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대 졸업 후 바로 개원을 할 수도 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국가고시에 통과하면 의사면허가 주어진다.
의사면허 라고 하는 것은 기초적인 모든 진료를 볼 수 있다는 뜻이므로
그때부터는 원칙적으로 모든 진료를 볼 수 있다. (교육체계가 다른 치과, 한방은 제외)
따라서 의대 졸업하자 마자 병의원을 개원해서 진료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경우는 드물다.
이론적으로 공부를 했다는 것과 현실 속에서 진료를 보는 것은 큰 괴리가 있으므로
인턴 레지던트 같은 수련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90% 이상이고
일부는 피부 미용 전문으로 하는 병의원에 봉직의사로 들어가서 일하면서 배우기도 한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단순 감기 치료를 하며 동네 의원으로 살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의사들이 전문의 과정까지 밟아야하는 우리나라 현실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다소 과잉 교육에 해당되긴 한다.
2. 간판에 적혀있다고 해서 다 전문과목은 아니다
상당수의 의원들의 간판을 잘 보자.
'OOO 성형외과' 라는 간판을 잘 살펴보면 아주 작은 글씨로 'OOO' 와 '성형외과' 라는 글자 사이에 '진료과목' 이라고 적어놓은 경우가 많다.
피부과도 마찬가지.
우리나라 의료법상 'OOO 피부과 의원' 이라고 간판을 걸려면 피부과 전문의여야만 한다.
해당 전문의가 아닌 다른과 전문의거나, 또는 전문의 자격증을 따지 않은 일반의의 경우에는 과를 명시하지 못하고 'OOO 의원' 이라고만 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진료과목' 항목에는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든 과목을 적을 수 있는데,
그러다보니 편법으로 'OO 의원' + '진료과목 피부과'를 묶어서 'OOO (의원) (진료과목) 피부과' 라고 적어놓는 식이다.
특히 (진료과목) 이라는 글자를 작게 혹은 LED 조명에 나오지 않게 해서 '멀리서 보면 'OOO 피부과' 라고만 보이도록 해놓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진짜 해당과목 전문의는 저런거 안한다.
그냥 'OOO 피부과 의원' 이라고 한다. 간판 맨 뒤나 창문 글자에 진료과목 을 몇 개 더 나열할 지언정...
3. 이비인후과는 감기를 보는 과가 아니라 수술하는 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오래된 관념으로 감기는 이비인후과에서 잘 본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이 그런 생각이 강하신데, 현실적으로는 근거가 전혀 없다.
모든 전문과는 크게 약물치료를 중점으로 하는 메디컬(medical, 예로 내과 소아과 피부과)과 수술을 중점으로 하는 써지컬(surgical, 예로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로 나뉘어지는데
이비인후과는 수술을 하는 써지컬 파트이다.
예를 들어 대학병원에서 편도 수술이나 코 수술을 위해 이비인후과로 입원을 해도,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거나 하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지 않는다. 어른이면 내과, 아이들이면 소아과로 의뢰되어진다.
원래 이비인후과는 귀(이), 코(비), 목(인후)를 보는 과이다.
따라서 중이염이나 비염, 편도염 같은 질환은 잘 볼 수 있지만.. 폐렴 기관지염 장염 등등등은 전문 과목이 아니며 레지던트 때 공부하지도 않는다.
이비인후과가 감기를 잘 보는 과로 오인된 것은,
이비인후과 자체가 전문의를 따고 나서 수술을 할 일이 잘 없다보니 대부분 개원가로 나와서 그러한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한 몫 한 것 같고
기침을 하거나 하면 "목이 부어서 기침을 하나보다" 라는 근거없는 이상한 상식(?)때문에 이비인후과로 가는 것이 아닐까 싶긴 하다.
특히 아이들이 열나거나 기침하거나 토할 때 이비인후과로 데려가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비인후과 선생님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은 소아 약 처방에 대한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
소아과 선생님들은 이비인후과를 대부분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환자를 뺏어서보다는 약 처방을 이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란다.
그런식으로 약을 쓰면 당장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여서, 보호자들은 좋아한단다.
