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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5/01) 게시물이에요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적폐 청산이란 무엇을 하는 것일까? 청산해야 할 적폐들은 수없이 많지만, 최근 며칠 동안 선거와 관련된 뉴스를 보면서 떠오른 것은 유신헌법의 잔향이었다. 1972년에 제정되어 유신체제의 근간이 된 유신헌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1조 2항에 나온 주권자에 대한 규정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은 그 대표자나 국민투표에 의하여 주권을 행사한다.” 이후 대통령 긴급조치를 통해 이 헌법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것 자체가 범죄로 규정된 것처럼, 주권자인 국민은 직접 정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없고, 오직 투표나 청탁을 통해서만 정치에 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누구를 지지하느냐, 어느 줄에 서느냐가 ‘정치’가 된 셈이다.

지난주, 문재인 후보가 4차 토론회에서 한 혐오발언에 대해 성소수자들이 직접 항의행동에 나서자 일부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내가 본 것만 해도 ‘예의가 없다’부터 ‘테러’까지 다양한 수준의 막말이 난무했다. 문재인의 연설을 방해하지 않도록 끝까지 기다렸다가 무지개깃발을 들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몇 마디 외친 것을 두고 마치 난동을 부린 것처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유신’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절감했다.

성소수자들의 행동에 대한 비난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오냐오냐하니까 기어오른다’는 의식이다. ‘불쌍한 약자’로서 ‘훌륭한 지도자’의 구원의 손길을 기다렸어야 할 존재가, 자신들도 오르지 않는 정치 무대에 등장한 것이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그들이 지닌 위계의식은, 성소수자들이 홍준표가 아니라 문재인을 ‘공격’한 이유가 그가 만만해 보여서였다는 인식에서 잘 드러난다. 물론 이런 가정 자체가 망상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의식은 더 잘 보인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누군가 만만하게 봤다고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인이 만만해 보이는 게 그렇게 나쁜 것일까?

노무현이 대통령이었을 때, 나에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어떤 의미에서 그가 만만해 보인다는 점이었다. 그가 대통령으로서 잘못한 것도 많지만, 과거 어떤 대통령보다도 탈권위주의적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평가될 만하다. 보수 세력이 노무현이 한때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자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도 그가 대통령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즉 민주화시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권위를 바라는 마음은 ‘무질서’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4·19혁명 이후 쏟아져 나온 다양한 목소리들 앞에서 적지 않은 ‘진보적’ 지식인들이 오직 ‘혼란’만을 보고 불안해했다. 위계의 붕괴는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그들의 존립기반 자체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그러한 불안은 ‘혼란을 수습한’ 군사쿠데타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우리가 그들과 다른 길을 갈 수 있을지 여부는 우리가 ‘광장’에서 무엇을 배웠느냐에 달려 있다.

올해 1월, <한겨레>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더 나은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시민들이 검찰 개혁에 이어 두 번째로 꼽은 것이 시민의 직접 정치 참여였다. 이는 꼭 대의제를 부정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선거 과정을 통해 더 다양한 의견들이 드러날 수 있게 하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직접 정치 참여의 한 방법이며, 성소수자들의 행동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투표뿐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유신시대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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