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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814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6/4/21) 게시물이에요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인스티즈

서주홍, 당신의 나라






언제나 당신은
저만치에만 있습니다

내가 다가갈 수 없는
꼭 그만치에 서서
나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번
당신이 나에게 일러 준 듯한

당신에게 갈 수 있는
비밀의 문을
지금도 찾지 못한 채

나에게는 밤낮을 걸어도 끝이 없는
당신만이 사는
그 갈 수 없는 나라에 다가가지 못하고

오늘 밤도
나는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도대체 당신은
어느 땅 위에 성(城)을 짓고
나를 그리로 오라 합니까

내 당신을 만나는 날
나는 당신에게 바칠
작은 노래를 준비하며

당신의 곁에서 불살라 버릴
내 영혼을 붙들고

오늘 밤도
당신을 향하여
생명을 깎고 있습니다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인스티즈

정동진, 사랑의 문패






스물 셋
청춘의 문밖에
떡하니 내다 건
사랑의 문패

그 문패를 보고
얼마나 많은
행복과 슬픔이
나를 다녀갔던가

얼마나 많은
설레임과 불면의 밤을
맞이 했던가

한 영혼이
수시로
나를 드나들 무렵


나는 뜨거운 형용사로 살았지

한동안 나는
아름다운 우리로 살았지

지금은
아무도 불러들이지 못하는
사랑의 문패 하나를 달고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인스티즈

정영희, 초승달






오늘밤
깊어가는 어둠속으로
내내 당신이
내 마음에 걸려 있습니다


내 마음에 당신이
차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대하는 내가
내마음에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인스티즈

이정하,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외려
그런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나더군요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합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
하다못해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것은 이런 뜻은 아닐런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모조리 쏟아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섭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는
그것들을 돌려 줄 대상이 없다는 것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들려 주어야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인스티즈

윤수천,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깊은 사랑은 깊은 강물처럼
소리를 내지 않는다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다만 침묵으로 성숙할 뿐
그리하여 향기를 지닐 뿐

누가 사랑을 섣불리 말하는가
함부로 들먹이고 내세우는가
아니다.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감추어지고 깊이 묻힌다

사람과 사람 사이
비로소 그윽해지는 것
서로에게 그 무엇이 되어주는 것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기쁨으로 다가가는 것
그리하여 향기를 지니는 것

사랑은 침묵으로 성숙할 뿐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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