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할 이별은???
1. 오세훈
내가 좋아서 시작한 연애였다. 내가 먼저 말 걸었고 내가 먼저 번호도 땄으며, 내가 먼저 고백했다.
오세훈은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었다.
먼저 약속을 잡는 일도 없었다.
나에게 화를 내는 법도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단지 갈등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우리는, 아니 나는 6개월 동안 아슬아슬한 연애를 했다.
나만 매달리는 연애에 지칠대로 지쳐 오늘은 단판을 내기 위해 그를 만나기로 했다. 오세훈이 나를 잡는다면 못이기는 척 잡혀주는 연습도 수백 번을 더 했다.
"오세훈, 우리 사이 뭔가 이상하지않아??"
"힘든 일 있었니?"
"나만 연애하는 것 같아. 너가 착하고 나한테 잘해주는 거 다 알지. 아는데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내가 좋아서 너한테 고백한거 맞아. 근데 이거 하나만 묻자. 너 나 좋아하긴 했었냐? 이럴거면 내가 고백했을 때 사귀자고 그랬어??"
"난 누가 나 좋다고 하면 거절을 잘 못하겠더라"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곳을 빠져나왔다. 눈물이 쏟아 질 것만 같아서.
2. 뷔(김태형)
우리 커플은 그냥 아는 사이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케이스였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았기때문에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한 적도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적도 있었다.
꽤 상처 많은 연애였다. 싸우는 날이 많아지면서 서로에게 지치기 시작한 것도 우리 둘 다 잘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않았다.
김태형을 만날 때마다 난 짜증만 내고 있었다.
그와 헤어지고 싶은 건 아니었다.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던 것이었지.
"너도 느끼지? 지금 우리 권태기인거"
"..."
우린 서로의 눈도 쳐다보고있지 않았다. 미안해서 김태형을 볼 수가 없었다.
"태형아, 난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도 그래"
"우리 너무 힘들면 잠깐..."
"계속 얘기해."
"잠깐 시간을 갖을까?"
"좋아"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의 표정은 어느때 보다도 홀가분해보였다.
3. 황민현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황민현이 고백했을때도 좋아서 사귄 건 아니었다. 그는 말 그대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다. 누가봐도 일방적인 연애였다.
내가 전 남자친구때문에 힘들어 울 때에도 말 없이 나를 안아주었고 친구와 싸운 후 속상해 술을 마실 때에도 아무 말 없이 나를 다독였다.
내가 황민현을 좋아하기까지는 꼬박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애초에 관심이라곤 1도 없던 사람이었으니까. 이제야 그가 잘생겨보이고, 이제야 그가 사랑스러워보이기 시작했다.
표현은 못해도 어느새 그 애에게 빠지고 있었다.
"민현아, 오늘은 어디갈까?
"요 앞 새로생긴 카페가자. 거기 딸기요거트스무디 맛있더라. 너 그거 좋아하잖아. 그치?"
주문했던 스무디와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황민현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줄은 몰랐었다. 1년동안 기억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이거 다 먹고 어디갈까? 민현이 너 영화관 좋아하나?"
"아니 별로 안 좋아해... 우리 이거 다 먹고 아무데도 안 가..."
"뭔 소리야? 그게?"
"집까지 데려다 줄게. 1년동안 너 귀찮게해서 미안해. 난 내가 노력하면 니가 날 좋아해 줄 거라 생각했어.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역시 쉽지만은 않은가봐."
"고마워 좋아하게 해줘서."
그는 그대로 일어나서 카페를 나갔다. 나는 그의 컵 속에 있던 얼음이 녹아 물이 될 때 까지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인스티즈앱
병원 왔는데 불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