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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12/18) 게시물이에요











 그대는 오늘도 안녕한가 | 인스티즈

정호승, 첫 눈 내리면

 

 

 

첫 눈 내리면

그대 이제 눈물을 거두십시오

 

첫 눈 내리면 그대 결코

슬픈 G현을 켜지 마십시오

 

첫 눈 내리는 날

나 그대의 따뜻한 집이 되리니

 

그대 가슴의 무덤을 열고

첫 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되리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사계절 매일 첫 눈으로 내릴

내 안의 소중한 사람아






 그대는 오늘도 안녕한가 | 인스티즈


이형권, 축서사에서

 

 

 

그리움으로 서 있구나

옛 석등이여

 

그대 배후에 깔린 어둠 속에서

다시 하루가 저물어 가고

 

마음 속의 길들이 황무지처럼 헝크러진 날

가랑잎 휘날리는 길모퉁이에 서성이노니

 

나는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지혜도 얻지 못하였고

불 밝혀 기다릴 사랑 하나 간직하지 못하였구나

 

어둠 속에 산그늘처럼 희미해져 가는 것들

그것이 삶이었던가

 

그대와 불 밝히고 살았던 짧은 청춘의 시간이

밤의 적막속으로 사라져 갈 때

 

헝클어진 너의 머리칼을 만지고

야윈 뺨을 만지고 차가운 입술을 만져보지만

 

그리움으로 서 있구나

옛 석등이여

 

이제 누가 있어

저 쓸쓸한 처마 밑에 등불을 올릴 것인가






 그대는 오늘도 안녕한가 | 인스티즈


강신애, 두 겹의 방

 

 

 

나는 그 숲의 불가사의한 어둠을 사랑하였습니다

밤이면 습관적으로 음란해져

숲으로 들어가면, 숲은 내게로 기울어

귓속 차고 슬픈 전설이 흘러나와 발가락을 적십니다

나는 노루처럼 순한 눈망울로

숲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며칠 가지 않으면 숲은

일없이 가랑잎이나 발등에 쌓아놓고

종일토록 심심해합니다

내가 길에 뜻없이 굴러다니던

옹이투성이 통나무들을 주워다

이 숲에 들인 건 언제부터일까요

마지막 망치질로 문패를 달고

이름 석 자 적어놓습니다

길 위에서 방을 구할 때

방은 달아나고 찢겨

내 잠은 줄줄 샜습니다

따뜻한 뿌리 베고 나는 나뭇결 고운 잠을 잡니다

가수가 몇 옥타브 고음을 위해

영혼을 수천 미터 상공 어느 한 지점에 띄우듯

나는 이 방에서 어떤 출생을 꿈꿉니다

신이 땅을 만드시고 숲으로 기름지게 하신 것처럼

숲은 내 방으로 그 특이한 어둠을 한 겹 벗을 것입니다

까막까치 울음소리로 장작 타들어가고

아침밥 지을 때,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가

이 숲을 밥냄새 가득한 인간의 방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나는 두 겹의 방에서 삽니다






 그대는 오늘도 안녕한가 | 인스티즈


여태천, 그대는 오늘도 안녕한가

 

 

 

몇 명의 아이들이 어제처럼

몸보다 길어진 그림자를 밟으며 지나간다

아이들의 길어진 머리끝에서

어둠은 시작된다

한 걸음 물러서서 저녁을 기다리는

그대의 작은 집 아직도 캄캄한

창문은 내 그림의 배경이다

11월의 거리에서

오들오들 떨며 안녕하시냐고

그대의 안부를 묻는다

그림 속의 그대도 그런가

수직의 언덕길을 오후의 햇살이 넘어설 때까지

무거운 내 그림의 구도는 여전히 그대로다

무거워진 저녁의 나뭇잎들이

그대의 등 뒤로 떨어진다

쫓기듯 낙엽의 무게를 빨갛게 그려 넣으며

이건 연습이야, 라고 중얼거린다

그림자가 희미해진 길 위로

툭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시간들

그 뒤로 점차 한쪽으로

그대는 한쪽으로만 기울어질 것이다

기이하게 늘어진 그림 속으로

저녁이 벌써 반 넘게 옮겨지고 있다

그대는 여전히 안녕한가





 

 그대는 오늘도 안녕한가 | 인스티즈

김형술, 라디오나 켤까요

 

 

 

라디오를 켤까요 차창 너머

빠르게 지나가는 별들 무심하고

황급히 어둠 쪽으로 숨는 나무들

하나도 불러 세울 수 없으니

 

라디오나 켤까요 지상 어느 집으로든

가 닿아 있을 이 길의 끝까지

꽃을 뿌리듯, 못을 뿌리듯

미친 말들을 흘려놓을까요

내 것도,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또 내 것이며 모든 이의 것인

속삭이는 비수들

 

, 섣불리 말을 가져

너무 많은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만

어느 집도 환해지지 않았고

어느 상처에서도 꽃 피지 않아

귀를 닫고 혀를 베어버린 채

말들의 집인 세상을 떠나는

바람을 아 떠도는 길

 

딱딱한 확신으로

키가 자란 말의 얼굴 들여다보며

내 안에서 낯설게 거닐고 있는

말 저편의 말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며

겹겹 어둠 위에 바람이 새기는

침묵의 문장을 해독하려 하는데

 

슬픔을 끌까요 헛된 꿈을 지울까요

차를 세워 길을 멈추고

서늘히 천상의 말 다스리고 있는

별들이나 모두 불러 내릴까요

 

그저 라디오나 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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