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4738379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유머·감동 이슈·소식 정보·기타 팁·추천 고르기·테스트 할인·특가 뮤직(국내)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8003
이 글은 8년 전 (2017/9/08) 게시물이에요













1. Cillian Murphy











늘 쓰던 외출용 모자가 너무 낡은 탓에

오랜만에 모자 가게를 찾았다.


낡아 버린 모자가 꽤 마음에 들었었기에

이번에도 가장 비슷하게 생긴 모자를 선택했다.



쓰고 온 모자를 버려달라고 부탁한 후

가게의 거울을 보며 새로운 모자를 머리에 썼다.


이 전 모자보다는 별로지만 나쁘지는 않다.




가게 밖으로 나오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 보였다.


걸어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산을 쓰고 있지 않았다.

날씨가 워낙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개의치 않고 거리를 걸어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헌 모자를 버리지 말고

집에 가는 동안까지는 쓰고 갈 걸 그랬다.






조금 약해진 빗줄기에

쓰고 있는 모자를 벗어 빗물을 털어냈다.


그런데 이쪽으로 바삐 걸어오던 남자를

미처 보지 못해 어깨가 부딪혔다.


그 바람에 모자를 떨어뜨렸고

남자의 갈색 구두가 내 모자를 밟고 말았다.



그 남자는 서둘러 내 모자를 주워 주었지만

내 모자는 방금 새로 샀음에도

이젠 새 모자라고 지칭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남자는 망가진 내 모자를 들고

그다지 미안해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미안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사이에 얇아졌던 빗줄기가

다시 변덕을 부리며 굵어졌고

이에 손으로 머리를 가려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남자는 그런 나를 한 상점의 앞으로

조심스럽게 이끌었다.

상점의 지붕은 잠시나마 비를 피할 수 있을 만큼

삐져나와 있었다.


그가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내 머리에 씌워주었다.







[고르기] 어려운 사랑 (이성) 고르기 | 인스티즈


" 미안해요. 모자는 꼭 변상할 테니 용서해줘요. "







그리고는 급한 일이 있다며

다시 빗속으로 뛰어들어갔다.



그가 씌워준 모자는 챙이 넓었던 내 모자보다

비를 피하기 좋지 않았다.


게다가 길거리의 사람 중

치마를 입고 신사용 모자는 쓴 사람은 나뿐이었다.







-







난 그 남자가 어디 사는 누구인지 모르고

그 역시 모를 것이기 때문에

그가 해준다던 변상을 받을 방도가 없었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이틀 연속으로

다시 모자 가게를 찾아가야 했다.



전에 썼던 모자는 그 가게에 버렸기 때문에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모자 가게로 향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걸음을 재촉하며 걸어가는데

전날 잠시 비를 피했던 그 상점이 보였다.






[고르기] 어려운 사랑 (이성) 고르기 | 인스티즈


그리고 그 앞에 앉아 아마 나를 기다리는 듯한

그 남자도 보였다.


그도 모자를 쓰고 있지 않았다.







-







전에 쓰던 것과 비슷한 디자인의 모자는

더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디자인의 모자를

선택해야 했다.



모자 가게를 나온 뒤 이제 볼일이 끝났다는 듯

인사를 하고 돌아가려 하는 그를 잠시 붙잡았다.







" 그쪽 모자가 나한테 있잖아요. 내일 돌려드릴게요. "







그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모자는 어제부터 우리 집 현관 앞

모자걸이에 걸려있었다.



늦은 밤이 되고 잠들기 위해 침대에 누우니

그 모자가 아주 잘 보였다.


난 잠들기 전까지 내 모자와 나란히 걸려있는

그의 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날.

난 그의 모자를 들고 나가지 않았다.


모르는 새 없어져 버렸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며

그와 함께 신사용 모자를 파는 가게로 향했다.


그는 끝까지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결국 그도 나와 같이 새로운 모자를 장만하게 되었다.







-






그는 내 새 모자를 망가뜨렸었지만

난 왜인지 그에게 꽤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모자를 돌려주지 않았다.

힘겹게 구실을 만들면서라도 그와 만나고 싶었다.


그는 그런 나의 구실에 늘 동의하며 나와주었다.



그는 원래부터 표정이 많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았다.


아마 처음에 내 모자를 밟아 나에게 사과를 할 때도

자기 나름엔 최선으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역시 그와 헤어지기 전에

다음 약속을 잡으려고 하자


그는 내 말을 자르며

이젠 나를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르기] 어려운 사랑 (이성) 고르기 | 인스티즈


" 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








무례할지도 모르는 질문인 것을 잊은 채

그 사람이 누구냐고 그를 추궁했다.


끝내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털어놓았다.


그가 사랑한다는 사람은

몇 년 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난 그의 아내였다.







" 당신은 그녀와 많이 닮았어요.

그래서 더 당신을 자주 만나고 싶었고.

