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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글은 여기서

화재 전 홍예문 용 그림.

복원 후 홍예문 용 그림.

1963년 (단청공사 이전) 용 그림
여기에는 예산과 전통기술 재현의 한계 등 현실적인 요소도 개입한다. 언론에서는 ‘전통’을 국산 재료, 천연 재료, 한민족만의 고유한 기법, 현대 문명과 기계의 거부 등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현실과 타협해 전통을 ‘재구성’한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 재료나 쓸 수는 없다. 그래서 문화재청은 사용 가능한 재료를 지정, 관리하고 있다. 지정된 재료는 크게 전통 안료와 구한말부터 수입된 현대 합성 안료로 나뉜다.

황단(黃丹), 조선시대 단청에 쓰인 화학안료들 중 하나. 전통안료 중 일부는 화학안료이다. 전통이란 인위의 반대가 아니다.
숭례문 단청 박락을 둘러싼 핵심 문제, 정말 저질 아교였는가?
이번 숭례문 단청 박락 후 일어나는 논란은 특히 안료를 부착시키는 접착제에 집중되어 있다. 안료는 ‘칠하는 재료’로 색을 내는데 사용한다. 접착제는 비단, 목재, 종이 등 바탕재와 안료를 이어 붙여준다. 전통 회화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한가지의 접착제가 사용된다. 바탕재 위에 전처리를 하는 바인더, 바탕재에 안료를 접착시키는 미디움, 안료가 묻어나지 않도록 처리하는 바니쉬까지, 이 모든 작업에 거의 한 가지의 접착제를 사용한다.

이처럼 바탕재에서 안료층이 탈락되는 현상을 박락이라 한다.
아크릴에멀전 사용 단청은 약 15년 이상, 아교 사용 단청은 그보다 조금 더 오래 채색층이 버틴다고 하나 어떤 접착제든 시공자의 능력, 주변환경, 일광과 각종 온습도 조건 등 모든 환경적 영향을 받기에 절대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다.
지금까지 복원한 대다수의 단청은 안료로 ‘아교’가 아닌 합성수지인 ‘아크릴에멀전’을 썼다. 그러나 이번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는 ‘아교’를 접착제로 사용하였다. 아교는 중국·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3국의 대표적 전통회화 접착제이다. 여기에 대해 왜 국내산이 아닌 저질 일본산을 썼느냐는 비판이 있다. 심지어 “국보 1호 숭례문이 일본 안료의 교보재가 됐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회화용·공예용 아교를 추출하는 곳은 없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한국에서 아교를 수출한다고 항변하지만,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아교는 식품용, 공업용이다. 회화용·공예용 아교는 대기오염 피해와 수지타산의 문제로 이미 70년대에 생산이 중단되었다. 재료를 제대로 생산하지도 못하는 한국에서 저급 일본산 아교를 사용해서 박락됐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위 인터뷰이의 말에 따라, 식품용젤라틴(아교)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접착력은 우수하지만 이를 회화에 적용하면 채색층이 딱딱해지며 깨지기 쉽다. 이에 반해 공예용 아교는 상대적으로 접착력은 약하지만 순도가 높지 않은 만큼 유연하고 견고하게 채색층을 지탱한다. 더군다나 이번 복원에서는 알아교가 사용됐다. 알아교는 농도가 진해 목재회화에 적합한 재료다. 때문에 재료 자체를 탓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좌)식용 젤라틴: 약 캡슐 등에나 쓰임. / (중)막대 아교: 언론에서 이번 복원에 사용했다고 많이 보도했는데 전화확인상 알아교였음. / (우)알아교
왜 평소처럼 아크릴에멀전을 쓰지 않고 아교를 썼는가?
또 왜 평소처럼 아크릴에멀전을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비판도 있다. 미안하지만 아교는 우수한 재료다. 나무는 뒤틀리고 부피도 계속 달라지기에 목재 위의 회화도 그에 따라 잘 늘어나야 보존에 유리하다. 아교는 나무와 동시에 습기를 머금고 뱉고 유연하기에 나무와 한몸처럼 수축, 팽창한다. 나무에 해를 주지 않고 통풍성 또한 우수하다. 잘 갖춰진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회화보존이나 단청에 아교보다 더 좋은 재료는 아직까지 없다. 아교에 반하여 아크릴에멀전은 피막을 잘 형성해주어 습기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회화층이 깨지고 떨어져 나갈 위험성이 더 크다.
위의 이미지는 이번 숭례문 단청 복원과 동일한 재료(봉황 수간분채 + 막대아교)를 이용한 작업물이다. 보다시피 문제 없이 깔끔하게 작업이 완료됐다. 봉황 분채와 아교 모두 화가들이 애용하는 재료로써 기능적으로는 검증이 되어 있다. 다시 강조하자면 재료 자체에 문제가 있지 않다.
그런데 숭례문 복원 이전까지 왜 ‘아교’가 아닌 ‘아크릴에멀전’을 사용했을까? 접착의 유지와 박락의 관건은 주로 접착제와 안료의 ‘안전한 용법’에 있다. 그리고 아크릴에멀전이 더 안정적으로, 보다 손쉽게 칠이 가능하다. 아교는 매우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 안료다. 채색층의 아교농도는 바탕재에 가까울수록 진해야 한다. 이 농도가 역순이거나, 안료 입자 크기에 따라 조금씩 상이한 아교농도를 조절하지 못한 경우, 혹은 과도하게 층이 많은 경우는 안정적인 교착이 어렵다. 때문에 아교 전통을 다시 쓰려면 연구와 내공이 필요하다.
진짜 문제는 전통에 대한 이해가 없는 주먹구구식 주문
이번 숭례문 복원 작업은 ‘전통 복원’을 내세우며 이례적으로 전통 안료인 아교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번 복원의 총대를 맨 홍창원 단청장은 단청을 처음 배울 시절부터 합성수지와 합성안료를 썼고, 아교와 봉황 수간분채의 배합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없이 갑자기 아교를 쓰라고 하면서, 더군다나 시간과 예산마저 촉박하게 주면서 좋은 결과를 내놓으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문이다.
결국 이번 숭례문 복원에서 드러난 문제는 문화재에 관련해 평소 연구없는 밑천이 드러난 결과다. 그저 단청장을 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다뤄 보도록 하겠다.
부천당원 손문양: 전통문화연수원에서 지류회화문화재 모사 및 수리복원 전공 전공
한국만화영상진흥원 komacon, 동양화 강사 ,

물론 과다 홍보비용은 문제가 있지만, 단순 재료비의 문제는 아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의혹받고 있는 단청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우리에게 주어진 고민과 방책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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