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n.nate.com/talk/334216265
(우선 목록에 맞지 않는 글 죄송합니다.
여기가 조언 얻기에 제일 적합하다고 들어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5살이고 남자친구는 28살,
만난 지 반 년 정도 됐습니다.
서로 의견이 너무나도 다른 부분이 있어서
보편적으로 어떻게들 생각하시는 지 여쭙고자 글 씁니다.
남자친구의 이모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남자친구에겐 어머님과도 같은 분이셔서
그 마음은 저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을 겁니다.
장례식 첫째날에 저도
돌아가신 이모님의 장녀 분(언니)과 안면이 있던 터였고
찾아가서 조의를 표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찾아 뵙고 조의금으로나마 위로의 마음 표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런 작은 것들밖에 없다고 생각돼서요.
섣불리 변변찮은 위로의 말 같은 것도
함부로 건내면 실례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멋대로 판단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니니까요.
그저 꼭 안아드리고
힘내시라는 말 밖에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장례식장에 오는데
왜 이렇게 화장을 진하게 하고 왔냐고 합니다.
저도 예의라는 걸 아는데,
장례식장에 가면서 당연히 화장을 진하게 하고 갈 수 없고,
단정하게 하고 가야 하고
그런 자리에 화장을 진하게 하고 가는 것 자체가
개념이 없는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화장한 것까지 열거하자면
파데 바르고 눈썹그리고 브라운 쉐도우로 쌍꺼풀라인만
연하게 바르고 립스틱 바른 게 다입니다.
립도 레드 계열이 아닌 연한 코랄핑크였습니다.
(+립제품 디올 립밤이라고 언급하라고 하셔서 수정추가합니다.)
남자친구는 그렇게 화장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하구요.
남자친구 입장에선
그래도 니가 내 여자친구된 입장으로 오는 건데
그렇게 오면 안 되지 않냐고 합니다.
그래서 가자마자 남자친구가 입술 지우라고 해서
화장실 가서 휴지로 닦아내고 인사 드렸습니다.
그렇게 장례식 끝나고 큰 일들이 다 끝난 다음 날
남자친구가
이모부님께서 니 여자친구 장례식장에 와줬는데
얼굴도 못 봤다고 고맙단 인사 하신다고 저를 부르셨다고,
같이 인사드리러 가자고 하길래
알았다고 옷을 입는데, 또 화장이 진하다고 합니다.
상 치른 집에 인사드리러 가는데,
왜 그렇게 화장을 진하게 하고 가냐.
제가 스모키화장을 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장례식장에서 찾아 뵐 때보다 더 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남자친구는 화장을 하고 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장문제로 평소 말이 많이 오갔던 터라
저도 폭발해서
정말 나는 이해가 안 된다고
도대체 왜 이런 화장으로 뭐라고 하는 거냐고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서로 언성 높이며 싸우는데,
남자친구가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합니다.
상주(언니) 친구들이 저를 가르키며
얼굴은 예쁜데 여우라고, 남자친구에게 조심하라고 했다고.
저와 안면식도 없고 말 한 번 섞어본 적 없는 분들이,
인사조차 못 나눠 본 생전 모르는 분들이
그런 식으로 저에 대한 뒷얘기 했다는 것 자체도
저로서는 사실 이해가 안 됐습니다만,
그런 얘기가 오고 가는 것 자체를
제가 어찌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니 논외로 친다 해도
그 말을 홧김에 남자친구가 제게 화내면서
말을 했다는 사실이 상처였습니다.
니가 화장기 없이 갔으면
그런 말도 안 나왔을 거라고 하네요.
처음엔 제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던 것들이,
너무 완강하게 말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이젠 제가 개념이 없는 이상한 사람인 건지,
점점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제가 정말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고요.
이모부님댁에 찾아뵈러 갔을 때도
남자친구 말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서
눈 화장한 거 손으로 문질러 다 닦아내고
비비느라 붉게 부어오른 거 팩트로 가렸습니다.
입술도 색깔없이 갔구요.
블러셔 한 것도 뭐라고 하길래
손으로 문질러서 없앴습니다.
진한 색상 아니고 손바닥 갖다 대면 없어지는 색상입니다.
남자친구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언니가 상 치른 입장에서 참 많이 힘드니까,
겉모습에도 신경 못 쓰고 초췌하게 있을 걸 배려해서,
또 어른들도 계시니까 화장기 없이 가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우고 간거구요.
그렇게 이모부님 댁 찾아 뵈었을 때
언니는 메이크업 상태였지만
남자친구에겐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남자친구는 글 좀 어디다 써서 올려보라고 합니다.
장례식장에 그렇게 화장을 하고 가는 게
맞는 건지 안 맞는 건지에 대해서요.
장례식장에 저렇게 화장하고 간 저는 녀인가요?
이 글을 올리기 전에
제 주변 친구들, 지인들에게도 물어봤습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남자친구와 다른 입장이였고
그건 제 주변사람들이라 제 편을 든 걸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정말 우리와 관련이 없는 분들이 내리는 판단이
객관적이라고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 올립니다.
남자친구는 보편적인, 대다수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저도 만약 보편적이게 다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아 내가 잘못된거구나 하고
깨닫고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 추워지는 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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