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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는 입이 짧고 편식이 심합니다.
반면 저는 편식하는 음식도 없고 김치만 있어도 밥 잘 먹습니다.
와이프가 먹는 양이 엄청 적어서 식사시간도 짧습니다.
연애할 때는 식당에서 먹다 보니 와이프가 먼저 다 먹고 기다리는 게
미안해서 빨리빨리 먹었습니다. 소화도 안 되고 불편했지만,
멍하니 저만 보고 있는 모습이 민망도 하고
미안하니깐 어쩔 수 없이 빨리 먹었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집에서 식사를 하니깐
늘 아내가 다 먹고 텔레비전 보러 일어나면
저는 원래 먹던 습관처럼 천천히 먹고 상 치우고 설거지도 합니다.
설거지는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다 먹을 때까지 텔레비전 보다가 설거지하는 게 귀찮다고 합니다.
배불러 쉬다 보면 더 귀찮아지는데 빨리 먹고 후딱 치우고 싶은데
제가 늦게 먹으니깐 짜증이 난다고 합니다.
그럼 내가 체하면서까지 빨리 먹었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그건 알아서 속도 조절하지 거북이도 아니고 애도 아니고
왜 그리 오래 먹냐며 화내더니
나중에는 먹는 양도 지나치다고 식탐이 지나치다고 합니다.
우선 제가 밥 먹는 시간은 길어도 30분입니다.
반주하면서 느릿느릿 아니 느긋하게 먹는 것도 아니고
출근해서 점심시간에 다 같이
밥 먹어도 15~30분은 걸리는데 제가 늦는 겁니까?
그리고 먹는 양도 와이프는 밥 반 공기 정도 먹고
저는 밥그릇 넘기지도 않고 꾹꾹 누르지 않고 한 그릇 입니다.
라면 하나 밥 반공기, 치킨은 좋아해서 한 마리,
면 종류는 1인분씩, 피자는 4조각 정도 먹는데 이게 많이 먹는 겁니까?
와이프는 고기가 없으면 밥을 안 먹습니다.
저도 고기를 좋아하는 데 없으면 밥을 안 먹을 정도는 아닌데
와이프가 만드는 양은 손바닥만 한 그릇 한 접시 입니다.
그래서 먹기도 눈치 보여서 만들 때 좀 넉넉하게 만들면 안 돼? 하면
반찬 투정한다고 화를 내고 생선이 먹고 싶어서 퇴근해서
사가면 무조건 한 마리만 구우라고 합니다. 조기같이 작은 생선은
두 마리 구우면 옆에서 난리가 납니다. 배불러서 남기면 어쩌려고 하면서..
제가 와이프 밥을 뺏어 먹는 것도 아니고,
같이 피자나 치킨 시켜먹다 남으면 항상 나중에 와이프 먹으라고
제가 손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와이프가 자린고비도 아닙니다.
절약한다는 마인드도없고 화장품, 옷 이런 데 돈 많이 씁니다.
제가 월급이 적은 편도 아니고 와이프한테 선물이나
처가에 용돈을 궁색한 것도 아닙니다.
시골 내려가면 어머니는 한 상 가득 차려서 먹으라고 하시는데
오랜만에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이고
제가 좋아하는 해물 종류도 많아서 좀 과식하면
집에 가서 그렇게 못 먹었던 사람처럼 먹으면
내 입장이 뭐가 되냐며 화를 냅니다.
반대로 장모님과 식사할 때면 저에게 본인 딸처럼
밥 안 먹고 편식 하지 않는 게 너무 좋다며
더 먹으라며 잘 챙겨주시는데 그 모습도
자기의 체면을 생각 안 한 거라며 그 식사자리에서 화를 냅니다.
와이프한테 너나 편식하지 말라고 나중에 애 낳고
똑같이 키울 거냐며 화내시는데 솔직히 저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정말 와이프랑 밥 먹을 때 너무 스트레스받습니다.
빨리 먹어도 소화 안 되고 천천히 먹어도 소화가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퇴근하고 혼자서 김밥이나 햄버거로
대충 배 채우고 집에 가서 그냥 안 먹거나, 와이프가 밖에서
뭐 혼자 맛있는 거 먹냐고 뭐라 하면 집 가기 전에
작은 빵 하나 먹어두고 집에 가서 반 공기 정도 먹습니다.
그럼 와이프랑 먹는 속도가 비슷해집니다.
너무 괴롭고. 이러다 와이프도 싫어질 거 같습니다.
제가 먹는 게 미운 것인지 남들 말처럼 먹는 모습 꼴 보기 싫어지면
마음이 떠났다는 증거라는데. 평소 와이프모습보면 그건 또 아닌 거 같고
친구한테도 그렇게 행동해서 싸우고 저한테 씩씩거리며 친구 욕하는데
그런 모습 보면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싫어지는 게 아니라 사람?
인간으로서...정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한없이 사랑스럽다가도 밥 먹을 때 이기적인 모습을 보면 왜 결혼했을까?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걱정입니다. 뭐라고 아내한테
좋게 이야기하거나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지금도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하나 먹고 글 쓰고 있습니다. 아호..
- ㅇ 2017.03.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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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게 얘기하려들지말고 사실대로
- 너무 스트레스 받고 정나미 떨어진다고 얘기하세요.
- 집에서 밥먹는것까지 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 평생 어떻게 같이 삽니까? 새모이만큼 먹는 여자 양에 맞춰서
- 정상적인 양을 먹는 남자가 식사하려면 체합니다.
- 남편더러 맞추라고 짜증내면서 왜 본인이
- 좀 천천히 먹으면서 속도 맞추려는 매너는 없대요?
-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수있을것 같은데.
- 꼭 음식을 먹어서가 아니라 양이 작아 먼저
- 다 먹었다해도 그냥 같이 식탁에 앉아서
- 이야기하고 놀 수도 있잖아요. 남기면 남는거지
- 먹는 사람이 모자란다하는데도 기어이 음식 양을
- 종지만큼 하는건 또 뭐고요? 평소에 못먹으니
- 부모님댁에 가면 푸짐하게 차려주시는 상이
- 반가울수밖에 없겠구만 잘먹는다고 또 그걸로 구박이라?
- 그럼 대단한 마누라님 체면 생각해서
- 어머니가 일껏 차려주신 상 앞에서
- 깨작거려야 잘하는거랍니까? 참 피곤한 여자랑 사시네요.
- 그냥 각자 음식 해서 따로 먹고 따로 치우는 편이 차라리 속편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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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2017.03.1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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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가 배려가 너무 없네. 친구라도 저런 사람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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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 2017.03.1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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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읽다 내림... 와 진짜 숨막힌다는게 이런거구나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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