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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7년 전 (2018/2/05) 게시물이에요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인스티즈


구재기,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지난밤의 긴 어둠

비바람 심히 몰아치면서, 나무는

제 몸을 마구 흔들며 높이 소리하더니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더 푸르다

감당하지 못할 이파리들을 털어 버린 까닭이다

맑은 날 과분한 이파리를 매달고는

참회는 어둠 속에서 가능한 것

분에 넘치는 이파리를 떨어뜨렸다

제 몸의 무게만큼 감당하기 위해서

가끔은 저렇게 남모르게 흔들어 대는 나무

나도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어둠을 틈 타 참회의 눈을 하고

부끄러움처럼 비어있는 천정(天頂)을 바라보며

내게 주어진 무게만을 감당하고 싶다

홀가분하게 아침 햇살에 눈부시고 싶다

대둔산 구름다리를 건너며 흔들리며 웃는 게 눈부실 수 있다

가끔씩 온몸을 흔들리며

무게로 채워진 바위

그 무게를 버려가며 사는 게 삶이다

지난날들의 모자가 아직 씌워져 남아있는

푸념의 확인, 구름다리 밑의 아찔한 거리로

가끔은 징검징검 흔들리며 살고 싶다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인스티즈


채호기, 풀밭

 

 

 

멀리서 보면 그냥

한바탕의 초록인데

틈 없는 한 장의 바다인데

나는 그 속에서

연두색 회색 흰색 파랑색

노랑색, 천 갈래로 흩어지는 색색깔을 만난다

머리카락처럼 촘촘한

생명들에 둘러싸인다

나는 그 안에서

달리고 냄새 맡고 넘어지고

살 찢어지고 피 흘린다

멀리서 보면 그냥

한가로운 풀밭인데

풀들이 서로 뒤엉키고 꼬여

하얗게 말라 바스러져 간다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인스티즈


오세영, 착한 소

 

 

 

시행의 마지막 구절을 막 끝내자

잉크가 다한 볼펜

기진맥진 원고지의 여백에

펄썩 쓰러져 버린다

편히 쉬어라

피어리어드는 내 눈물로 찍겠다

돌아보면 너무도 혹사당한 일생

경지는 다만 소만이 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참 많은 밭을 갈았구나

땀과 눈물과

심장에 고인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아낌없이 쏟아내고 너는 지금

후회 없이 이승을 떠나는구나

내 시가 너를 따를 수만 있다면

잘 갈아 씨 뿌린 밭두렁에

거품을 문 채 쓰러진

착한 소 한 마리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인스티즈


김인육, 아버지를 바치며

 

 

 

땅에게 아버지를 바친다

주르륵

한 줌 흙으로 당신을 허락한다

덥석, 덥석, 깨무는 대지의 저 붉은

평생 땅만 파먹고 살았던 농군

고맙고 미안한 신세

이제, 당신께서 보시할 차례

 

나무그릇에 담긴 최후의 사내가

희망도 절망도

딱딱하게 굳어버린 북어포의 사내가

나의 원본(原本)인 사내가

땅의 육보 식탁에 차려진다

일렁거리는 산천

뒤돌아보니

어느새 땅의 배가 불룩하다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인스티즈


이경우, 깡통을 차다

 

 

 

깡통이 공으로 보일 때가 있다, 아니다

공으로 보이는 깡통이 있다

 

사소한 바람에 혼자 굴러가는

굴러가면서도 목청을 못 내는, 그런

깡통을 나한테 자살골처럼 차 넣는다

비어서 차고, 차면 소리가 나서 더욱 찬다

세게, 아주 세게

 

그때, 발 밟힌 황구처럼

어디론가 숨어버리면 그만이지만

머리통을 담벼락에 들이받고, 이를테면

당구의 쓰리쿠션처럼 다시 튀어나오는 깡통을

신의 이름으로 응징하듯 따라가면서 찬다

 

이윽고, 깡통은

걷어차인 사실을 억을해 할 것이고

차다 지친 내가 그만 좌절하고 마는

그 시간

세상의 어딘가에서 깡통들은

여전히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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