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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7133 출처
이 글은 8년 전 (2017/1/12) 게시물이에요

를 포함한 모든 사이트로 긁어 가지 마세요



1. 차은우


보기 드물게 순하고 착한 친구, 얼굴값은커녕 호구도 그런 호구가 없는 애. 나랑 도대체 어떻게, 언제부터 친해졌는지 모를 잘생긴 단짝. 차은우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말고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결국 더럽게 잘생기고 더럽게 착한 사람이라는 표현이었다. 또래 남자애답지 않게 말을 거칠게 하는 법이 없었고, 못생겼다는 말을 장난으로라도 한 번 뱉지 않는 애였다. 그렇다고 해서 소심하거나 답답한 사람도 아니었다.

키는 우뚝 솟아 있는 주제에 웃는 얼굴은 정말 아기처럼 해맑아서 꼭 내가 지켜 줘야 할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차은우는 인기가 참 많지, 귀찮을 정도로.

[고르기] 우정의 선을 넘는 사소한 순간 고르기 | 인스티즈

"야, 너 진짜 죽을래? 누가 보면 내가 네 돌쇠인 줄 알겠네."

"미안, 진짜 미안해. 내가 꼭 잘 말할게. 기분 풀어, ㅇㅇ아."

"네가 퍽이나 그러겠다, 물러 터져 가지고. 이거 다 먹고 이 다 뽑히면 안 찾아오겠지.... 빨리 받아."

점심 시간 내내 차은우 비서마냥 '접수'했던 초콜릿이며 빵, 사탕들을 한아름 안겨 주고 자리로 돌아가 높이 쌓은 책 위로 고개를 묻었다. 온풍기 열로 가득한 공기가 답답했지만 식곤증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다음 시간 체육인가, 아... 영어였나.

기절하듯이 단잠에 빠졌다가 고개가 아플 때쯤 정신이 들었다. 일어나서 자세를 바꿀까, 아니면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까지 자세를 유지하고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소란스러웠던 교실이 차분해졌다. 벌써 선생님이 들어왔나 싶어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들었더니 교탁 바로 앞자리,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차은우의 단호한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금세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고르기] 우정의 선을 넘는 사소한 순간 고르기 | 인스티즈

"너희들이 이러는 거 곤란해. ㅇㅇ이한테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라서."

"ㅇㅇ가 주는 선물인 줄 알고 기대했다가 계속 실망하게 돼. 숨기는 게 좀 힘들어서, 그만했으면 좋겠어."

보기 드물게 순하고 착한 친구. 얼굴값은커녕 호구도 그런 호구가 없는 애. 이번에는 반드시 덧붙여야 할 말이 무언가 필요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차은우는 나에게만큼은 무서운 표정을 지을 줄 모르는, 그저 단짝인 줄 알았던.


2. 정수정

[고르기] 우정의 선을 넘는 사소한 순간 고르기 | 인스티즈


죽어도, 이 조용한 교실에 우리 둘만 남는대도 쟤랑 친해질 일은 없을 것 같아. 예쁘긴 예쁜데 우리랑 너무 너무 너무 거리가 느껴지지 않냐? 3학년 첫날, 같은 반이었던 친구와 쑥덕거린 게 무색할 만큼 수정이는 첫인상과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그걸 알게 된 건 우연하게 짝이 된 후 수정이가 건넸던 젤리를 통해서였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은 수정이를 차가워 보이게 만들었고, 늘씬하게 마른 몸과 예쁜 얼굴은 선입견을 더하는 데 충분했다. 세상에 둘도 없는 가까운 친구가 되어 졸업한 우리는 만날 때마다 그때의 얘기를 하곤 한다. 첫날의 오해, 짝이 되자마자 당황스러운 마음에 똥 씹은 얼굴로 친구와 눈빛을 교환하던 나, 친구를 사귀는 데 서툴어 겨우 내민 젤리, 쓸데없이 성실해서 우연찮게 이른 등교를 함께했던 우리.

[고르기] 우정의 선을 넘는 사소한 순간 고르기 | 인스티즈

"아, 창피하니까 얘기하지 마. 인터넷에 그렇게 나와 있었단 말이야. 마이쮸 주라고."

"그걸 누가 믿어. 세상 순수함 정수정이 다 쓸어 모았네. 대학교 친구들은 알아, 너 그런 거?"

얘기할 때마다 진짜로 부끄러워하는 게 눈에 보여 놀리는 맛이 있었다. 한참을 웃고 있다가 서서히 찾아오는 복통에 캘린더를 보니, 아, 오늘인가 보네. 배를 살짝 쥔 채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가 손끝이 차가워지는 게 느껴질 때, 더 이상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었다. 자꾸만 배가 쿡쿡 쑤셨다. 나 그 날이라서 좀, 화장실 다녀올게. 작은 파우치를 들고 옷에 피가 배어 당황스러울 만한 일이 없도록 손을 써 두고 다시 수정이를 마주보고 앉았다.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선 많이 아파? 하는 네게 적당히... 대자연 죽었으면, 사라졌으면. 농담을 건네니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가방을 뒤적거리다가 커다란 파우치를 꺼내 올려 놓는다. 늘 완벽한 얼굴로 화장 고치는 일이 없었는데, 얘가 언제부터 습관이 바뀐 거래. 어른 다 됐어.

