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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그 아이는 어떤 삶을 꿈꿨을까
평범하기를 바랬을까 특별하기를 바랬을까
모험을 꿈꿨을까 사랑을 꿈꿨을까
너무 늦게 나는 그를 애도한다
헛된 것이 되어버린 그의 꿈을 애도한다
기억하는 것도 기억하지 않는 것도 할 수 없었다
나의 친구 문효진
오늘 나는 저들을 위해 기도한다
비바람 따위 맞지 말기를
어찌할 수 없는 일은 겪지 말기를
답답하고 지루하더라도 평탄한 삶을 살기를
그리고 또 나는 기도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을 겪었다면 이겨내기를
겁나고 무섭더라도 앞으로 나아가기를
있는 힘을 다해
그 날의 내가 바라는 지금의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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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르는 척한다.
내가 안다는 걸 들키면
더 이상 모르는 척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너무 많은 것을 보면 길을 잃기 때문이다.
나는 관심 두지 않는다.
그래봤자 소용없기 때문이다.
나는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그래야 조금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나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나는 나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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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 나는 세상의 중심이었다.
내가 잠든 후에는 세상도 멈춘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나를 위해 움직였고,
나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시절,
세상 모든 것은
나를 사랑하기 위해 존재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 없는 곳에서도 세상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더 이상 세상의 중심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그저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라는 것을 진심으로 깨닫은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다른 사람을 내 세상 중심에
놓기 시작한 것은
간절히 원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분한 마음에 차라리
나를 미워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오늘 나는 다시 아프게 깨닫는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할 수 있는거처럼
나 역시 누군가에게
미움받을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 나를 미워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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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아닌 것처럼.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사실은 소리 지르고 싶었다.
사실은 뛰어가고 싶었다.
뛰어가면 쫓아올 것 같았다.
술래처럼 숨어있던 불행이
발목을 낚아챌 것 같아서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천천히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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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겁쟁이다
눈을 감고 주먹을 휘두르는 어린 아이 같다
무서워서 짖는 개와 같다
나는 겁쟁이다
늘 겁이 난다
낯선 곳은 이상한 곳이고
이상한 곳은 무서운 곳이다
무서운 곳은 나쁜 곳이 된다
그렇게 낯선 곳은 피해야할 무서운 곳이 된다
나는 또 겁이 난다
누군가에게 낯설게 보일까봐
이상하게 보일까봐
그래서 나는 기를 쓰고
다른 사람과 비슷해지려고 한다
나는 또 겁이 난다
내 안에 겁쟁이가 눈을 감고 휘두른 주먹이
누군가 맞을까봐
어쩌면 나는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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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거리를 잰다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지지 않도록
나는 늘 거리를 잰다.
필요 이상으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거리를 잰다는 것은
스스로를 고립시킨다는 것.
거리를 둔다는 것은
그만큼 외롭겠다는 것.
생존,
그렇다.
이것이 나의 생존 전략이다.
나는 차단막을 댄 경주마처럼 살았다.
나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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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겁이 났다
두 아이는 비슷하다
생긴것도 비슷하고
키도 비슷하고
옷입은것도 비슷하고
웃는 것까지 비슷한
아이 둘.
그 중 하나는
겪어서는 안될 일을 겪고
그게 소문이 나고
쫓기듯이 이사를 가고
아마도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엄마를 잃고
고아가 된다.
친척집에 얹혀 살다가
구박을 당하고
가출을 하고
소식이 끊겨버렸다.
아마도 그 아이는
지금도,
힘든 삶을 살고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됐다.
그 아이는 앞으로도
평범하고 무난하게 살아갈 것이다.
비슷한 두 아이,
같은 시간
다른 삶.
그 차이는 뭘까,
도대체 무슨 이유로
두 아이의 운명이 갈린걸까,
그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사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아주
사소한 것.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아주 작은 이유로
내 인생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치달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그리고 안도하는 내가 있다
그 사소한 이유가
내 것이 아니여서
다행이구나.
안도하면서 나는,
또 다른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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