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김밍굴ll조회 332l
이 글은 6년 전 (2017/8/20) 게시물이에요







 아득하면 되리라 | 인스티즈


최영호, 불길

 

 

 

사랑 저문

질펀한 가슴속에

한 줄기 불길이 인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흘러간 시간

다시는 젖어들 수 없이

비워낸 추억

 

거센 불길로 솟구쳐

가뭇없이 타들어가고 있다

 

고독에 취한 나의 늑골

그 어딘가를 파고드는

지독한 통증





 


 아득하면 되리라 | 인스티즈


박곤걸, 하늘 말귀에

 

 

 

푸른 하늘을 우러르고 서서

빈 손 털고

천근 만근 어깨 짐을 벗는다 한들

마음 자락을 얼룩지어 놓은

이 허물을 다시 어쩌랴

 

무거운 욕망의 부피를 동여매어 놓은

질긴 집착의 밧줄에

꼬리표를 매달았던

이름 하나를 떼어낸다

 

하늘이 일러주는 말귀에 눈을 열고

느지막에 쓰는 시가 신앙이듯 깊어

너를 벗어나는 삼매경(三昧境)이라 한들

너를 비워내는 무아경(無我境)이라 한들

 

마음이 거울이라, 다시 닦으려니

검은 얼국이 번지는

이 세상 젖은 바람이야 씻어낼수록 자국이 남는

이 번민을 또 어쩌랴

 

다시 하늘을 우러러 마음 하나 씻으려니

문명의 편리에 아주 익숙해져서

사상은 매연에 너무 찌들었고

제 스스로 고운 때깔이 나지 않는

헛된 허울뿐을 이제 어쩌랴







 아득하면 되리라 | 인스티즈


이근배, 내가 산이 되기 위하여

 

 

 

어느 날 문득

서울 사람들의 저자거리에서

헤매고 있는 나를 보았을 때

산이 내 곁에 없는 것을 알았다

낮도깨비같이 덜그럭거리며

쓰레기더미를 뒤적이며

사랑 따위를 팔고 있는 동안

산이 떠나버린 것을 몰랐다

내가 술을 마시면

같이 비틀거리고

내가 누우면 따라서 눕던

늘 내가 되어 주던

산을 나는 잃어버렸다

내가 들르는 술집 어디

만나던 여자의 살냄새 어디

두리번거리고 찾아도

산은 보이지 않았다

아주 산이 가버린 것을 알았을 때

나는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내가 산이 되기 위하여







 아득하면 되리라 | 인스티즈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아득하면 되리라 | 인스티즈


유안진, 꽃으로 잎으로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곤소곤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 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현재 반응갈리는 경기북도 새 명칭.JPG250 우우아아11:0554168 2
유머·감동 이 음식들 안 좋아하면 축복받은 유전자래194 오이카와 토비8:4681639 2
유머·감동 여권발급담당 직원인데 죽고싶다...236 수인분당선8:3280196
유머·감동 이젠 못이룰 거 같은 과거 오킹 이상형141 케네스2:5096023 6
유머·감동 구내식당 영양사 쌤들이 없애려고 해도 결국 살아 돌아오는 반찬110 백구영쌤8:3371694 3
하고나면 유독 배고픔을 많이 느낀다는 운동......jpg1 중 천러 19:52 731 0
타블로가 가장 힘들때 너무 고마웠다는 성시경의 한마디1 마유 19:42 1294 0
한국 아이돌 인기가 허수없이 "진짜"일때 해외 페스티벌에서 들리는 떼창 수준 306463_return 19:42 1473 0
가정 화목한 집 특 .jpg1 qksxks ghtjr 19:41 1952 0
남자가 유일하게 미용실 리뷰 다는 이유 개웃김 ㅋㅋㅋㅋㅋㅋㅋ 대치동신발브 19:27 2766 0
머리 나쁜 사람들의 특징3 김밍굴 19:27 3056 1
숫자 종이 사이즈를 꼼꼼하게 재야 하는 이유 대치동신발브 19:22 2499 0
[하이드] 차성재가 인정한 나문영 집착광공 히히ㅎㅣ 18:58 1056 0
콘서트 민폐 참교육.gif6 S.COUPS. 18:45 5806 6
하이브가 꽂아줬다고 오해하는 뉴진스 전원 앰버서더 비하인드 스토리12 다시 태어날 18:21 10046 8
처음 그리고 마지막 사진1 311324_return 18:21 2552 1
서울대에 CC가 많은 이유5 핑크젠니 18:20 8475 3
사회생활 만렙인 분들 실제 상황에서 "ㅎㅎ 즐거우세요?”에 뭐라고 받아쳐야 하나요...4 색지 18:04 5022 0
편견을 깨부쉈다는 케이팝 댄스 커버남.gif13 우우아아 17:24 13927 1
다음 피식쇼 게스트10 이차함수 17:24 11393 0
유학간 딸 카톡 프사를 보고 운 아빠28 BEEB 17:14 20259 13
나는 새끼 백조가 엄마 등 위에서 자는줄 처음 알았어...6 세상에 잘생긴 17:00 7882 4
돌고돌아 이거만한 후라이드 없음.jpg34 JOSHUA95 16:58 16166 6
민희진 "어도어 목표? 돈 아니..뉴진스, 7년간 좋은 추억 만들길"[FOCUS]17 헤에에이~ 16:49 13511 22
김소현 다시마 같은 치마..58 장미장미 16:41 2020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