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3713312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팁·추천 뮤직(국내) 할인·특가 고르기·테스트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106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6/4/09) 게시물이에요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 인스티즈

나희덕, 그곳이 멀지 않다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 
숨을 거둘 때는 
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 

새도 죽을 때는 
새 속으로 가서 뼈를 눕히리라 

새들의 지저귐을 따라 
아무리 마음을 뼏어보아도 
마지막 날개를 접는 데까지 가지 못했다 

어느 겨울 아침 
상처도 없이 숲길에 떨어진 
새 한 마리 

넓은 후박나무 잎으로 
나는 그 작은 성지를 덜어주었다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 인스티즈

김사인, 풍경의 깊이






바람 불고
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
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
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그 순간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무한히 늙은 옛날의 고요가,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어느 시간에 속할 어린 고요가
보일 듯 말 듯 옅게 묻어 있는 것이며
그 나른한 고요의 봄볕 속에서 나는
백년이나 이백년쯤
아니라면 석달 열흘쯤이라도 곤히 잠들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석달이며 열흘이며 하는 이름만큼의 내 무한
곁으로 나비나 벌이나 별로 고울 것 없는 버러지들이
무심히 스쳐가기도 할 것인데
그 적에 나는 꿈결엔 듯
그 작은 목숨들의 더듬이나 날개나 앳된 다리에 실려온
낯익은 냄새가
어느 생에선가 한결 깊어진 그대의 눈빛인 걸 알아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 인스티즈

조태일, 노을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사람들은 누구나
해질녘이면 노을 하나씩
머리에 이고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서성거린다

쌀쌀한 바람 속에서 싸리나무도
노을 한 폭씩 머리에 이고
흔들거린다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누가 서녘 하늘에 불을 붙였나
그래도 이승이 그리워
저승 가다가 불을 지폈나

이것 좀 봐
이것 좀 봐

내 가슴 서편 쪽에도
불이 붙었다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 인스티즈

황지우, 뼈아픈 후회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 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 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신상(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알을 넣어 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 인스티즈

이규리, 결혼식




하얀 드레스 자락이 조마조마 먼지를 끌고 간다

구두 안에 웅크린 발등도 조마조마 꼼지락거리겠다

신부, 먼데서 온 신부

먼지보다 더 작게 웃을락 말락

소름 돋은 팔이 가늘고 착잡하다

하얗게 펼쳐 놓은 길, 꿈길

슬쩍 당기면 헝클어질 광목 깔개가

문득 실크로드 같다

천 년 전 사막을 횡단하던 대상들, 오늘 정장으로 모여

삼삼오오 술렁이는데

저 행진 끝이 나면

인연은 무엇을 흥정할 것인가

일생이 서로 건네고 받아야 할 교역이라는 듯

지금, 꽉 끼는 구두 참으며 간다

물빛 아래 보송보송한 먼지. 축가 날리는 속으로

인조 속눈썹 깜빡이며 어린 낙타는 간다








대표 사진
"하트"
슼슼 좋다
10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리센느 샤라웃에 18년만에 프리티걸 무대 선 니콜2
17:27 l 조회 303 l 추천 1
은근 호불호 갈린다는 엽떡 토핑16
17:23 l 조회 6198
싸이가 연출했다는 흠뻑쇼 화사 무대
16:51 l 조회 1475 l 추천 2
대부분 한국인들은 이렇게 해먹고 삶ㅋㅋㅋㅋㅋ2
15:50 l 조회 4386
못생겼는데 능력있는 남자 사귄 후기7
15:03 l 조회 8681 l 추천 2
오늘자 ㄹㅇ 개미쳤다는 방탄 프랑스 인기 수준1
14:28 l 조회 1816 l 추천 2
트럼프 "美 넘어오는 캐나다 산불연기에 관세 부과하겠다”2
12:43 l 조회 2838
여름철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민폐주면서 민폐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환기충.jpg
12:32 l 조회 5672
둘중 더 정떨어지는 썸남24
10:19 l 조회 13282
홍대 기습 버스킹한 마이티마우스 근황
4:47 l 조회 371
이번에 컨셉 진짜 잘뽑힌듯한 남돌 그룹.jpg
3:38 l 조회 1825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제일 어려웠다는 외국인 멤버.jpg
0:40 l 조회 2508
미국 여자프로야구 드래프트 지명됐던 천재 야구소녀 박민서 근황
07.17 22:17 l 조회 1667 l 추천 1
못생겼는데 능력있는 남자 사귄 후기7
07.17 22:10 l 조회 8473 l 추천 1
김광석:이 곡은 왜 안 뜨지?1
07.17 21:50 l 조회 1093
ㄹㅇ 8등신 피카츄가 돼 버린 아일릿 원희9
07.17 21:24 l 조회 20756 l 추천 3
블라인드) 둘째를 원하지 않는 와이프219
07.17 16:50 l 조회 97571
짭가족이 된 지성과 하윤경(a.k.a 봄날의 햇살)이 코믹 연기 제대로 말아주는 JTBC 새 토일 드라마 <아파트..
07.17 16:39 l 조회 551
일반인은 절대 이해 못하는 모솔의 연애감성.jpg3
07.17 15:50 l 조회 14371
가짜광기 vs 진짜광기
07.17 14:31 l 조회 2715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