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학 강의 중 간혹 ‘표창원과 신창원’을 비교해 설명하기도 한다. 학생이나 청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창원은 표창원과 딱 1년 차이인 1967년 5월 출생이고, 싸움과 서리 등 말썽꾸러기 어린 시절을 보낸 점에서 비슷하다. 다만 부친의 베트남 참전으로 수년간 ‘아버지 없는 유년시절’을 보낸 필자와 달리 신창원은 일찍이 모친이 사망해 ‘모성이 결핍된 유년시절’을 보냈고, 전쟁 후 복귀한 필자의 부친과 달리 신창원의 잃어버린 모성은 끝내 회복되지 않았다. 특히, 잘못과 말썽을 저지를 때마다 강한 체벌과 엄한 질책을 받았던 것은 유사하지만, 그럴 때마다 표창원에겐 따뜻한 가슴을 열어 위로와 격려를 해준 이웃 아주머니와 선생님들이 계셨던 반면 신창원에겐 이웃의 싸늘한 시선과 불만, 교사의 욕설과 무시가 뒤따랐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신창원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국민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이 학교에 낼 돈도 가져오지 못하는 놈이 뭐하러 오냐며 심한 욕설을 한 뒤 내 마음에 악마가 생겼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범죄학에선 이러한 ‘표창원과 신창원의 차이’를 설명할 때 ‘사회적 유대’라는 개념과 ‘낙인효과’라는 이론을 자주 사용한다. 한 사람이 주위 사람들과 사회와 긍정적인 연결고리가 강하게 형성될수록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통제력이 강해지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유혹이나 스트레스 등 범죄 유발 요인 앞에 쉽게 무너진다는 것이 사회적 유대 개념이다. 사회적 유대를 구성하는 4개의 요소가 가까운 지인과 애정과 관심으로 연결되는 ‘애착’, 실현 가능한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전념’, 소속된 공동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참여’, 그리고 도덕과 윤리, 법 등을 준수해야 한다고 믿는 ‘신념’인데, 신창원에게는 이 4가지 요소가 모두 결핍되어 있었다.
범죄학에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국가책임론’, ‘사회체계 책임론’, ‘회복적 정의’ 등의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해당 범죄자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에 국가의 법과 제도의 미비나 문제로 인한 책임의 정도와 이웃 공동체와 문화, 윤리, 교육체계 등 사회화 시스템의 문제가 기여한 정도를 감안해야 하고, 가해자에게 어떤 조처를 내려야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가장 바람직할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표창원 전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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