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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5/11/15) 게시물이에요

인하대 영문/일어/프랑스어/철학과 폐지에 대해, 한 대학생이 총장에게 쓴 글....txt | 인스티즈

총장님이 아래에 쓴 제 글에 답글 달아주셨듯이 인터뷰 후에 써도 늦지 않은 글이었겠으나, 이 글은 당장의 구조조정 논란 때문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한 번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라는 걸 우선 밝힙니다. 혹 구조조정을 고려하신다면 저희의 의견을 반드시 숙고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저는 길지 않았던 배움의 과정 속에서 제가 깨달은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철학과 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답을 찾아가는'' 것이며 그렇게 내린 결론을 ''사회와 개인을 위해 활용하도록 돕는'' 행위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총장님은 때때로 저희들이 열정을 갖고 배우는 학문을 ''취업률''이라는 잣대로 평가하시곤 하지요. 철학과 문학이 무슨 효용이 있느냐 물으시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철학과 문학은 총장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힘을 가진 학문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철학과 문학이 단 한 순간도 제해진 적 없는(심지어 신의 존재가 이성을 앞질렀던, 그래서 ''암흑의 시대''였다고 불리는 서양 중세시대에서도 말입니다) 까닭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저는 가장 이성적이라는 ''과학''조차도 완전한 학문이라 보지 않습니다. ''실증''과 ''논증''이라는 조건 하에서만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 논증이라는 것이 완벽합니까? 만약 완벽한 논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천동설이 당연스레 받아들여지던 시기에 지동설을 제안할 수 없었을 겁니다. 또한 ''완벽해 보이는 논증''이 어떤 학문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일반적''이라고 우리가 믿는 것을 ''일반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게 해 주는 힘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지요.(그 시대 주류의 거센 반대를 겪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힘을 ''철학적인 사고''라고 봅니다. ''실증적이지 않다''고 해서 정답이 아닌 것은 아니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질문을 해야만 합니다. 나에게, 타인에게, 사회에게, 혹은 신에게, 우리는 끝없이 질문을 합니다. ''우리는 왜 살아야 합니까?'',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입니까?''와 같은 추상적인 질문들은 물론이거니와 ''이 사람의 논문은 꽤 그럴 듯 하나 과연 이것이 진실일까?'' 혹은 ''범죄자의 인권을 인정해야 하는가?'' 와 같은 질문들 말입니다.

그런데 만일 모든 일에 대한 정답이 ''실증''과 ''실용''으로 귀결된다면, 위와 같은 질문들에는 어떻게 답을 내야 합니까?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학문의 발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만약에'' 라는 가정이 항상 실증적이고 가시적으로 귀결되나요? 철학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 ''인간''은 없습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하나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통 철학을 토대로 사고하고 문학을 토대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인간''이라면 응당 갖고 있는 이성과 감성을 공략해서 말이지요. 아주 간단한 예로,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라는 소설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 소설이 출간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인화학교 사건''에 대해 분노하고 사회적으로 거센 항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문화콘텐츠적 요소를 활용해 그 소설을 영화화하며 그 파급력이 더욱 거세졌었지요. 철학과 문학이 여전히 쓸모없어 보이시나요? 여전히 힘이 없는 학문으로 보이십니까? 혹자는 또 이야기하겠지요. "그래서 돈이 되니?" 네, 이공계 학과들에 비해서는 창출하는 경제적 이익이 상당히 적지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곳이 ''종합대학''이라는 것을 상기해 주십시오.

만일 당장의 이익을 최대로 창출할 수 있는 학과들에 대해서만 존속이 유지된다면, 이 곳이 ''대학''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곳입니까? 더불어 저희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공계 단과대학에 지원되는 것에 비해 우리 문과대학에 지원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학교가 학생들에게서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우선 학생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 주어야 하지 않나요?


(중략)


제가 전에 썼던 게시글에 달렸던 댓글처럼 ''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존폐위기''가 옵니까? 저는 도대체 대학의 존폐위기를 왜 학생과 교수가 떠맡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사립대학입니다. 재력이 검증된 재단이 엄연히 존재하고, 능력이 검증된 총장이 학교를 통솔하고 있지요. 존폐위기 하나 처리하지 못 한다면 사립대학으로써 기능하는 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대학은 상아탑(상아탑 또한 프랑스 시인이 사용한 단어입니다 : tour d''ivoire)이지 정부의 입맛에 따라 변하는 기구가 아닙니다. 사실 지금 저는 몹시 참담한 심정입니다. 저는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취업이 걱정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저에겐 취업이 대학진학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1순위가 아니었고 여전히 1순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를 만큼 절망적입니다.

제 이야기를 한번 진지하게 읽어주십시오. 그래도 (당장이든 후일에든)저희를 내치셔야겠거든 꼭 저희들을 설득해 주십시오. 학생들이 분노하고 슬퍼하는 까닭은 설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총장님도 생각이 많으실테지요. 하지만 저희 문과대학 교수님들과 학생들은 온몸이 타들어가듯 절망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영원이고 누군가에게는 최루성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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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듀퐁듀
대박...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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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차고시원한귤나무  파랭이에여
철학은 모든 학문의 바탕이자 힘이니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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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쁘여신
요즘 너무 인문대학을 축소하는거같음...학문의 기초는 인문인데...문과생으로서 씁쓸하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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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찐빵
철학은 진짜 인류의 역사에서 빠지지않는 학문이고 정말 중요한건데 너무 무시됨...인문학은 무시당할 학문이 아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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