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복학하고 얼마 안됐을 때다
이땐 주머니에 손넣고 다니는 것도 어색하고
그냥 내가 사복을 입고 걸어다니는 것도 어색한
그런 시절에 연락하던 연하남 한 명이 있었다
스무살이고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던 재수생이였다
복학하기 전부터 이런저런 연락하고.. 몇 번 통화하고
아무튼 그러다가
연락하던 연하남을 만난 적이 있었다
난 내가 마냥 스무살일 줄 알았는데 나도 나이를 먹어갔다..
그 애는 스무살 답지 않게 슬랙스에 셔츠를 입고 시계에 단정한 머리.. 나보다 어른 스러웠다
제대하자마자 복학한지 얼마 안되서 나는 쑥맥 오브 쑥맥인데
걔가 만나자고 해서 만난거였다 딱 봤을 때 키가 훤칠하고 어.. 잘생겼다 이 소리를 속으로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그냥 어색했다 처음엔.. 항상 어색하다
내가
"아.. 안녕하세요"
하면 그 애가
"아 안녕하세요ㅋㅋ"
이러고 그냥저냥하는 얘기 늦은 사람이 일찍 온 사람 한테 미안하다 늦어서.. 어쩌고 저쩌고
글고 밥을 먹으러 가는데 형 근데요 하면서 질문을 퍼 부었다
나는 쏟아지는 질문에 다 대답해주고 너는? 이랬다
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보면 오ㅐ 그랬는지 의문
그렇게 같이 저녁 먹고 카페 가고 좀 걷다가
밤이 됐는데 그 때가 비가와서 좀 추운 날씨였다
어디 들어가면 안돼요? 이러길래
추워? 아 어디를 가지.. 이러고 주변 둘러 보는데
그 애가
"카페는 아까갔고.. 배는 안 고프고.. 아 추운데"
이러는 것..!
그리고 주변엔 모텔이 많았다..
스무살이 어떻게..!! 아님 그냥 내가 호구로 보였나
ㅠㅠ나는 무서웠다 설마했다
"아 그래? 어디를 가지.. 나도 춥긴한데"
"그럼 뜨겁게 하면 되죠"
이랬다 진심으로..-_-*
나는 어쩌지 어쩌지.. 이러다가 형 같이 가요 저기 이러면서 어떤 모텔을 가리켰다
"형이 밥이랑 커피 샀으니까 제가 저정도는요 뭐.."
이래서 어.. 나는 괜찮은데 너 괜찮겠어? 이랬다
그 애가 말 떨어지기 무섭게
내일 토요일이예요
뒤는 생략..
이라고 하면 저는 원나잇 하는 쓰레기가 되었겠죠
ㅌ모텔가는 도중에 내가 철이 든건지 아님 겁이 난건지
돈 줄테니까 택시 타고 가. 추워서 안돼 이랬다
걔는 아.... 싫으세요? 이랬는데
그건 아니고.. 그냥 조심히 들어가
이랬다
걔는 됐어요 형 그럼 가볼게요 이러고 슝 가버렸다
갑자기 뭐지.. 뭐지 생각하는 동안 꽤 걸리는 거리를
단숨에 걸어왔다
이런 연하남을 다시 만날 순 없을 거 같다
요새 애들 무섭다.. 확실히 빠르다..
난 스무살 때 무서웠다고.....

끝
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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