"이거 먹고, 이것도 먹어. 1월이잖아."

"뭔데? 1월인데 뭐?"

"홀수 달마다 많이 아파했던 거 생각나서. 약 좀 가지고 다니래도 한 번을 안 들어."

커다란 파우치 안은 화장품이 아닌 물티슈, 핫팩, 초콜릿, 생리통 약부터 시작해 내가 이따금씩 찾는 면봉까지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었다. 놀란 눈으로 수정이를 바라보니 뿌듯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맞춘다.

[고르기] 우정의 선을 넘는 사소한 순간 고르기 | 인스티즈

"드디어 쓸 일이 생기네."


3. 이제훈


"솔직히 오빠, 되게 멍청해 보였어요. 세상에 무슨 사람이 길에서도 웃고 다녀요?"

"그게 선배한테 할 말이야? 족보가 덜 필요하신가 봐, ㅇㅇ 씨?"

하지만 사실인걸. 인생에 도움이 되는 선배와 친해지라는 조언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입학한 재작년, 가장 먼저 후보에서 제외된 건 제훈 오빠였다. 주는 술 거절 않고 다 마셔, 게임을 할 때마다 타겟이 되는 통에 벌개진 얼굴로 혀까지 꼬였던 이 선배는 인생은 고사하고 학교 생활에서 멀리해야 할 사람으로 보였다. 주변에 앉은 다른 선배들이 돌아온 학점 천재, 모든 교수님의 애제자라고 추켜 세우는 것도 그저 반어적인 농담일 거라고 생각하며 관심 밖으로 두었다. 나한테는 날 챙겨 줄 사람이 필요했으니까.

사람 일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듯이 오빠와 나도 그랬다. 체할 정도로 어색하게 밥을 먹던 때가 우스울 정도로 우린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어 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했다. 무슨 썸을 그렇게 공개적으로 타고 그러냐?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고지식한 사람들.... 어색해서라도 멀어질 법했지만, 특유의 그 바보 같은 얼굴로 웃어 넘기는 오빠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고르기] 우정의 선을 넘는 사소한 순간 고르기 | 인스티즈

'ㅇㅇ아, 너 시험 오늘 끝난댔지. 영화 보여 줄까?'

'뭐 개봉했어요? 그런 거 보고 싶다. 때려 부수고, 사람들 혼란하고, 나라 하나 다 터져서 영화관 소리 빵빵한 거.'

'장군감이야.... 비슷한 쪽이니까 끝나고 연락해. 정문.'

시험 기간이라 꼴이 말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본 지도 오래된 것 같아 두어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제훈 오빠는 이미 이 얼굴로 학교에서 몇 번이고 마주쳤는걸. 면역이 안 됐으면 오빠 잘못이고.

손이 빨개지도록 시험지를 가득 채우고 나오니 속이 다 후련했다. 오빠가 넘겨 준 예상 답안을 토씨 안 틀리고 외웠더니 꽤 수월한 시험일 정도였고, 심지어 깐깐한 교수님이 엿 먹으라는 식으로 던져 준 문제 역시 오빠의 필기 속 진한 형광펜으로 칠해진 글자를 살펴본 덕에 충분히 쓸 수 있었다. 이번 학기도 오빠 등에 탔네, 탔어. 한 시간 내내 하얀 종이에 집중한 탓에 오늘도 어김없이 마른 렌즈가 눈을 아프게 했다. 눈동자만 좀 컸으면 렌즈도 포기할 수 있었는데...

'오빠 어디예요? 나 지금 끝나서 내려가는 길. 와, 오빠, 진짜 천재인가 봐. 그냥 그대로 나왔다니까요?'

'수고했어, 목소리 들어 보니까 1등 확실하네. 지금 정문 앞 약국이니까 비슷하게 만나겠다. 천천히 와.'

뜬금없이 약국은 왜요? 필요한 게 있어서. 약국에서 필요한 게 뭐 있어. 환자예요?

건물에서 나와 전화로 평소처럼 투닥거리며 정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오빠는 도착해 있었다. 추운 날씨에 손은 빨갛게 얼어서 한 손은 휴대폰, 한 손은 주먹. 전화를 끊고 다가가자마자 오빠가 주먹 쥔 손을 펴 내밀었다. 어, 일회용 인공 눈물.

[고르기] 우정의 선을 넘는 사소한 순간 고르기 | 인스티즈

"뭐긴 뭐야. 너를 편안하게 만드는 건 전부 나한테 필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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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언제까지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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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 퓨ㅠㅠㅠㅠ 이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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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33333뭐야 설레잖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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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 다정한 제훈찜ㅠㅠ 발리네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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