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첫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정보를 상대에게 전달한다.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그 세월의 흔적, 삶의 형태들을 얼굴에 담아 전달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배우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2002)를 통해 평범하지만 강렬한 삶을 담아냈던 설경구는 꽤 오랫동안 강철중의 얼굴로 살아왔다. 한국영화사를 뒤져봐도 기념비적인 캐릭터임에는 분명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강철중의 변주를 즐겼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가 다시 새로운 얼굴들을 보여주고 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6)에서 ‘멋짐’을 뽐내며 순식간에 팬덤을 형성하더니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메소드 배우의 대명사였던 진가를 새삼 증명했다. 하늘로부터 받은 소명을 알게 된다는 50대의 입구에서 배우 설경구는 매 작품 새로운 얼굴로 발견되는 중이다.
-<불한당> 이후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불한당>의 한재호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다가 배우 설경구를 발견한 분들이 과거 영화나 인터뷰도 다시 찾아본다고 들었다. 발견이라고 부르고 싶은 게 나도 몰랐던 예전 인터뷰와 사진들을 꼼꼼히 찾아서 서로 공유하는 거다. 옛날에 성의 없이 찍었던 사진들이 부끄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옛날에는 연기자가 연기만 잘하면 되지 뭘 꾸미나 하는 쑥스러움이 있었다. 그런 시절이 꽤 길어서 집에 있는 것들을 대충 입고 찍은 사진들이 마구 올라오는 걸 보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웃음)
-예전에 비해 최근에는 옷차림이나 사진 찍는 것들을 의식하나.
=의식하게 된다. 촬영장에서는 몰라도 행사에서는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불한당>이란 영화가 여러 가지로 내게 변화의 계기가 됐다. <불한당>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처음엔 양복을 계속 입고 있어야 한다고 해서 하지 않으려고 했다. 몸에 맞지 않는 옷 같고, 불편하고. 그런데 <불한당> 이후 시사나 행사에서 슈트를 넉달 정도 입다보니 몸이 익숙해지더라. 오히려 고민하지 않고 교복처럼 입을 수 있어서 편하다.

인스티즈앱
육아 회피하는 와이프와 애기 낳지 말았어야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