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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2810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6/21) 게시물이에요

- 네이버 캐스트:

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885&contents_id=54785


- 바이오쇼크 엔하위키:

mirror.enha.kr/wiki/%EB%B0%94%EC%9D%B4%EC%98%A4%EC%87%BC%ED%81%AC#rfn2




※BGM: Bioshock Soundtrack - cohen's masterpiece (코헨의 역작)





미친 세상을 향한 돌직구, 바이오쇼크



게임의 진화는 그 한계를 가늠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쏘고 피하는 일차원적 재미로 시작했지만,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새로운 서사도구로 발전했다.

재미와 이야기를 마음껏 변주하며 영화나 문학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그려나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단순한 이야기 전달 차원을 넘어 시대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단계까지 왔다.

이번에 소개할 [바이오쇼크]는 게임의 진화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게임은 20세기 문명의 발전에 따른 인간의 타락과 각종 사회 부조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렸다.

그 속에 그려진 사회적 모순과 그를 바라보는 작가적 시선은 단순히 게임이라고 가볍게 볼 수준이 아니다.

[바이오쇼크]를 통해 우리시대 게임의 진화는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보자.


게임은 정녕 마약인가? (바이오쇼크에 대해) (1) | 인스티즈

바이오쇼크 시리즈, 우리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바이오쇼크, 비극의 서막



2007년은 게임시장은 그야말로 [바이오쇼크]의 해였다.


처음 PC와 엑스박스용으로 발매되고, 이후 플레이스테이션3용으로 발매됐다.

게임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대체역사’가 적용된 스토리를 채택했다.

대체역사는 SF의 하위 장르로 ‘실제 역사가 다르게 전개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 하에 그 뒷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기법이다.

주인공 잭은 비행기 추락사고로 대서양 한가운데 불시착한다. 바다위에 난파당한 그는 작은 등대를 발견하고 그곳을 통해 수중도시 ‘랩처’로 들어간다.

주인공은 인간의 탐욕이 부른 거대한 재앙, 랩처의 비밀을 밝히고 그곳에서 탈출해야 한다.

게임은 정녕 마약인가? (바이오쇼크에 대해) (1) | 인스티즈

게임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바이오쇼크.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바이오쇼크]에 느낀 첫 인상은 독창적인 미술이다.

배경이나 캐릭터 디자인은 게임의 범주를 넘은 하나의 작품에 가까웠다.

무거운 스토리라인과 그로테스크한 게임디자인은 수중도시 렙처의 참혹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다.

게임은 1920~30년대 건축과 풍경, 복식, 음악 등을 사실적으로 고증했다.

특유의 사운드는 공포감을 배가 시켰다.

잡음이 잔뜩 섞인 라디오에서 쉴 세 없이 들리는 목소리, 멀리서 들리는 소녀의 비명소리, 스산한 바람소리와 함께 기분 나쁜 금속음 등 폐쇄공간에서 벌어지는 극도의 긴장감을 소리로 묘사했다.

사전지식 없이 시작한 게이머들은 초반에 등장하는 ‘리틀시스터’와 ‘빅대디’의 엽기적 모습에 오금을 저릴지도 모른다.

이 게임은 유저들에게 다가서는 접근방식부터가 달랐다.

말초적인 재미보다 깊이 있는 주제로 다가갔다.

킬링 타임용 팝콘무비가 아닌, 심오한 메시지의 예술영화를 감상한 듯한 느낌이다.


철학과 심리와 도덕을 다룬, 최고의 게임


게임방식도 독특하다. 액션과 RPG를 접목한 특유의 게임성은 더욱 견고해 졌다.


플레이어는 랩처를 탐험하면서 돈을 모으고, 이 돈을 이용해 탄약, 체력 등을 보충할 수 있다.


[시스템쇼크2]처럼 중요한 물건을 해킹해 사용할 수 있으며, 해킹은 퍼즐방식으로 제공된다.


플레이어는 게임상 중요한 아이템인 ‘플라스미드(렙처에 사는 사람들을 타락시킨 물질)’을 이용해 다양한 공격을 할 수 있으며, 과다 사용하면 인간성이 훼손되어 추악한 모습으로 변한다.