그 사람은 자기를 잊어달라고 했지만 난 아직, "








그의 말을 다 듣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와 잘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혼자서 설레발을 친 것이 창피했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걸터앉으니

현관 옆에 걸려있는 그의 모자가 보였다.


한참이나 모자를 바라만 보다

그 모자를 챙기고 집을 나섰다.



도착한 곳은 전에 우연히 알게 된 그의 집 앞이었다.

문을 두드렸지만, 그는 나오지 않았다.


문을 한 번 발로 뻥 차고 옆을 돌아보는 순간

이제야 집으로 돌아오는 듯한 그가 보였다.


나를 발견하고 다가온 그에게

없어졌다고 했던 모자를 돌려주었다.







" 결혼 한 줄은 몰랐어요. 슬픈 사연이 있는 줄은 더욱.

미리 말했더라면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을 텐데.

아니다. 사실 장담은 못 하겠네요. "







따지고 보면 아무 잘못도 없는 그에게

괜히 가시가 돋친 말투로 말했다.


그는 또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 당신은 늘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는군요. "







내 말에 그는 나를 쳐다보던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손에 든 모자를 내려다보았다.


늘 똑같다고 생각했던 그의 표정이

지금은 너무나 슬퍼 보였다.


본적 없는, 볼 수 없는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저 표정이 나 때문에 짓는 표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만약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 당신을 알았더라면

당신이 아니라 내가 그쪽 집을 찾아갔을 거예요. "








그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지 않으며 말했다.






[고르기] 어려운 사랑 (이성) 고르기 | 인스티즈


" 하지만 지금의 난 당신을 바라보며 그 사람의

향기를 떠올려요. 그건 당신에게 못 할 짓이에요. "













2. Tom Hardy












나와 같은 붉은 피가 흐르는 가족이

어디에 있는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


그건 흔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마을엔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어두운 뒷골목이 있었는데


그곳에 가면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골목길 바닥에 널린 쓰레기처럼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리고 그 어두운 골목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지저분한 골목길 바닥에 쭈그려 앉아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던 나에게


갑자기 나타난 그는

자신의 손에 들여있는 작은 빵을 건네주었다.


그 겉모습은 여느 골목길의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그가 하는 행동은 이제껏 처음 본 행동이었다.






" 난 늘 동생이 있었으면 했는데.

혹시 오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 있어? "







서둘러 그 빵을 받아든 나의 옆에 앉으며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 그가 굉장히 커다랗게 느껴졌었다.

살면서 본 사람 중에 가장 크다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보다 몸집이 조금 클 뿐,


당시 그는 현재 아랫집에 사는 노부부의

철없는 어린 아들과 비슷한 또래였다.





그 뒤로 그는 정말 나의 형제가 되어주었다.


그와 그날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가족이 무엇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 어렸던 나를 길거리에 버린 얼굴 모를 누군가와

생판 모르는 나에게 다가와 빵을 건네준 그.


이 둘 중에서 과연 가족이라는 단어가

누구에게 더 어울릴까.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뭐라 해도

그만이 내 하나뿐인 가족이었다.







-







같은 집에서 매일 그 얼굴을 보고 살아왔지만


그가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군인이 된 이후엔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몇 달을 집을 비워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단 며칠뿐이었다.



오늘로써 그를 보지 못한지 또 몇 달이 되었을까.

현관 밖으로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발걸음 소리에 곧장 문을 벌컥 열었다.








[고르기] 어려운 사랑 (이성) 고르기 | 인스티즈




그를 확인하자마자 그의 품에 안겼다.


오랜만에 보는 그 얼굴과

여전히 커다란 그의 품이 반가워

그만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







그가 오랜만에 집에 올 때면 정말 심심할 틈이 없었다.

오히려 나를 귀찮게 했다.


가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며 나를 데리고 가거나

혹은 가고 싶었던 곳이 없냐며 귀찮게 굴었다.


어디론가 가자는 그의 제안을

귀찮다는 이유로 거절하면 어디서 배워온 건지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며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마지못해 그를 따라나서면

그는 신이 난 듯 나를 이끌었다.


이런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

과연 총은 제대로 다룰 수는 있는지 의심이 되었다.






그가 떠나야 할 때가 되면 모든 것에 의욕이 없었다.


아침에 눈을 떠야 하는 것도,

그가 마지막으로 먹은 커피잔을 치우는 일도.



아쉬운 마음으로 그를 배웅하는데

오늘따라 그가 유난히 굼뜬 것 같았다.


잘 묶여있는 신발끈을 다시 고쳐 묶고

잘 씌워져 있는 모자를 계속 확인하면서 말이다.



그런 그를 그냥 바라만 보는데

그는 부산스러운 동작을 멈추고는

나와 같이 나를 바라만 보다가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인사치레로 하는 가벼운 볼 키스와는 달랐다.


