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당신의 밤하늘을 위해
나의 작은 등불을 끄겠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별들을 위해
나의 작은 촛불을 끄겠습니다.
당신에게, 정호승
너는 마지막 길몽이었다 네가 사라진 후 내게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 너는 미리 일어나 버린 일
번지는 얼굴을 본다
우리가 가꿀 곳은 불이 가닿는 만큼
당신은 왜 나의 거실에 함부로 들어오는가
겨울이 시작된 곳으로 여름의 나를 함부로 데려 가는가
그곳에서 여전히 죽은 나를 꿈꾸는가
도자기는 자주 깨지는 가구다
고정된 가구는 없다
어디까지가 불의 웅덩이인지
불이 번지는 눈썹까지인지
나만 황홀했던 잠자리까지인지
끔찍하게 절뚝거리던 다리까지인지
여전히 당신은 아름답다
나는 부끄럽고 슬퍼진다.
창백한 화전민, 성동혁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물 위로
당신은 어찌 저다지도 연연한 순분홍 연꽃으로 피었습니까
바지춤에 구정물만 출렁일지언정
나는 기어코 당신께 침몰하겠습니다.
꽃늪, 서덕준
자살이라뇨
저는 그럴 용기 낼
주제도 못되는 걸요
그저
생각이 좀 넘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을 뿐이에요.
익사, 원태연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처럼 찌르륵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하루, 천양희
매화꽃 졌다 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라 대답을 보내었소
둘이 다 봄이란 말은 차마 쓰기 어려워서.
개나리, 이은상
너의 눈빛이 나를 관통한다
유성우가 내게 곤두박질친다
마주 잡은 손가락에 오작교가 놓인다
건너려야 건널 수가 없다
물병자리가 기울어 간다
이다지도 내게 너는 물어뜯는 입술이다
나는 문득 서러워진다.
물병자리, 서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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