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어주의
+ 뭔데 길어진 느낌...
1. 김연경
게녀와 김연경은 거의 10년 가까이 만난 연인이야
김연경이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에도 곁을 지켰고
장거리 연애가 오래 지속될 때도 흔들리지 않았지.
그렇게 10년이 흘렀어..
그리고 두 사람의 나이가 서른을 코앞에 두고 있었어.
김연경은 리우 올림픽으로 더 높이 날아올랐고
게녀는 여전히 그리고 어쩌면 영원히 숨겨진 사람이 될지도 몰랐어.
그래도 게녀는 김연경의 곁을 지키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김연경의 에이전트가 게녀를 찾아와.
![[고르기] 이별의 순간 그녀는 (퀴어) | 인스티즈](http://www.instiz.net/images/blank.gif)
'본론만 하죠. 연경의 곁에서 떠나요.'
'...다짜고짜 이게 무슨...'
'연봉 15억+@,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커리어를 망치고 싶나요?'
'하지만..'
'간신히 기사를 막았습니다. 그 기사 한줄이면 김연경의 선수생활 장담할 수 없었어요.'
사실은 연경이 한걸음 씩 나아갈 때 마다 고민 했었어.
게녀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걸 모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들키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누군가 게녀와 김연경의 관계를 알아 낸 모양이었어.
그래.. 드디어 항상 마음 한 구석 준비했던 이별이 다가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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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아 난데.. 숙소야?'
'응 숙소 헬스장~ 왜 우리게녀 나 보고 싶어?'
'응.. 나 숙소 앞인데.. 잠시 나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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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언제 왔어. 출발할 때 전화하지. 데릴러 나갔을 텐데.'
마무리 운동 중이었던 듯 연경은 훈련 복을 입은채
허겁지겁 나온 기색이 역력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녀를 마주하자마자
함박웃음을 띄는 얼굴에 순간 울컥 눈물이 나려고 해
![[고르기] 이별의 순간 그녀는 (퀴어) | 인스티즈](http://www.instiz.net/images/blank.gif)
'너.. 울어? 왜.. 왜 무슨일 있어?'
'연경아..'
'어어 나 여기 있어. 다 말해. 다. 내가 해결해 줄게.'
'....'
'누가 내새끼 괴롭혔어. 다 죽여버릴라...'
'... 연경아.'
순간 게녀의 표정을 보고 불안함을 느낀 듯
김연경이 급하게 게녀의 말을 막아.
![[고르기] 이별의 순간 그녀는 (퀴어) | 인스티즈](http://www.instiz.net/images/blank.gif)
'오느라 피곤하겠다. 나 외출증 끊어올게. 나가서 같이 자자.'
'.. 잠시만. 나 할 말 있어.'
'좀 있다가.. 있다가 해.'
'지금 해야해.'
'잠시만... 게녀야.'
'우리..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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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게녀야.. 나 훈련중에 나온거라.. '
'부상 당하지 말고, 계속 계속 사랑받는 선수로.. 행복하게 살아주라.'
'왜... 너는 날 사랑해 주지 않는데.. 내가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아야 해?'
'뒤에 숨어 있기가 힘들어.. 감춰진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아.. 너는 날아 오르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라 슬퍼.'
![[고르기] 이별의 순간 그녀는 (퀴어) | 인스티즈](http://www.instiz.net/images/blank.gif)
'언제부터.. 내가 너를 힘들게하고 슬프게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건데..?'
'아주 오래 전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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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이 힘들어..?'
'응...'
'그렇게 말하면... 내가 잡을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이제 나 놔주라.'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는 게녀의 뒤로
김연경리 간신히 울음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어
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발걸음을 옮기는데.
![[고르기] 이별의 순간 그녀는 (퀴어) | 인스티즈](http://www.instiz.net/images/blank.gif)
'한번만 돌아 봐 줘.'
'...'
'벌써 네가 흐릿 해 지려고 그래서... 죽을 것 같아서.. 그래.'
'그렇게 잊어.'
'난 절대로 너 없이 행복한 선수가 될 수 없어.'
'....'
'내가 필요한건 네 사랑 하나 뿐인데.. 너 없이 어떻게 내가 행복할 수가 있어.'
