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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_SGll조회 14841l 71
이 글은 7년 전 (2017/2/14) 게시물이에요

(스압)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말하는 '교육 대학교',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초등교사'로 살아간다는 것

안녕하세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열중하시는 오르비스 옵티무스 회원분들! 인터넷 서핑하다가 종종 방문했던 수험사이트인데,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여러 글을 읽어보니, 교대와 초등교사에 큰 관심을 보여주시는 학생들이 많아 시간을 내어 글을 씁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후 현재 경기도교육청 소속 초등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군필 현직 2년차 초등교사입니다. 지금 초등학교는 한창 방학중이라 저는 자택 연수...^^를 내고 집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는 중입니다.


수험생들 공부할 시간도 부족하니, 간단하게 핵심만 적고 가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예비 교대생, 그리고 초등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뛰는 현직이 느끼는 점들, 그리고 각종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덧붙여, 여러분들보다 조금이나마 인생을 더 살아본 선배로서, 교대 진학과 초등교사가 되기를 망설이는 학생분들이 '지혜롭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해드리고자 합니다.


<교육대학교(+제주대,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의 장점>

1. 취업 걱정 無

교대의 가장 큰 메리트, 교대생만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장점입니다. 교육대학교를 진학하면, 사실상 모든 교대생들의 진로는 단 한 가지로 통일됩니다. 바로 '초등교사'라는 직업이지요. 내 룸메도, 나랑 같이 강의를 듣는 옆 자리에 앉은 친구도, 모두 초등교사가 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무조건 됩니다. 현재 제 대학 동기들 '전부' 현직 초등교사로 재직중이에요. 90% 가까이가 초수에 붙고, 서울이나 광역시처럼 인기가 많은 지역을 고려해도 재수 이내로 모두 붙더라고요. 저도 초수에 붙었고요. 지금도 사이트 글만 보면 '이제 교대 to 망한다..저출산, 인구절벽으로 예전만큼 좋지 않다'는 내용의 글이 여럿 있던데, 교대 망한다는 소리는 10년 전부터 나오던 이야기입니다.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특수목적대학교로서 교대 정원은 정부에서 관리합니다. 저출산이나 각종 변수들을 모두 고려, 예측하여 신규 교대 입학 정원을 꾸준히 매년 감축해 왔고, 그 결과 실제로도 꾸준히 안정적인 티오를 유지하고 있는게 교대입니다. 교육계 안팎에서도 공개 경쟁체제(교육대학원, 편입학, 교직이수)로 개방된 사범대학교랑 다르게, 교대생만을 대상으로하는 제한경쟁체제의 초등교원 수급 정책은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분위기입니다.

군대 갔다오고 대학 나와서 26살에 칼취업한 남자, 고등학교 동창중에 저 밖에 없었습니다..ㅎㅎㅎ 여자들같은 경우는 24살에 바로 칼취업 확정이에요.아직도 주변 애들이 저 만나면 하는 얘기가 '너 부러워 죽겠다. 고등학교때 너 교대간다했을땐 그냥 그런갑다, 공부 잘하던 모범생이 왜 교대가냐 했는데, 이제보니 너가 현명했던거였다. 내가 왜 사대가서 나이 28 먹고 아직도 빌빌기면서 사는지, 경영학과 가서 이렇게 몸 고생하며 사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친구들이 꽤 많습니다. 정말로, 제 주변 친구들 보면 취업이 쉽지 않습니다. 어학연수, 토플 토익은 기본에 인턴, 학점, 자격증까지. 더군다나 여자(당연히 비하하는거 아닙니다..)라면 일단 디메릿이 크게 들어갑니다. 그에 비해 교대같은 경우는 3년동안 한적하게 자기 할 거 하다가, 1년 빡세게 임용 공부하면 끝입니다.

최근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취업난, 문과의 눈물, 노량진 공시생들 르포 기사들 봐도..'걍 그런갑다..'에서 끝납니다 ㅎㅎ..


