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덕준 / 별자리
당신을 생각하며
한참 뭇별을 바라보다가
무심코 손가락으로 별들을 잇고 보니
당신 이름 석 자가 하늘을 덮었다.
원태연 / 익사
자살이라뇨
저는 그럴 용기 낼
주제도 못되는 걸요
그저
생각이 좀 넘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을 뿐이에요.
정현종 / 하늘을 깨물었더니
하늘을 깨물었더니
비가 내리더라
비를 깨물었더니
내가 젖더라
천양희 / 밥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네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서덕준 / 멍
맑은 하늘이 서서히
잿빛 구름으로 멍드는 걸 보니
그는 마음이 울적해진다고 했다.
하늘은 흐리다가도 개면 그만이건만
온통 너로 멍든 내 하늘은
울적하단 말로 표현이 되려나.
천양희 / 하루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처럼 찌르륵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이정하 / 사랑
마음과 마음 사이에
무지개 하나가 놓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사라지고 만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육춘기 /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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