축구에서 야유회라고 가족 단합 이러면서 가자고 해도 큰 애는 절대 안 갔어요.
일기에 이런 구절이 있네요.
"엄마랑 아빠랑 __(동생이름)이랑 안면도에 갔다. 조기축구 야유회라는데 난 그런 데 때려죽여도 가기 싫다. 가족 단합으로 오지만 가서는 다 따로 논다. 아저씨들은 술을 먹고 축구를 하고 술을 먹고 토를 한다. 아줌마들은 사돈의 팔촌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고, 조그마한 애들은 그나마 큰 애들을 졸졸 좇아다니면서 성가시게 군다. 그런 곳에 가면 나는 보나마나 '그나마 큰 애'가 될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생판 남인 꼬맹이 뒤치닥거리는 질색이다. 더불어 술 취한 남자사람들의 그 눈빛이 너무 싫다. 창피한 줄 모르고 웃통을 벗어제끼고 올챙이 같은 배를 두드리면서 심심풀이로 내 나이를 물어보는 사람들. 여길 내가 또 가면 사람이 아니다."
..이렇게 큰 애는 점점 지 아빠랑 멀어진 것 같네요.
남편이 신자도 아니고, 막 살가운 성격도 아니라서 크리스마스나 생일, 어린이날 이런 거 변변하게 챙긴 적도 없었어요.
그냥 쉬는 날이면 어디 가서 밥 한 끼 네 식구가 먹으면 진짜 단합 잘 된 때고,(쉬는 날이면 축구하러 가느라 바빠서)
주로 그냥 저랑 애들이랑 어디 놀러가거나 했던 게 다였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크리스마스 트리 한 번 꾸며본 적이 없네요.
생일선물도.. 갖고 싶은 거 있어? 물어보고 없어. 이러면 그냥 필요해 보이는 거(옷이나 책 같은 거) 사주고 그랬거든요.
초등학생인 딸아이 일기장 보니까 깜짝 생일파티나 친구들 다 불러서 하는 생일파티 바랐던 것 같은데, 이야기하질 않아서 잘 몰랐어요.
그러고 보니 십구년 간 이 아인 한 번도 친구들과 밥 먹으면서 생일을 보낸 적이 없네요.
어릴 때는 친척들이 다 모여서 축하해 주고 그랬는데 형님네 무슨 문제 생기고 나서부터 그것도 흐지부지되고...
작은 애는 하도 졸라대서 몇 번 해준 것 같은데, 그 때마다 큰 애는 "넌 뭘 그런 걸 성가시게..." 이렇게 한심하게 보는 것 같아 그냥 내버려 뒀는데 지금보니 그게 한심함이 아니라 부러움인 것 같기도 하고.
어후....
일기에 아빠 선택권, 이라는 말도 있네요.아빠는 그냥 돈 벌어다 주는 사람이고,
아빠가 내일 죽는다면 우리 집에 돈 버는 사람이 없어져서 조금 걱정이 되고,
엄마가 재혼을 해서 새아빠가 생겨도 그 새아빠도 똑같을 테니까 아빠는 아예 돈 버는 거 빼고는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네요.
초등학생 때 쓴 것들입니다.
..왜 한번도 살피질 못했는지, 이 아인 왜 이런 이야길 한 번도 한 적이 없는지. 정말 착잡합니다.
이런 것도 있네요.딸아이가 초등학생 때부터 글을 좀 썼습니다. 그래서 과학독후감 대회에서 은상을 타왔더라구요. 3학년 때네요.
그래서 자랑삼아 지 아빠한테 보여줬는데 남편이 칭찬하고 이러는 게 어색했는지, "야, 은상이 뭐냐. 기왕 탈 거면 금상을 타야지." 이랬다네요.
...아이고. 저 인간이 진짜.
(근데 딸아이가 진짜 걱정되는 건 이렇게 지 속상한 것들을 저한텐 한 번도 말을 안했다는 겁니다. 그게 지금 좀 겁이 나네요.)
여튼 그리고 다음 해에 딸애는 똑같은 과학독후감 대회에서 금상을 타왔습니다.
이 때는 저도 대충 기억이 납니다. 지가 안 갖다주고 저한테 내밀면서 아빠 보여줘, 이랬거든요.
그 때야 일 년 전 일을 몰랐으니 그냥 보여줬고, 남편 반응은 맨송맨송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애가 (이 때부터, 사실 이 때부턴지도 몰랐어요. 5학년? 4학년 그 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일 이훈 거 같네요.) 상장을 안 가져 오는 겁니다.원래는 액자에 걸어두고, 친척들 오시면 막 보여주고 그랬는데... 안 가져오네요.
그래서 왜 상장 안 가져와? 그랬더니, 상장 모아놓는 파일에 넣어놨어, 보고 싶으면 그거 열어봐, 이러더군요.
전 또 뭘 모르고 애가 이제 상을 자주 타오다 보니 전시하고 이러는 게 귀찮아졌구나, 이렇게만 생각하고 넘겼는데... 아니었네요.
딸아이 블로그에 있던, 저를 또 철렁하게 한 몇 마디당신이 무심코 했던 말들, 무심코 했던 행동들.그게 나한테는 이렇게까지 오래 기억될 줄은 몰랐지?
나도 그게 참 싫더라.
당신은 기억도 못할 말들에 상처받아서 허우적대는 게.
저를 더 착잡하게 만드는 사실은 이게 고작 초등학생 때 일이라는 겁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어후...
특히 중학교 때 딸아이에겐 저도 죄인이더군요.
이 상처들... 지금 헤집어야 하는지, 아니면 잘 묵히게 조용히 있어야 하는지...
일단 중학교, 고등학교 이야기도 곧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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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제 글쓰는 태도 지적하신 분들이요.
사실 그 판을 켜다가 딸아이한테 걸렸습니다.
"엄마, 판도 알아?" 이러길래, "응?!" 하고 답변을 못하고 있는데.. 딸애가 그러더군요.
"거기 사람들 되게 냉혹해. 그런데 글 쓸 땐 약간 스스로를 까는 듯하게 써야 돼.
남이 까기 전에 날 먼저 내가 까는 거야. 거기선 그래야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
인터넷 세상에 꽤 오래 있던 따님의 경험담이야. 히힛!" 이러길래
약간 제 딸을 편들지 않는 듯하게 쓰려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따님이 별 것도 아닌 일에 과민반응 하시는 것 같네요, 뭐 이런 투의 덧글을 받으면 더 속이 쓰릴 것 같아 감수성이니 센티멘탈이니 하는 말 집어넣은 겁니다.
이 애, (...점점 이 애 상처를 알아가는 지금 이런 말 할 자격이나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 딸입니다.
설마 아파하는 게 눈에 뵈는데도 그렇게 매정히 대하는 부모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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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네 시가 훌쩍 넘었네요.
딸 애한테 너도 판을 보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네이버 유저라는군요.
다행이다 싶어 판에 계속 올립니다.
딸애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읽고 있자니, 맘이 아프면서도 진짜 딸 애와 이야기하게 되었을 때 좀 더 딸애를 잘 어루만져 줄 수 있을 거 같네요.
덧글 달아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뒷 이야기는 나중에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판] 추가))+추가)아빠를 거의 경멸하다시피 하는 열아홉 딸아이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file/20150918/5/a/7/5a749f91a7e800ae40c60687535d400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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