그리고 정작 소아과 선생님들이 정량대로 약을 쓰려고 하면 보호자들이 안낫는다고 싫어한단다.
설명하는데에만 한참이 걸린다고...
물론 중이염은 이비인후과가 최고다.
4. 생각보다 의사들은 탈세가 어렵다
병원에 갈 때 의료보험이 되는 것과 의료보험이 안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로 인근 내과에 방문하는 것은 당연히 의료보험 대상이다.
하지만 성형외과에 가서 가격을 흥정해서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은 의료보험 대상이 아니다.
일부 피부미용, 성형외과 등 비보험 항목들을 중점으로 하는 과(특히 현금을 유도하는..)는 탈세를 하기 쉬워진다.
종종 뉴스에 나오는 고소득 의사들의 탈세는 대부분 이러한 경우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의사들은 탈세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부분 의료보험에 대한 진료를 하고 있고,
그 진료 내역은 환자 수, 금액이 모두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료에 남기 때문이다.
A라는 의사가 오늘 50명의 환자를 봤고, 그 환자들의 총 수납액은 얼마이고, 건강보험공단의 청구액까지 합치면 오늘 총 수입이 얼마인지 국가에서는 다 알 수 있다.
따라서 동네 내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선생님들을 바라볼 때에는 탈세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세금 많이 내는 사람에 해당될 것이다......
5. 피부비뇨기과 라는 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십년 전, 대한민국에서 의학 학회들이 정립이 덜 되어있을 시절에
피부과와 비뇨기과가 '피부비뇨기과'라는 이름으로 같은 학회로 운영된 적 있었다.
물론 전혀 다른 두 분야이기에 이후에 각자 독립을 하였고 그렇게 피부과와 비뇨기과가 분리된 지가 30~40년이다.
따라서 현재에는 피부비뇨기과 라는 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 지긋하신 은퇴 전후의 의사 선생님이라면 피부비뇨기과 학회 출신이실 수도 있지만,
젊은 의사가 피부비뇨기과 라는 이름을 쓴다면 99%의 확률로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피부과 전문의가 비뇨기과 이름을 쓸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위에 2번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xx의원' 이라고 간판을 적고 옆에 조그맣게 '진료과목'을 적은 다음에 큰 글씨로 '피부과 비뇨기과'를 적는 경우가 상당수.
6. 응급실은 접수 순서대로 보는 곳이 아니다.
응급실에서 "내가 먼저 왔는데 왜 저 사람 먼저 봐주느냐"라고 소리지르는 사람들이 꼭 있다.
하지만 응급실은 온 순서대로 보는 곳이 아니다.
의료진이 파악해서 응급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먼저 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저쪽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데, 내가 지금 배아픈데 왜 안봐주냐고 소리지른다.
(물론 그 배아픈게 심각해보이면 의료진이 붙어서 뭔가를 하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설사하는 장염..)
그리고 그런 사람이 정말 엄청나게 많다.
같은 경증 질환이면 순서대로 볼 수 있겠지만,
중증 질환이 있으면 응급실에서는 그 환자를 먼저 본다는거 꼭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가벼운 감기 증상에는 응급실 가지 말자.
메르스때 겪었지 않은가.
7. 수술실은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욕설이 난무하는 경우가 꽤 많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수술실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나오고 학술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수술실에서는 욕설이 오가는 경우가 꽤 있다.
정확히 말하면 욕설이 오간다기보단, 일방적으로 한다고 봐야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수술하는 의사들, 특히 정형외과 같은 과에는 성격이 욱하는 의사들이 많다.
그래서 교수가 집도하다가도 어시스트를 하는 레지던트가 마음에 안든다거나 간호사가 수술기구 전달할 때 실수를 한다거나 하면 상욕을 퍼붓는 경우가 꽤 있다.
아마 모든 대학병원에 적어도 대여섯명의 그런 의사들이 있을 듯.
당연히 고쳐야할 관행이다. 나이가 많고 적고, 위사람 아랫사람을 떠나서 상대방에게 상욕을 하는 행위는 엄연한 폭력이므로..
그런 분위기가 발생하면 실습나온 의대생들이나 간호학과 학생들은 쥐죽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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