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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8/24) 게시물이에요

역사속 신무기 대조총 (大鳥銃) | 인스티즈

자국의 국방태세를 타국에 의존하지 않으며 자주성을 갖고 국민 스스로 국가를 지킨다는 뜻의 ‘자주국방’(自主國防)은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자주국방을 실현하기란 쉽지 않으며 거의 대부분의 현대 국가들은 우방의 협력이나 원조를 전제로 한 집단안전보장체제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국방의 근간이 되는 무기체계의 개발이나 생산 역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다 보니 우방국의 협력이나 원조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타국에서 제작된 무기체계의 경우 이미 위력이 검증됐다고 할지라도 자국 실정에 맞춰 개량하지 않는 이상 완벽한 성능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후나 환경, 운용교리 등 여러 변수에 의해 무기체계의 성능이 오히려 반감되거나 무용지물이 돼 버려 전쟁에서 패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지만 외국 무기의 장단점을 간파한 조상들의 슬기로운 판단으로 다른 나라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임진왜란 이후 조선에 돼 소량 생산된 대조총(大鳥銃·사진)은 자주국방을 실현함에 있어 무기의 적합성을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해 주는 무기다. 

사실 대조총의 원조가 되는 포대통(抱大筒)은 일본인들이 만든 가장 크고 무거운 화승총으로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무기였다. 봉화시(棒火矢)라는 이름의 소이유탄과 다종다양한 대구경 총탄을 발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포대통을 총병이 들고 다니는 휴대용 대포처럼 사용했다.

조선에는 임진왜란 시기에  항왜들에 의해 됐으며 몇 자루는 조정으로 보내져 1594년(선조27년)에는 선조가 직접 그 모습을 살펴보고 위력을 시험해 보았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철환 20개나 작은 돌 4개를 넣어 발사하면 그 위력은 대포와 같으며 정확하기는 조총(鳥銃)과 같아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했다.

특히 임진왜란 중 수군절도사 이순신(李舜臣)의 선봉장으로 활약하며 옥포해전·당포해전·한산도대첩 등의 여러 해전에서 큰 전과를 올린 정운(鄭雲)도 왜군이 쏜 포대통에 맞아 전사했을 정도다.성능만 놓고 본다면 왜군의 포대통은 당시 그 어떤 조총보다 위력적이었고 이것을 조선군이 채용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조선은 포대통을 대조총이란 이름으로 만들고 채용하기는 했지만 대량으로 생산하지도 않았고 각 군영에 소수만 비축했을 뿐 실전에서 사용했다는 기록도 없다. 왜 그랬을까? 당시 조선에는 대조총보다 강력한 총통과 화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조총에 대한 선조나 다른 관리들 역시 ‘조총보다 강하긴 하지만 총통보다는 약하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었다.

관련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그 실체를 정확히 검증할 수는 없지만 대조총은 무기체계의 개발과 획득에 있어 필요성과 적합성을 판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대변해 주는 무기다. 무기로서의 대조총 자체의 성능은 우수했지만 당시 전장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대조총보다 훨씬 강력한 총통, 즉 대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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