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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930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7/4/02) 게시물이에요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 인스티즈

참 어이가 없네요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 뚝 떼시면

나는 어찌합니까

 

그토록 강렬하게 흩뿌려 놓고

지금 와서 슬쩍 다른 데 가 계시면

나는 뭡니까

 

이게 대체 무슨 경우랍니까

내 몸과 마음은 이미 폭삭 다 젖었는데

 

소나기가 끝나고 난 뒤/이정하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 인스티즈


물속에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 인스티즈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 놓고
막연히 앞 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서글픈 바람/원태연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 인스티즈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가고 오지 않는 사람/김남조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 인스티즈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우리가 눈발이라면/안도현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 인스티즈

그립다는 것은

가슴에 이미

상처가 깊어졌다는 것입니다

나날이 살이 썩어 간다는 뜻입니다

 

그립다는 것은/안도현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 인스티즈


너무 어여삐도 피지 마라

아무렇지 않게 피어도

 

눈부신 네 모습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어디에서 피건

 

내 가까이에서만 피어라

건너지도 못하고

 

오르지도 못할 곳이라면

다가갈 수 없는 네가 미워질지도 몰라

 

그저 이렇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나를 다 태워서라도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짝사랑/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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