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8살이고, 모 외국계기업 개발자입니다.
남자친구는 33살이고 은행 다니다 그만 뒀습니다.
연애 3년차고 결혼얘기가 스믈스믈 나오는 중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아직 남자친구가 은행 다니는 줄 압니다.)
제곧내, 남자친구가 부모님 가게를 탐내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께 조언을 듣기 위해 본 카테고리에 올려봅니다.
부모님은 지금 고깃집을 하고 계세요.
테이블 수가 45개고 무지 작은 규모는 아니다보니
실수입은 잘 모르지만, 월 4천 가까이 찍으시는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작년부터 자꾸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거나 자영업을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남자친구에게 조금 더 생각해보라고도 했었습니다.
아이템부터 전략, 이익 및 손실 예상까지 다 체크했는데
뚜렷한 그림은 없고 이게 잘된다더라 어쩐다더라 하며
무슨 노점상으로 뭘 팔겠다고 하더라구요.
결혼 얘기 나올텐데 노점상 같은 소릴하냐고 화냈습니다.
기어이 저와 상의도 없이 사표내고 노점을 시작했네요.
결국 시작한거 응원이라도 해주려고 했는데
양아치 같은 놈들하고 어울리면서 깔세(?)니 뭐니 하더니
미니 트럭을 중고로 사고 가입비인지 뭔지를 내더라구요.
제 의견은 당연히 듣지도 묻지도 않았어요.
결과요? 당연히 1달 반정도 하다 말 그대로 폭망했어요.
그리고나서 이것저것 손대다가 망하고 접고를 반복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직업이라고 말할게 없어요. '무직'입니다.
나이 한 살 더 먹으면 취업 힘드니까 회사 다니라고 해도
자기는 회사원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고 막무가내에요.
저한테 말을 안하는건지 지금은 그냥 허송세월이구요.
그간 결혼자금으로 모았던 돈도
미니트럭 사고 뭐하고 하니 거의 다 썼대요.
그냥 은행 멀쩡히 다녔으면 했는데 속상하고 걱정됩니다.
물론 남자친구가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참 성실하고 부지런해서 뭘해도 잘하겠지 싶었어요.
(하지만 사업은 좀 더 고민하고 공부해야할 것 같아요.)
자상하기도 하지만 제가 힘들 때면 아무리 피곤해도
가장 먼저 달려와 저를 위로해주는 고마운 존재에요.
그러다 지난 달에 부모님 가게 근처를 우연히 지나가다가
인사 겸 밥 먹으려고 부모님 가게 갔던게 화근이네요.
그 때가 식사시간 때라 손님도 많고 가게가 바빴어요.
저도 밥 먹으러 갔다가 주문 받고 좀 도와드렸어요.
남자친구가 "지금 있는 테이블만 해도 얼마야?"라는데
그 땐 바빠서 의미 안뒀는데 생각해보니 좀 그렇더라고요.
그 후부터 "부모님 가게 물려 받을 생각없냐"부터
"부모님 밑에서 내가 가게 배울까?",
"나도 이런 가게 하나 해보고 싶다"하면서
기분 탓일수도 있지만 부모님 가게에 눈독 들이듯 해요.
부모님이 퇴직금으로 시작해 20년간 일궈 오신 가게고
두 분 노후자금이기도 해서 받을 생각이 일절 없습니다.
더군다나 휴일도 없이 발바닥이 갈라지실 정도로
열심히 하신 일인 걸 봤기에 더더욱 저는 원하지 않습니다.
결혼도 부모님께 손 안벌리고 하고 싶었구요.
남자친구가 자꾸 부모님 가게를 논하길래
며칠 전 진지하게 대화했습니다.
아래는 그냥 남자친구랑 대화체로 쓸게요.
저 : 난 부모님 가게 받을 생각 전혀 없어.
남 : 부모님도 은퇴하실텐데 그 땐 니가 하는게 낫잖아?
저 : 은퇴하시면 그걸로 노후 꾸리시지. 자꾸 왜그래?
남 : 나도 계속 자영업 하고 싶었는데
마침 너희 부모님 일 배우고 그럼 좋잖아.
저 : 그럼 오빠도 착실히 회사생활하고 모은 돈으로 해~
난 진짜 힘든 일인거 지켜봐와서 그런데
부모님처럼 할 자신이 없어.
남 : 너한테 하라고 안해, 내가 하겠다니까?
너랑 나랑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면 좋잖아.
저 : 오빠가 맡겠다고 하면 잘도 넘겨 주시겠다.
지금 직업 없는데 부모님이 듣고 뭐라고 생각하겠어?
뭐 이런 이야기하다가 남자친구랑 다퉜고
지금은 결혼 얘기가 나오든 말든 다 엎어버리고 싶네요.
부모님이 열심히 키워오신 일에 저랑 사귄다는 이유로
남자친구가 난대없이 무임승차하는 기분입니다.
노점상이든 뭐든 꼼꼼히 준비하고 저와 상의하며 했다면
저도 이런 생각까지는 안들었을 것 같은데
어디서 카더라만 듣고 앞뒤 재지도 않고 뛰어든대다
자기 독단적으로 진행해다 다 엎어지고 나서
부모님 가게에 눈독을 들이니 화가 납니다.
남자친구 말하는게 저랑 결혼한다는 전제하에
부모님 가게를 탐내는 것 같은데 미치겠네요.
당연히 남자친구가 좋아서 만나고 있지만 힘드네요.
남자친구와 저의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순 없을까요?
자꾸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헤어지는게 나은건지
어떻게 하면 원만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조언 좀 주세요.
![[판] 부모님 가게에 자꾸 눈독 들이는 남자친구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6/15/c/0/3/c033bf3d85f794d29eec221c6856fe5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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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애슐리 가자는데 좀 정떨어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