아마 난 지금 태어난 이래로 가장 눈을 크게 뜬 채

그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고르기] 어려운 사랑 (이성) 고르기 | 인스티즈


"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해. "






그 말을 마지막으로 건네고 그는 떠났다.


볼에 닿았던 감촉은 부드러웠지만

수염은 제법 따끔했다.


그는 예전부터 항상 수염을 말끔하게 밀지 못했다.



그의 빈자리가 마치 그가 깨끗하게 비운 커피잔처럼

텅 비어있는 느낌이었다.

커피가 있었던 흔적은 있지만, 커피는 없었다.


이렇게 그가 집을 비우면 내 삶은 조금 더 조용하고

조금 더 지루해졌다.








-








그가 다시 군대로 돌아가고 몇 달 후

모두가 설마 하던 전쟁이 정말로 일어나고 말았다.


마을은 낮에도 밤에도 어수선한 분위기였고

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누구 하나 웃는 얼굴을 띄지 않았다.


이 분위기를 색으로 표현하라 하면 회색.

검은색이 되어가고 있는 아주 짙은 회색이었다.




나 역시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이기적이지만 그만은 죽지 않기를 기도했고


군복을 입은 군인이 눈에 보이면

그 얼굴을 확인하느라 바빴다.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살아는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오직 회색뿐이었다.






전장에 나갔던 군인들이

마을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신발에 발을 구겨 넣으며 집을 나섰다.




침몰하지 않고 여기까지 도착한 것이

놀라울 정도의 배에서

같은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쏟아져나왔다.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그를 찾았다.

보고 싶은 그 얼굴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그가 돌아오지 못한 것은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온몸을 휘감았을 때

수많은 얼굴들 사이로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를 발견하자

온몸에 들어가 있던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겨우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의 이름을 크게 불렀지만

그는 들리지 않은 듯했다.


제법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는 나를 발견하였다.



마지막으로 봤던 모습보다

많이 초췌하고 힘들어 보였다.


그를 힘주어 안자

그제야 제대로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았다.



나를 감싸고 있는 그 두 팔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꽤 계급이 있는 군인이었지만 지금만큼은

저기 지나가는 겁먹은 표정의 신병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그는 한참 나를 안고 있다가

이제 가봐야 한다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언제 다시 돌아오냐고 그에게 물었지만

그건 당연히 그도.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 돌아오면 우리 정말 가족이 되자. 기다릴게. "







거칠어진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는 사람들을 따라 조금씩 발걸음을 옮겼다.


떠나는 그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는 점점 멀어져갔다.


손을 놓기 전, 그는 본 적 없던 표정을 하고서

들어본 적 없던 말을 꺼냈다.


겨우 트였던 숨통이

누군가 코와 입을 손으로 막은 것처럼

다시 막혀오는 것 같았다.








[고르기] 어려운 사랑 (이성) 고르기 | 인스티즈


" 난 네 곁에 평생 있겠단 약속을 해줄 수 없어.

매일 밤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을 만나.

넌 행복해야만 해. 꼭 그래야만 해. "











-









대표 사진
호롤롤롤로로
2222222
8년 전
대표 사진
옹깅이옹옹
22222222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대표 사진
뒤늦은삼겹살홀릭
하디ㅠㅠ 님아ㅠㅠ
8년 전
대표 사진
혜좌
11111
8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춘봉이 브이로그
6:25 l 조회 903
두쫀쿠 직접 만든 소녀시대 윤아2
6:22 l 조회 6678
엥? 조째즈가 누군데? 뭔데? 난 모르는데.txt1
5:59 l 조회 9250
우리는 이미 알았다. 누가 우승할지....1
5:59 l 조회 4034
USB 꽂을 때 미스테리
5:59 l 조회 1094
@나 진짜 순혈 남미새 감성 못 따라가겠다6
5:56 l 조회 8123
미친듯한 두통vs미친듯한 복통1
5:46 l 조회 503
실패한 묘기
5:44 l 조회 234
폭설 관련 레전드 뉴스.jpg
5:44 l 조회 3384
담배 묘기
5:36 l 조회 206
여자들아 레이디들아 공주들아 어쩌고 중에 유일하게 공감2
5:36 l 조회 2295 l 추천 2
보넥도 태산보러 왔는데 다른 사람한테 눈이 감1
5:32 l 조회 679
강호동을 삼킨 여자
5:28 l 조회 226
???: 왜 solskjaer가 솔샤르인가요?
5:19 l 조회 854
중식을 먹으면 가끔 소화가 안되는 이유1
5:19 l 조회 9684
실시간 OCN 근황 ㅋㅋㅋ
5:18 l 조회 857
인스타 시작하신 후덕죽 셰프
5:18 l 조회 1076
1등 신랑감 사유
5:16 l 조회 582
[경도를 기다리며 OST Vol.4] 리라(요아소비 이쿠라) - Cafe Latte
5:15 l 조회 204
뼈닭발 싫어
5:12 l 조회 231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