2. 학점 걱정 無


교대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단언컨대 '임용'입니다. 한 번에 패스하느냐, 또는 두 번만에 패스하느냐. 이게 핵심이에요. 다시 말해서, 학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1차에서 학점이 반영되기는 하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서, 큰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교직필수 과목같은 경우는 정해진 기준이 있어서 반드시 일정 점수를 넘어야 임용을 칠 수 있는데, 100% 넘을수 있어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령 학점 때문에 1차를 통과하는 경우라면, 최종에서 무조건 불합입니다. 그래서 교대생들은 일반대학, 종합대학 학생들과는 다르게 학점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기도 했구요. 기숙사나 장학금 제외하먼 아무 문제 없습니다. 학점 안 챙겨도. 따라서 교대에서 학점 망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공부를 안 하기 때문이지요. 이미 정해진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학점 스트레스 없이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망하기도 어려운게 교대 학점이지만, 그렇다고 잘 따기도 힘든게 교대 학점입니다. 아래에서 따로 서술하겠습니다.)


3. 한가롭고 여유로운 대학생활


1,2의 사유로 교대 생활은 여유롭고 한가합니다. 사실 강의듣고 나머지 시간에 할 게 없는 경우가 많아요. 토익 공부를 하거나, 공모전에 참여하는것도 아니고..인턴 준비를 하는것도 아니고..그야말로 여유로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학이 교대입니다. 좋게 말하면 한가롭고 여유로운거고, 나쁘게 말하면 걍 하릴없이 시간 땡 치는거죠. 특히 방학때는 해외 여행이나 악기 배우기, 운동, 오락, 독서등 다양하게 여유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피아노하고 바이올린 마스터했어요 ㅎㅎ... 여러분들은 교대 진학후에 이런 남는 시간들을 건설적으로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4. 낮은 등록금과 펑펑 나눠주는 장학금


4년제 대학중에 교대만큼 등록금 낮은 대학은 많지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2016년 기준으로 찾아보니 부산교대는 한 학기 150, 춘천교대는 160 정도로 등록금이 낮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경우라면 특히나 큰 장점이 됩니다. 사실 150-160 사이에 등록금은 학기 중 과외나 알바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합니다. 집안에 아쉬운 소리 할 필요 없이 본인이 전부 벌어서 다니는게 무리 없이 가능한게 교대입니다. 또한 교대 3대 바보중에 하나가 장학금 못 받는 교대생이라고 할 만큼 각종 장학금이 많습니다. 외부 장학금도 굉장히 많은 편이고요. 저 160도 대부분 그대로 들이받는 경우는 없고, 실제로 국장끼고 학점 어느정도 챙기면 거의 말도 안 되는 등록금으로 대학생활 가능할거에요. 교대의 등록금은 정말로 착하죠 ㅎㅎㅎ


5. 과외하기가 쉽다!


지역 교대의 경우 그 지역에서 의대나 치대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교대를 뛰어넘는 대학이나 학과가 별로 없기에 과외가 쉽습니다. 과외는 인맥이라지만, 어르신들이나 학부형들한테 '교대'라는 이미지가 상당히 잘 먹힙니다. 마음만 먹으면 과외 무조건 가능합니다.


6. cc하기가 굉장히 쉽다


현재 제 부인이 저랑 춘교 캠퍼스커플이었습니다..ㅎㅎ 그 연이 이어져 지금은 부부교사고요. 이 항목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cc 하기가 굉장히 쉬운 편입니다!



<교육대학교(+제주대,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의 단점> (제 느낀점 위주입니다..)


1. 교대 특유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문화.


교대는 한 학번 정원이 350명에서 많아봐야 4-500명이에요. 거의 고등학교 수준이죠. 한 학번 정원이 수천명에 엄청나게 큰 일반대학 캠퍼스 크기와는 다르게, 아기자기...하기로 유명한 교대의 크기와 맨날 지나치면 보이는 얼굴들. 정말로 보던 사람들만 계속 보니 서로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무성한 소문들과 각종 뒷담화...가 난무하는 편입니다. 교대는 일반종합대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의적이규 개성있는, 한 마디로 '튀는' 학생들이 별로 없어요. 각종 소문이나 눈치로 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ㅎㅎ....참고로 말씀드리면 이미 교대 소문 퍼지는거 빠르다는거, 다들 알고 계시죠? 그런데 정말로 엄청나요 ㅋㅋ현직에 나와서도 정말로 소문이 빠르답니다. 충남 oo초 관리자가 뭐를 했다~하면 경기, 강원, 제주 교직사회까지 퍼지는게 순식간이에요. 초등교직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가 교대생때에 그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2. 교대생들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답답함.


