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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297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5/10/21) 게시물이에요

나는 첫사랑인줄도 모르고 보냈던 첫사랑이야

친구들한테도 해 본적 없는 얘긴데 여긴 익명이니까 왠지 마음이 놓여ㅋㅋ

 

3년 동안 남자애 세 명이랑 나 4명이서 같이 과외 다녔는데 우리가 진짜 신기하게 너무 끈끈해 진거야 바다도 가고, 계곡도 가고, 과외 끝나면 맨날 넷이서 밥 먹으러 가면서 3년을 보냈어 한 놈은 겉으론 자기 사람은 무조건 챙기고 엄청 능글거리는데 선 밖에 있는 사람한테는 티는 잘 안내지만 속으로 은근히 냉정한 스타일이고, 한 놈은 정말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서 하루도 조용한 날 없이 나보다 수다스럽고 촐랑대는 스타일? 얘는 진짜 사랑받은 티가 나는 애야 베풀 줄도 알고 주변 사람 정말 살뜰하게 챙겨 나머지 한 명은 말도 없고 과묵하고 뒤에서 챙기는데 티는 하나도 안 내는 스타일인데 얘가 내 첫사랑

 

우리 집에 문제가 좀 많아 거의 15년 넘게 가정 폭력에 시달려서 엄마는 지쳐있고 동생은 분노 조절이 미숙해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트라우마 같은 게 생겼는지 아주 작은 소리에도 심하게 반응해서 깜짝 놀라고,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요동을 치고 특히 폭력적인 것만 보면 불안해져서 머리가 멍해지고 눈물 나고 그러거든 근데 밖에서는 아닌 척을 하면서 자랐어 나 때문에 엄마가 더 미안해하고 힘들어 하는 거 보기 싫어서 내가 많이 씁쓸할 때가 너 밝은 거 보면 너희 집은 뭔가 진짜 화목할 것 같아라는 말 들었을 땐데 그만큼 주변 사람들은 내가 일부러 더 밝게 지내려고 하는 거 아무도 눈치 못했어

 

근데 제일 먼저 유일하게 알아챈 사람이 그 첫사랑이야 아빠 때문에 새벽에 좀 다치고 다음 날 애들 만나서 평소처럼 얘기하는데 걔가 갑자기 그러는 거야 너 이제 말해줄 때도 되지 않았냐고 너 오늘처럼 밝은 척하면 우리 진짜 마음 아픈 거 아냐고

 

그 날 술도 좀 들어갔고 내가 많이 힘들기도 했고 어디 기대본 적이 없으니까 지쳐서 그냥 다 얘기 했거든 걔가 나 우는 거 다 받아주고 안아주고 집까지 데려다 주고 갔어 나 집에서 맨 발로 쫓겨난 날 갑자기 생각나는 게 걔라서 전화했더니 바로 택시타고 와서 자기 잠바 벗어주고 더러운 거 묻은 발 자기 손으로 쥐고 있었던 적도 있고 걔가 그 날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뛰어와서 쪼그려 앉고 나 왔어 눈 좀 봐봐했던 말은 진짜 아직도 목소리 높낮이까지 생생해 만날 때마다 내 걱정해주고 여럿이서 있을 때는 장난치고 못생겼다고 놀려도 둘이 있을 땐 항상 예쁘다고 자존감 높여주던 애야

 

그러다가 걔가 고백했는데, 내가 바보 같이 좋아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우정 운운하면서 찼어 우리 넷 관계 깨고 싶지 않다고 나는 너희가 너무 소중해서 평생가고 싶은데 이렇게 사귀고 남 되는 사이는 되고 싶지 않다고 그랬는데도 서운한 티 하나도 안 내고 평소처럼 나 챙기더라 내 동생 학교 폭력 위원회 열렸을 때는 심지어 나랑 같이 가주기까지 했어 근데 내가 혼자 껄끄럽고 어색하다고 느끼면서 선 그었어 지금 생각하면 사리분별도 못했고 그냥 너무 못됐고 철없는 자존심도 세웠던 것 같아

 

그러다가 작 년 이맘 때 걔네 집이 갑자기 이민을 갔어 부모님들이 교회 다니시는 데 교회 분들이랑 같이 간다고 걔 동생이 학교에 잘 적응 못하기도 했고 그 집도 이런 저런 일이 많아서 한국에 지쳤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 그래서 피지로 이민을 갔는데 가족들 먼저 떠나고 걔가 열흘 정도 더 있다가 출국했어 우리 셋이 공항까지 마중 나갔거든 비행기 시간까지 밥 먹고 면세점도 돌고 이륙할 때 됐을 때 걔가 한 명씩 차례로 안아줬거든 남자애들이니까 욕도 하고 웃기도 하고 하다가 나 안아줄 차례가 됐는데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더라 그러더니 나를 정말 꽉 안으면서 울컥하는 거 꾹꾹 삼키는 목소리로 말하는 거야 토씨 하나도 안 빠트리고 다 기억나

 

나는 네가 상처 받고 힘들어 하는 게 제일 속상하니까 제발, 제발 진심으로 웃으면서 살아 억지로 웃으면 다 티나니까

 

그 말 듣는데 정말 가슴에서 뭔가 우르르 무너지는 기분인거야 걔한테 안겨서 울다가, 이제 정말 언제 볼지도 모르는 데 웃고 싶어서 웃으려고 했거든 근데 도저히 그게 안돼서 그냥 끝까지 울기만 했어 그러고 갔어 걔 보내고 반 년은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 마음도 아프고 내가 너무 바보 같고 이상한 고집 피우고 애 상처 준 거 후회되고 그래서 처음에는 연락도 못했어 지금은 가끔 카톡도 하고 안부도 묻고 가끔은 갑자기 단톡방이 막 활성화 되기도 해 그래도 걔 생각 하면 마음이 먹먹하고 아파 추억이 너무 많고 사랑해준 사람은 못 잊는 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게녀들도 생각만 해도 먹먹하고 가슴 아픈 사랑 있으면 얘기해줘


대표 사진
하이바라아이  슈주비투빅스갓7에펙카라소나무
익명이 아니라서 말 못하겠다
10년 전
대표 사진
배키
익명이 아니니까... 8ㅅ8
10년 전
대표 사진
인절미
눈물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LOCO
익명이여도 없어서 못해요....미안합니다...미안합니다..
쓰니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요..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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