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n.nate.com/talk/334017213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ㅠ
하나도 빠짐 없이 모두 읽었어요
몇 시간 만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댓글 주실 줄 몰랐어요
글 올리면서 솔직히 쓴소리도 많이 들을 거 같아
댓글수 보고 겁 먹었는데
대부분 저를 이해해주시는 거 같아..
글 올릴 땐 화나고 속상해서 눈물이 났는데
지금은 위로받는다는 느낌에 눈물이 나네요ㅠ
앞으로 저도 다른사람들 힘들 때 많이 공감해주도록 하겠습니다
아 다시 한 번 방탈 죄송합니다
며칠전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소개팅을 시켜준다고요
저는 얼마전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중이었어요
거절하자 남자는 남자로 잊어야 한다며
그리고 나이도 있으니(스물아홉입니다) 올해 지나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만나보라며
계속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꼭 소개해주고싶은 남자라고 하여
결국 만나보기로 했어요
별 관심이 없던지라 남자에 대해 별로 물어보지도 않았고
나이와 하는일에 대해서만 물었는데
친구는 그저 직접 만나보라고만 했어요
평소같음 이것저것 물어봤겠지만
저도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기에
그냥 나가게됐어요
그래도 한 편으론 정말 좋은 남자가 나와서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단 헛된 희망도 잠시 가졌어요ㅠ
그리서 막상 당일이 되니 기대도 되고 엄청 꾸미고 나갔어요;
비도 오는데 고생해가며 약속 장소에 갔고요
참고로 약속 장소는 친구와 자주 가는 카페였어요
상대남자분이 먼저 앉아서 커피 한잔 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첫이미지는 외모도 괜찮고 인상도 좋았어요
근데 저를 보더니 인사도 대충하고
계속 실실 웃더라고요
대놓고 웃는게 아니라
몰래(?) 웃는? 어쩔 줄 몰라하며 웃는.
같이 자리에 앉아서도 말도 잘 안 하고
내가 묻는 말에만 단답으로 얘기하고
고개 숙이고 계속 이마 긁고
숙인 얼굴 아래는 계속 웃고 있고
그때까지도 이상한 건 눈치못채고
그저 부끄럼이 많아 이런 자리가 어색한가
아님 내가 너무 맘에 안들어서 웃음이 나나 싶었어요
제가 말 안 하면 조용~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잘 못견디는 제가
계속 대화를 주도 하다가
나중엔 그냥 집에 가고 싶어졌어요
삼십분 정도 지났는데 나혼자 힘 다빠지고
상대도 나에대해 별 관심이 없어보이고
그런데 그냥 일어나서 나가자고 하기엔
친구가 주선해줬는데 경우가 없어보일까봐
아무리 상대는 나에게 배려없이 행동해도
예의있게 피곤해 보이는데 비도오고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가자는 식으로 얘기했어요
근데 갑자기 남자가 내 뒷쪽을 보며 막 웃더라고요
아까부터 뒷쪽을 힐끔힐끔 보긴 했는데
그제서야 제가 뒤를 돌아보니
친구가 배잡고 웃고 있더라고요
저는 놀라며 너 거기 있었어? 물었고
친구랑 남자는 계속 웃고
저혼자 멀뚱멀뚱 상황파악 못하고 있었어요
한참을 웃더니 친구가 우리테이블로 오는데
제 옆에 아니라 남자 옆에 앉더라고요
그러더니 남자랑 깍지를 끼며 손을 잡는데
그때까지도 전 멍~했어요
친구가 내 남친~하면서 또 웃음이 터져서 막 웃고
남자는 화장실 다녀온다며 갔어요
친구는 내년 봄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아직 남친을 소개시켜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친구가 소개해줘야 하는데만 반복하다가
이렇게 소개해준 겁니다
순간 온갖 감정이..
민망함에 헛웃음이 나면서
기분이 확 상하더라고요
그리고 잘보이려고 엄청 꾸미고 오고
계속 혼자 말 걸고
이랬던 방금 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며 민망하고
무엇보다 나를 갖고 논 것 같은 느낌에 몹시 더럽더라고요
너무 화가 나니까 화가 안나오고 할말을 잃었어요
친구는 진짜 몰랐어?
그때 사진 보여줘서(딱 한 번 엄청 잘 나온 사진 보여준 적 있음) 설마 속을까 했는데 ㅎㅎㅎㅎ
그리고 소개팅 관심 없다더니 엄청 꾸미고 왔네
내 남친 맘에 들었어? ㅎㅎㅎㅎ
진짜 지금같아선 따귀 한대 올리고 싶지만
그순간은 일단 화도 화지만 너무 당황해서
아무말도 안 나왔어요ㅠ 빙신같이
뭐 어떻게 말해야, 화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너무 상황이라
화장실 갔던 남친이 돌아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는데
그냥 일어나서 나왔어요
친구는 몇 번 나를 부르더니
따라나와보진 않더라고요
친구가 따라나왔어도 그냥 갈 거긴 했고 안 나오길 바랐지만 막상 안 나오니 기분이 더 더럽더라고요
집에 오는데 비도 오고
헤어진 남친 생각이 더 나더라고요
남친 없다고 더 하는 거 같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게 어제 저녁에 있었던 일이에요
집에 오는동안에도 연락 한 번 안 보내는 친구 보면서
마음속으로 친구를 정리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카톡이 몇 개 와있더라고요
어제잘들어갔냐
왜 그렇게 가버렸냐(여기서 다시 한 번 빡침)
정말 그렇게 모를 줄 몰랐다
재밌게 소개시켜 주고 싶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첫인상을 평가받고 싶었다 등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근데 미안하다는 말은 끝까지 안 하고요
그리고 낮에 다시 한 번 카톡이 왔어요
남친이 좋은 남자 소개시켜주겠대
하아.. 다신 얘기 안 하고 싶었는데
이 카톡을 보고 답장을 하게 됐어요
넌 지금 내가 남자 소개받지 못하게 돼서 화난 거 같아 보여? 라고 보냈더니
너 화난 거야? 에이~장난인데 뭘 그래 너 요즘 너무 예민한 거 아냐?
이거보고 그냥 다 끊고 차단했어요
너무 화가 나서 언니에게 얘기했더니
언니는 그냥 장난인데 예민한 거 맞는 거 같다고 하네요..
제가 정말 예민하게 반응한 걸까요
뭐 물론 평소같음 그냥 장난처럼 넘길 수도 있겠지만
헤어진 나에게 이런 장난을 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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