망하기도 어려운게 교대 학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대 학점을 잘 받는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왜냐, '교대생=천성이 성실하고 바르게 자라왔으며 학창 시절 단 한 번의 일탈도 없던 모범생 출신'이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뭐랄까.. 약간 완벽주의자들 같은 애들이 많습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교대생하면 '범생이' &'선비'&'암기 귀신'&'내신식 공부'&'깍쟁이'스타일 애들이 굉장히 많아요. 점수 하나하나에 목숨 걸고 준비하는 남자여자애들부터, 체육 실습때는 모두가 다 같이 못하던게 평가 당일날 되면 체육교수급으로 잘 합디다...교대를 수시로 들어왔으면 거의 1점대 내신에 선생님께 사랑받던 모범생들이었을테니 말이죠. 교대에서 '애살'이라는 용어가 생긴것만 봐도..ㅋㅋㅋ교대생들 특유의 성실함은 인정해야 합니다. 얘네들 특징이 남들 튀는걸 용납을 못 해요. 이해도 안 하고요. 실제로 현직에 처음 나선 초임 초등교사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는 이유가, 대부분의 초등교사들이 모범생에 샌님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불량 학생들을 보면 '나는 안 그랬는데 저 아이는 왜 저러지?', 공부 못하는 학생을 보면 '왜 이런것도 이해를 못할까? 나는 안 그랬는데.' 이런 경우가 대다수에요. 사대랑은 크게 달라요. 이런 부분이. 유독 사대랑 다르게 교대생들이 이런 느낌이 크게 납니다. 이런 교대생들 때문에 1번과 같은 단점이...ㅎㅎ 사실 교대생들 특징에 대해 적으라면 할 말 많지만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3. 자기 발전이 없음=나태해지기 쉬움.


취업 걱정, 학점 걱정 없으니 자연스레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할 게 없거든요. 임용은 4학년때만 빡시게 돌리면 ok고..3년간은 그냥 무의미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대학 입학순간 진로가 정해짐.


교대의 가장 큰 장점이 역으로 단점이 되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초등교사라는 길을 걷는 경우가 거의 절대다수이니, 뭔가 답답해하고 우울해하는 친구들을 일학년때 많이 만났습니다. 자기는 초등교사가 꿈이 아니라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고 싶어서 이화여대로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교대로 보내 우울하다던가..나는 서울에 좋은 대학 경영학과 가서 ceo가 되고 싶은 야망큰 남학생 이런 경우요 ㅎㅎ... 그런데, 4학년때쯤 되면 대부분 부모님들께 많이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ㅎㅎ....최고의 선택이었다고요. 여기까지만 적겠슴돠


많이 질문해주시고, 현직 초등교사의 장단점이나 실생활같은 경우는 나중애 올려드릴게여!


1줄 요약

1. 교대,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행복합니다.


글 주소: http://orbi.kr/00010808440

추천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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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글을 잘 쓰셨다. 교대의 장단점에 쏙쏙 읽힘.. 교대에 영업당할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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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제발 18학번으로 교대 갈 수 있길...!!
7년 전
한승준  YDTV 빅뱅 트둥
교대 가고싶었는데ㅠㅠ 제가 공부를 더 좋아했다면 교대 지망했을 거예요ㅜㅜ 성적 때문에 미술하는 건 아니고 좋아서 선택한 길이긴 한데 뭐랄까 둘다 좋지만 성적이 더 좋았다면 교사 쪽을 선택했을 것 같은...
7년 전
애교심이 대단하네요 멋있습니다!!
7년 전
뱅탄  빅뱅방탄
최고부럽다ㅠㅠㅠ 그 만큼 들어가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겠죠ㅠㅠ 멋있어요 다들!ㅠ
7년 전
그럼 취업 실패하면 교대 수능 준비해야겠다..
7년 전
쪼꼼한닙  엑소건드리면죽음뿐❤
ㄹㅇ 교대 갈 걸 하루에 2845659560번 후회하는 사대생 저요..
7년 전
이번에 대구에 초등교사 300명 줄섰는데 임용은 0명이라서.. 임용합격 취소 위기까지 갔다는데ㅠㅠㅠㅠ 그것때문에 교대갈려는거 고민하더라구용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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