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어쩌면 이렇게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녀도 그러기 위해 떠나왔을 테지만
사랑이란 아무래도 그다지 쉽게 놓을 수 있는것이 아닐 것이니
어떤 사람은 하루 한잔 술로 잊을수도 있는것이 사랑이고
또 다른 사람은 평생을 씻어내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것이 사랑일수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다시 연결시키지 못할거라면 그렇게 끊어내야 하는 것이다
사랑이란 함께하는 것이지만 이별이란 각자의 몫이니까
변종모 /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나는 큰걸 바라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내가 쉽게 잊은 것들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 이 모든걸
기억해내고 그리워하고 싶을 뿐이다
김동영, 김병수 / 당신이라는 안정제

어느쪽이 먼저 사랑의 약속을 파기했느냐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럴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를 더 사랑하고 덜 사랑했느냐를 따지는 일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애틋한 마음으로 약속을 나누었던 그 순간이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잊지않는 일이다
그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다시 살아가기 시작하는 일이다
황경신 / 슬프지만 안녕

이곳에서 나는 남아돈다
너의 시간속에 더이상 내가 살지 않기에
나희덕 / 잉여의 시간

하지만 내 사랑 거스, 우리의 작은 무한대에 대해
내가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고 잇는지 말로 다할수가 없어
난 이걸 세상을 다 준다고 해도 바꾸지 않을거야
넌 나한테 한정된 나날 속에서 영원을 줬고,
난 거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
존 그린 /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나는 단지 사랑을 하고 있는 것 뿐인데
옆에 있어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한 채
단지 내 사랑에 솔직한 것 뿐인데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닌데
소이 / 꿈틀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을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른다
김훈 / 라면을 끓이며

하지만 그대야
나는 절대로 절대로 당신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러니 당신은 절대로 여기 내 마음에 한때 당신으로 가득 차서
그 생각에 시를 쓰고 노래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는 걸 알수 없을 거란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좋으면 왜 고백하지 않느냐고 내게 타박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마음에 빈 그림을 걸어두지 못하는 종류의 사람
부치지 못할 편지는 틀림없이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온통 예쁜 것들만 데려다가
몸에 웃음에 가슴에 담고 있는 그대야
모든 게 무엇이 될 필요는 없다
모든게 보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꼭 사랑이 되어야 전부인 것도 아니다
가끔은 이렇게 아주 조그마한 이 마음 그대로 너무 충분해서
당신을 내가 꼭 갖지 않아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는 걸
때로는우리가 꼭 사랑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나는 제일 깊은 서랍에 당신을 꼬옥 접어서 넣어둘 거란다
그거면 된다
양정훈 / 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지금껏 나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서서히 젖을 새도 없이 젖어
세상 한 귀퉁이 한뼘 처마에 쭈그려 앉아
물 먹은 성냥에 우울한 불을 당기며
네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던
이창훈 / 폭우

내가 엮은 천 개의 달을 네 목에 걸어줄게
네가 어디서 몇만번의 생을 살았든
어디서 왔는지도 묻지 않을게
네 슬픔이 내게 전염되어도
네 심장을 가만 껴안을게
너덜너덜한 상처를 봉합해줄게
들숨으로 눈물겨워지고 날숨으로 차가워질게
네 따뜻한 꿈들을 풀꽃처럼 잔잔히 흔들어줄게
오래오래 네 몸속을 소리 없이 통과할게
고요할게
낯선 먼먼 세계 밖에서 너는
서럽게 차갑게 빛나고
내가 홀로 이 빈 거리를 걷든 누구를 만나든
문득문득 아픔처럼 돋아나는 그 얼굴 한 잎
다만
눈 흐리며 나 오래 바라다볼게
천년동안 소리 없이 고백할게
신지혜 / 천년동안 고백하다

이별이 아픈 이유는
우연히라도 너와 더이상 마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내 삶의 반경이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너에게 가는 데 익숙했던 발걸음을 다 잡고
익숙한 거리를 피해 애써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하는 건
마치 관성을 거스르듯 자연의 법칙을 깨는 일이라
몇 배의 힘과 노력을 요하는 서툰 작업
쓰지 않던 마음의 근육을 써서
너에게로 가려는 마음을 제자리로 당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별이 아픈 이유는
네가 언젠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손을 잡고
그녀를 안고 그녀를 바라보며 웃을 거라는 생각이
네게 또다시 사랑이 찾아올 거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채 맴돌기 때문이다
이애경 /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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