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는 연년생 남매고, 새언니는 저보다 세 살이 어립니다.
올해 29살이고, 오빠는 33살. 만난지 1년 6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아직 아기는 없구요.
지난 11월에 결혼해서 아직 1년도 안된 신혼입니다.
저는 2년 전에 오빠보다 먼저 결혼했고 역시 아이는 없습니다.
오빠랑 연년생이다보니, 동네에 공학 학교를 오빠랑 같이 다녔습니다.
딱히 그러려고 했던건 아닌데 고등학교때 동아리도 어쩌다 보니 오빠랑 같이 했습니다.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남매였어요. 물론 중학교때까지는 어마어마하게 싸웠죠.
근데 고등학교 가면서 오빠가 철이 들었는지... 물론 몸집도 커졌지만 그때부턴 안싸웠어요.
그렇다고 막 살가운 남매도 아니여서 돌림자를 쓰는데도 동아리 내에서 우리가 남매라는걸
저 고1 여름방학 지나고서야 알았어요. 영화 동아리였는데 영화를 만드는 동아리여서
방과후에 부원끼리 밤늦도록 모여 있을때도 있었고, 나름 분위기가 좋아서 잘 어울렸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모여서 놀아요. 며칠전에도 그 동아리 모임에 오빠랑 같이 갔죠.
새언니는 그날 야근이 있어서 안왔어요. 그래서 우리끼리 호프집에서 신나게 수다 떨면서 놀고 있었죠.
저녁 일곱시쯤 만났는데 실컷 놀다가 오빠가 전화 받으러 나갔어요. 그러고 20분은 안들어오더라구요.
당연히 오빠가 안들어오니까 친구들이 너네오빠 어딨냐고 저한테 묻기 시작했고
톡해도 답이 없길래 그냥 밖에 있나보다 하고 부르러 나갔어요.
건물 옆에 차 두 대 정도 댈 수 있는 주차장에서 통화중이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통화를 그렇게 오래 하냐고 말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제가 오는 줄 몰랐던 오빠가
“아, 그러면 나 조급해지잖아. 빨리가서 안고 싶다.”
라고 하더라구요. 순간 헉 해가지고 이거 아는척을 해 말아, 그냥 도로 들어갈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순간.. 설마.. 오빠가 바람을 피우나??? 란 생각이 들어서 소름이 쫙 끼쳤죠.
그래서 좀 더 숨어서 들어 보기로 했어요. 바람인줄 알고.
뭐 입고 있어? 같은 질문을 하고... 오빠가 지금 바로 갈 수는 없으니까 자지 말고 기다리라는 둥
각오하라는 둥 오늘 안 재울거라는 둥... 어우 친오빠가 그런 얘기하는거 듣고 있는게 곤욕이었어요 정말.
근데 우리 **이가 이러니까 내가 회식하다가도 집에 도망와서 이러다 부장한테 찍히겠어. 라더라구요.
**이는.. 우리 새언니입니다.... 다행인건 오빠가 바람피우는건 아니란거죠.
그래서 새 언니 이름 나오자마자 그 길로 그냥 후다닥 건물 입구까지 가서 큰 소리로 오빠 불렀습니다.
그제서야 전화 끊고 들어오더라구요. 들어와서는 5분쯤 앉아 있다가 피곤해서 오늘은 빨리 가봐야 할 것
같다며 후다닥 나가는데 나 참... 속으로 웃음이 나서요.
그게 금요일이었고 일요일에 엄마 집에 갔어요. 엄마가 고추장 담근거 가져가라고 해서..
도착하니까 새언니가 먼저 와 있더라구요. 키도 작고 몸도 마르고 생글생글 웃는 상이고 동안이에요.
근데 오빠랑 그런 통화를 하는걸 본의 아니게 엿듣고 나니까 아 자꾸 이상하게 보이는 거에요.
도대체 둘이 있을 때 어떤건가.. 뭐길래 저 곰같은 오빠가 저렇게 물렁물렁 녹아서 집에 뛰쳐가나
그런 생각 안하려고 하는데 거참 생긴 이미지랑 너무 안 맞아서 자꾸 궁금해 미치겠는거에요.
새언니랑 통화하는 줄 애초에 알았으면.. 아니 상상이나 됐으면 엿듣지나 않았을텐데!!
새언니가 워낙 살가워서 엄마한테도 막 앵기고 저한테도 그러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막 불편해 미치겠는거에요. 가족이라고 어색해지지 않은지도 얼마 안됐는데
갑자기 듣지 말아야 할걸 들어버렸더니... 한번도 스치는 생각으로도 해본적 없는
오빠와 새언니의 잠자리라니 아 정말 내가 왜 그 통화를 듣고 있었을까...
나도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면서 이상할 것도 없고 자연스러운거란거 알지만
그래도 오빠가... 저 작은 새언니랑... 이상하더라구요
담근 고추장 얘기하면서 고추를 옥상에 말렸더니 빠짝 잘 말라서~ 그리고 애초에 토실토실한거를
새애기가 잘 구해와서~ 뭐 이런 이야길 엄마가 하는데 이것도 영 불편하고
혼자 무슨 머릿속으로 시트콤 수준의 모노드라마를 찍다가
새 고추장에 비빔밤 해서 여자들끼리 양푼에 비벼 먹고 남자들 저녁에 라면이나 끓여주자며
엄마랑 새언니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고 떠들 때 전 불편해서 그냥 집에 왔네요..
저는 솔직히 남편한테 전화로 막.. 안그러거든요??
심지어 섹시한척 하는 스티커도 안보네요. 뭐 입었냐 그런건 왜 물어봐요..
우리 부부가 너무 무미건조한거에요? 새언니의 새로운 면모를 본게 너무 적응이 안되네요..
아, 우리 오빠의 새로운 면모는 더욱더 적응이 안되고요.
그냥 시간 지나면 이 어색함도 언젠가 가실 것 같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자꾸 닭살돋고 소름끼치고 그래요
그리고 웬지 울 남편한테 미안하단 생각도 조금 들고.....-_-
여기 분들도 남편이랑 그런 전화, 문자 같은거 하세요?
아 나만 이상한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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