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연경
2. 김희진
*허구
*퀴어
조금 길어요
1. 김연경
새롭게 알게 된 사람이 있다.
잘해주려는게 눈에 보여서 고맙기도 하고.
때론 기분이 묘하다. 모두한테 잘해주는것 같은데 자꾸 신경이 쓰인다.
마치 학창시절에 좋아하던 남학생을 쫓아다니던 기분이랄까. 나는 눈빛만으로 그 사람을 쫓는다.
오늘은 그 사람과 한강에 가기로 했다.
시원한 밤공기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 나를 보곤 슬며시 웃는다.
"나 한강 처음이야."
잔잔한 강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오는건 처음이네."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다 심쿵스 한 말에 눈을 떴다.
"뭐라고?"
"좋아하는 사람이랑 오는건 처음이라고."
"야." 하곤 표정을 굳혔다.
"아, 그런뜻 아닌데. 내가 아끼는 좋아하는 사람 말한거야."
혹시나 했지만 다급하게 붙이는 말에 실망감이 들었다.
살살 걷다가 잔디에 돗자리를 깔았다.
이건 또 언제 가져왔어? 라고 물으니 한강 데이트 치니까 나오던데 하고 낑낑대며 자기보다 큰 돗자리를 깐다.
같이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다 꼬르륵- 하는 소리에 와하하 하고 웃는다.
"배고파?"
"응.."
"기다리고 있어. 맛있는걸로 사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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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양손 가득 들곤 뒤뚱뒤뚱 걸어온다.
"많이 샀네?"
"그럼. 누구 먹일건데."
배를 통통 치며 잘먹었다- 라고 말을 뱉으니 흐뭇하게 웃는다
고마운 마음에
"고맙다. 덕분에 좋은 추억거리 생겼네."
라고 하니
"뭘.. 나도 좋다. 같이 있어서."
또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맥주를 한모금 한모금 마시다보니 알딸딸해졌다.
얼굴도 흐릿해 보이고 발음도 어눌해졌다.
이 정도면 될 것 같다
할 수 있겠다.
"여언경아."
"뭐야, 벌써 취했어?"
"나 안취했는데에.."
"취했구만, 뭘."
가만히 홀짝이며 마시고 있는 김연경에게 가까이 다가가 뒤에서 안았다.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다가오는걸 몰랐는지 안자 당황한 목소리가 들린다.
"ㅇ..야. 왜그래."
정신을 붙잡고 최대한 또렷한 목소리로 내 마음을 드러냈다.
"나 헷갈려. 이게 사랑인지 우정인지. 근데 연경아, 너만 보면 자꾸 떨려오는게 사랑인것 같아.."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는 김연경.
"사랑 맞아." 라고 말하곤
"나도 너만 보면 떨리거든
사랑해."
2. 김희진
빼빼로 데이.
나는 이 날이 제일 싫다. 받아본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 이런 날은 왜 있는지.. 휴..
서로 빼빼로를 건네는걸 멀뚱히 보고 있으니 지금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해진다.
고개를 젓곤 한숨을 쉬었다.
그때, 내 눈앞에 정성스럽게 포장된 상자가 보인다.
고개를 들자 긴장된 표정으로 날 보고 있는 학교에서 몇번 마주친 사람.
"ㅇ..어..저 그게.. 이거 좀 남아서.."
상자를 건네곤 긴다리로 펄쩍 펄쩍 뛰어간다.
남는거 줬다니까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뭐 어때?
처음 받아보는거라 살짝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성스럽게 싸인 포장을 뜯곤 상자를 열어보니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은 빼빼로들이 보인다.
귀여워- 근데 이거 남은거 맞아? 너무 예쁜데..
집가서 아껴먹다가 한순간에 폭풍 섭취해버렸다.
이틀후, 도서관에 가고 있는데 저 멀리에서 빼빼로 준 사람이 걸어온다.
고맙다고 인사도 할겸 가까이 가니 날 보곤 눈이 커진다.
"저.. 빼빼로 고마웠어요. 맛있게 잘 먹었네요."
"ㅇ..아. 네."
"손재주 좋으신가봐요. 엄청 예쁘더라구요."
가만히 듣고 있던 그 사람이
"저기요. 뜬금 없으실 거라고 생각하실것 같은데 저 좋아하는것같아요, 당신.
보고만 있으면 내 마음 못 전할것같아서.
남는거 줬다고 한거 기분 나빴어요?
미안해요. 부끄러워서 남는거 줬다고 한거에요."
하고 말한다.
"안 더듬으시네요."
"연습했어요. 떨면서 안하려고. 근데 너무 두서없이 머릿속에 있던 말 다 내뱉었네요. 하하.
대답 하나하나씩 해줄거죠?"
하고 민망하게 웃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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