멀티엔딩도 도입했다. 간혹 등장하는 ‘리틀시스터’를 살리냐 죽이느냐에 따라 엔딩이 바뀐다.


플레이어의 도덕성이 게임의 스토리를 좌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게임은 정녕 마약인가? (바이오쇼크에 대해) (1) | 인스티즈

폐쇄 공간 렙처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을 다뤘다.


이런 독특한 요소들로 인해 [바이오쇼크]는 2007년 최고의 게임으로 올랐다.

언론들의 극찬도 이어졌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선 “철학과 심리와 도덕을 탐구할 전적으로 새로운 도구”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예술작품에 비견되는 찬사다.

[바이오쇼크]는 올해의 게임상(GOTY)을 휩쓸며 2007년 최고의 게임에 올랐다.

물론 전 세계 300만장이 판매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단순한 흥행을 넘어 게임서사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바이오쇼크]가 가진 의미는 크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디스토피아


"사람들은 자신이 흘린 땀의 대가를 주장할 수 없는가?

워싱턴 사람들은 말한다. ‘없다, 그것은 가난한 자의 것이다’

바티칸 사람들은 말한다. ‘없다, 그것은 하나님의 것이다’

모스크바 사람들은 말한다. ‘없다, 그것은 모두의 것이다’

나는 대답을 거부했다. 나는 불가능을 선택했다.


예술가가 검열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시,

과학자들이 사소한 윤리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도시,

위대한 이들이 사소한 것에 제약 받지 않는 도시…

자신을 위해 흘릴 땀이 있다면 랩처는 언제라도 당신을 환영한다."


- 바이오쇼크 등장인물 앤드류 라이언의 대사


[바이오쇼크]는 시리즈마다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던져준다.

1편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가져온 신자유주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1편의 배경이 되는 수중도시 렙처는 개인의 완전한 자유가 보장된 도시다.

렙처를 만든 ‘앤드류 라이언’은 게임의 또 다른 주인공이기도 하다.

2차 대전 후, 소련의 공산주의와 미국의 민주주의에 환멸을 느낀 그는 대서양 한가운데 완전한 자유가 보장된 도시를 건설한다.

그가 구상한 사회는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는 자유방임주의 국가다.

라이언은 라디오(언론)와 광고를 통해 통제 없는 자유주의가 새로운 유토피아를 가져올 것이라 역설했다.

그렇게 창조된 렙처라는 도시에 수많은 계층들이 몰려들었다.

자본가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과학자는 윤리에 구애받지 않기 위해, 예술가는 검열로부터의 자유를 위해, 각자의 욕망에 충실한 국가를 구현했다.

게임은 정녕 마약인가? (바이오쇼크에 대해) (1) | 인스티즈

완전한 자유방임국가를 건설하려 했던 엔듀르 라이언.

하지만 자유방임 국가의 결과는 비극이었다.

부의 불균형이 이루어지고, 결국 사회는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극단적 대립으로 좁혀졌다.

이들의 갈등은 결국 렙처를 끔찍한 디스토피아로 만들었다.

게임은 모든 것을 개인의 자유의지에 맡긴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비판한다.

소름끼치는 부분은 게임에서 벌어진 온갖 참상들이 단지 게임 속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임은 정녕 마약인가? (바이오쇼크에 대해) (1) | 인스티즈

대서양 한가운데 설립된 수중도시 랩처는 끔찍한 지옥으로 변한다.


1970년대 시작한 신자유주의 운동은 소수 이익집단이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가능한 많은 분야에서 사회를 지배하도록 만든 장치로 변질됐다.

2009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이런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 금융위기, 사회 양극화, FTA, 민영화 논란 등도 결국 신자유주의 정책에 근간을 두고 있다.

* 아래는 바이오쇼크 1편에 대한 엔하위키 미러 일부 내용 발췌

미국의 자유의지주의 아인 랜드(Ayn Rand)의 유명 소설인 <아틀라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실제로도 게임 설정상 여러 가지 오마주들이 있다. 그런데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아인 랜드의 사상을 그대로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거꾸로 비틀어 버렸다.