2. 김희진
게녀는 김희진의 소속팀 물리치료사이자
김희진과 3년째 연애중인 연인이야.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갔던
김희진이 드디어 팀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브라질에서 큰 부상은 없었는지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있었던것 같은데
괜찮아졌는지 걱정이 돼
그래서 멀티실에서
리우에서 있었던 경기를 죄다 돌려보고 있는데..
누군가 게녀를 찾아와.
![[고르기] 이별의 순간 그녀는 (퀴어) | 인스티즈](http://www.instiz.net/images/blank.gif)
'게녀씨 잠시 나 좀 볼까?'
소속팀 감독님이었어.
평소에도 잘 웃어주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유독 굳은 얼굴이 무슨 문제가 생겼나 싶었어..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팀이 주목을 좀 받고 있는데 알고 있나?'
'네, 팬카페도 생기고.. 그렇더라구요.'
'그 인기의 중심에 김희진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겠네.'
'아..네. 그럼요.'
'그럼 알고 있을테니 돌려 말하지 않겠네. 리우를 계기로 희진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테니까. 게녀씨가 좀 빠져 줘야 겠어.'
언젠가 듣게 될 지도 모르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어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상상보다 훨씬 아팠지.
그래도 늘 이 순간을 상상했었으니까..
게녀는 상상했던 대로 마지막을 준비해
그리고 드디어 김희진이 소속팀으로 복귀를 했어.
짐도 풀지 않고 물리치료실로 바로 달려온 김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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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녀야!! 나 왔어어...'
'왔어? 아픈데는 없고?'
'너 보니까 아픈거 싹 가셨어. 아... 진짜 보고싶어 죽는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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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 없는 사이에 더 예뻐져? 불안해서 어디 두고 가겠어?'
'뭐래.. 발목 좀 보게 앉아봐.'
'아.. 진짜 내여자 너무 완벽한거 아니야? 나 발목 아픈건 또 어떻게 알았어?'
'.. 빨리 앉아..'
그저 얼굴 봐서 좋은지
김희진은 게녀에게 매달려 여기저기 만지작 거리며
함박웃음을 지어.
게녀는 차마 얼굴을 마주 볼 자신이 없어서
그런 김희진을 간신히 떼어내 앉혀두고
영상으로 좀 문제가 있어 보였던 발목을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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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찜질을 하고..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주문을 외웠어.
'근데.. 게녀야 왜 나 안봐? 나 안보고 싶었어?'
'발목 한동안 테이핑 좀 하고 있어야 겠다.'
'나 좀 봐봐아..'
'희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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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무섭게 불러... 불안하게.. 나 뭐 잘못했어?'
'.. 아니 잘 못 안했어.'
'그럼 왜 그래..?'
'희진아.. 나 다른 사람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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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왜그래~ 장난치지 마아... 무섭게...'
'그리고 나 팀 옮길거야. 내일 나가기로 했어.'
'...게녀야.'
'발목 무리하게 쓰지말고, 체력 관리 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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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장난이지? 나 놀리는거지?'
'좋은 사람이야. 그 사람. 항상 내 옆에 있어주는..'
'나.. 나 이제 올림픽 끝나서 어디 안가.. 진짜 어디 안갈건데...'
'나 너무 외로웠거든.. 매일 훈련하는 널 기다리는 거.. 올림픽 준비한다고 얼굴 한번 못본 시간도 너무 길고.. 거기다 앞으로 또 그런일 아주 많이 생길거고. 나 그거 싫어. 나는 내 곁에 있어줄 사람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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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사람이.. 내가 아닌거네...'
'그래.'
'.....'
'희진아. 좋은 사람 만나. 나 같이 이기적인 애 말고.. 착하고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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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나 너말고 다른 좋은 사람 필요 없단 말야..'
'....'
'나 버리지 마아...'
'미안.'
눈물을 떨구는 김희진을 뒤로하고 물리치료실을 나섰어
내일 떠날 계획이었지만
더 이상 지체했다간
오히려 게녀가 매달릴 것 같아서
지금 당장 이곳을 벗어나야 할 것 같았어
그렇게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후다닥 달려나온 김희진이
울먹이면서 게녀의 팔을 붙잡아.
![[고르기] 이별의 순간 그녀는 (퀴어) | 인스티즈](http://www.instiz.net/images/blank.gif)
'두번째도 괜찮아.'
'..뭐?'
'그 사람 다음이어도 괜찮아...'
'김희진..'
'그냥 .. 곁에 있게만 해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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