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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53
이 글은 8년 전 (2017/10/18) 게시물이에요

조선시대의 붕당이 비록 여러 차례 갈등을 일으키며 서로를 적대시한적도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조선이라는 국가의 발전을 일으키는 동력원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을겁니다

그러나 가끔 인터넷을 통해 역사를 배웠거나 혹은 역사를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붕당정치를 서로 다른 논리와 정책을 갖고 공존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서구의 의회정치와 동일시하면서 심한 무리수를 두곤 하는데,

이것이 무리수인 까닭은 붕당의 기본적인 가정이 서유럽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붕당은 기본적으로 내적인 모순을 갖고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붕당론은 초기에는 군자들끼리 진붕을 이루어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는

구양수, 주희의 붕당론을 통해 자기들의 붕당을 합리화 하였으나, 어느 한쪽만을 고집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성리학에서 중요시하는 언로를 막는 일임을 알고 양보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찾고

서로의 정치 쟁점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부분은 사헌부-사간원의 피혐-처치 제도와 같은 정책 토론을 위한 여러 제도와 관습을 마련하면서 균형을 유지해나갔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군주친정을 당연시 여기는 사대부적 정치문화에서, 붕당정치를 현실에 구현시키는 이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대부적 정치문화란? 박훈 교수의 논문, 사무라이의 사화士化: 메이지 유신과 '사대부적 정치문화'논문 참조)

1. 조제론: 복수 붕당이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면서 정치에 참여하는 개인에 대해 그가 속한 붕당을 기반으로 평가하지 않고

개인별로 선악, 능력의 가부를 결정해 등용하자는 의견으로 붕당의 존재에 대해 눈감음으로써 붕당의 존속에 기여하는 아이러니를

갖기도 하는 의견입니다. 율곡 이이의 동인, 서인 타파 주장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것입니다

2. 군자소인론: 구양수와 주희의 붕당론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복수 붕당을 군자당과 소인당으로 나누어 붕당 간의 시비를

명확히 가려 소인당을 축출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시비를 명확히 가리자는 의미에서 시비명변론이라고도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본격적인 일당전제화의 저런점인 환국정치가 이에 해당하며, 정조의 준론 탕평 역시 군자소인론의 비중이 큰 조정론 쪽이라고 볼 수 있을것입니다.

3. 조정론: 현실적으로 붕당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나, 붕당 자체는 국가에 해로운 것이므로

붕당이 국가에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강력한 군주가 붕당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조정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강한 붕당을 억누르고 약한 붕당을 지탱해주어야 한다는 논리로 군주권을 통해 붕당들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자는 의견으로 연결됩니다.

영조의 완론 탕평과 매우 유사합니다.

여기서 이 3의견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모순점이 발생하게 되는데,

1. 조제론은 현실적으로 붕당 정치를 존속시키는 논리를 제공하였지만, 기본적인 가정이 붕당의 소멸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 군자소인론은 붕당의 존재 의의를 가장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기는 하나 자신의 당을 군자당으로 놓고 볼 때, 상대당들은 모두

소인당이 되어버리므로, 자연스럽게 상대 붕당의 존재 부정, 단일 붕당으로 연결되는 논리입니다.

3. 조정론은 붕당의 균형을 가장 뚜렷하게 고려하는 논리지만, 붕당을 국가를 망하게 하는 존재로 파악하면서

격렬히 비판하였으며 군주의 권위와 힘을 통한 망국적 붕당의 제거를 가장 근본적인 목적으로 두었습니다.

또한 3의견 모두 앞서 말했듯이 공식적으로는 군주의 친정을 가장 이상적으로 보고 있으나, 최고 권력자인 군주의 입지나 권한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밝히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조선 중기의 붕당정치의 논리 및 작동원리가, 다시 말해 사대부적 정치문화가

왕의 권위와 권력을 전제로 한 군주정 안에서의 하위질서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17세기 복수 붕당의 공존과 상호비판, 견제, 균형을 통해 대동법과 같은 훌륭한 법안을 내놓는 등, 발전의 원동력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정치 담당자들이 위에서 제시한 모순을 극복해 붕당 정치를 수준 높은 완결된 논리로 정당화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붕당은 언제든지 자신을 스스로 무너뜨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미완성된 정치 형태였습니다. 

참고: 오수창, <18세기 조선 정치사상과 그 맥락>, <<정조와 18세기>>, 푸른역사 학술총서, 2013, 29~32P

p.s.붕당은 어째서 의회가 될 수 없었나라기보다는 붕당정치의 논리적 모순점이라고 해야 맞는 제목인데

아마 이렇게 정하면 아무도 안볼것 같아서 조금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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