가령, 작중 아인랜드 사상의 대변자인 앤드루 라이언을 보면, 나름대로 카리스마와 신념을 갖춘 위대한 인물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익이 달린 면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도덕적이고 편협한 인간으로 묘사된다.
자신의 생산물을 일부분이라도 사회와 공유하느니 아예 아무도 가질 수 없도록 파괴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며 권력 유지와 이윤을 위해 리틀 시스터 빅대디, 스플라이서로 대표되는 아담 산업과 인체 개조 등, 비도덕적인 제도 운용을 조장하는 추악한 자본가의 모습을,
나중에는 무고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고 죽이는 폭군으로서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이 주제인 바이오쇼크 2를 고려하지 않고 1편만 본다면, 시종일관 아인 랜드의 극단적인 자유의지주의를 이리저리 비꼬면서 비판한다.
어떤 정부의 간섭도, 규제와 법도, 사회적 윤리도 배제한 자유의지주의자들의 낙원으로 건설된 랩처는, 통제되지 않는 개인들에 의해 내전 상태에 빠져 붕괴한다.
앤드루 라이언이 믿었던 '위대한 사슬'이나 '자유 시장'은 내전 중에도 공격 플라스미드나 탄약 자판기 따위를 이용해 돈을 버는 데 급급할 뿐, 전쟁을 멈추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그나마 붕괴하는 랩처를 구원하려고 노력했던 이성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살해당했고, 랩처는 결국 걷잡을 수 없이 몰락하기 시작하여 광기가 넘치는 디스토피아가 되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며 가지게 된, 랩처를 진정으로 구원하는 방법은, 자유의지주의자인 아인 랜드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비이성적인 감정'이라고 여겨 깎아내렸던 (리틀 시스터에 대한) '동정심'과 '박애'였다.


요약하면 극단적 자유의지주의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2편에서는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주제가 약간 바뀌긴 했지만, 그럼에도 1편과 2편 모두 좌와 우를 막론하고 극단주의는 파국으로 흐른다는 점과 과도한 엘리트주의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미친 세상을 향한 돌직구

[바이오쇼크]는 여러모로 불편한 게임이다.

화면 가득 피갑 칠을 해대는 엽기적 장면과 기괴한 캐릭터들은 웬만한 인내력으로는 견디기 힘들다.

폐쇄공간 속에서 점점 미쳐가는 세상은 한편의 지옥도를 연상시킨다.

특히 아동학대를 연상시키는 ‘리틀시스터’의 설정은 미국에서도 논란이 됐다(기획단계의 리틀시스터는 더 끔찍하게 묘사됐지만 발매직전에 수정됐다고 한다).

스토리는 관련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지도 못할 정도로 복잡하게 꼬여있다.

그 많은 대사를 꼼꼼히 읽어봐야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

여기 저기 복선을 숨겨두고 끊임없이 플레이어를 뇌를 혹사시킨다.

액션자체도 [콜오브듀티]나 [헤일로] 같은 게임에 비하면 밋밋한 수준이다.

가볍게 게임 한판 하기 에는 불편한 게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런데 이 불친절한 게임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바이오쇼크]는 우리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단순히 권선징악적인 내용이 아니다.

세계대전의 비극을 가져온 전체주의, 세계 경제를 붕괴시킨 신자유주의, 빈부격차, 집단이기주의, 인종차별주의, 종교 갈등 등 지금 인류가 처해있는 고민에 진지하게 물음을 던진다.

게임이 불편한 이유는 끔찍한 화면과 복잡한 스토리 때문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엔딩을 본 후에도 두고두고 생각하게 하는 그런 게임이다.

게임은 정녕 마약인가? (바이오쇼크에 대해) (1) | 인스티즈

제작자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2011년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를 보며 게임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 참고

- 바이오쇼크의 세계관과 역사에 대해

http://blog.naver.com/cjsworhkdgnl/110120778888





바이오쇼크라는 게임에 대해 궁금하다면 제가 쓴 게시글 검색을...


게임방에 올리면 시간내서 썼는데 묻힐까봐 유쾌방으로 잠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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