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애들 같지만 애들은 진짜 착해요의 <티아라>와 당장이라도 시원한 쿨피스와 곰보빵을 사다드려야 할것만 같은 압박을 주는 <시스타>가 한자리에 만났습니다. 뭐 여름 특집 아이돌 빅매치로 현재 가장 잘 나가는 걸그룹을 불러들였다나요. 가장 잘 나가는 걸그룹인가는 모르겠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생뚱맞은 조합이라 그래서 더 웃기고 재밌었던 방송이었습니다. 시작전 숨막히는 신경전이 있을 것이라 이미 예고는 들었지만 생각보다 더했던 두 그룹의 부조화가 일으키는 스파크에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기분으로 프로그램을 감상했죠. 그리고 시스타의 어르신 '효린'이 보여준 베스트컷 하나는 정말 빵 터지게 솔직해서 이날 토요일동안 보여진 그 어떤 예능보다 제 배꼽을 빼놓은 장면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시스타와 티아라는 그 앉아있는 포지션과 존재감 그리고 주변의 공기마저도 무언가 정말 다른 세계에서 온 이방인들 같았습니다. 규격화된 티아라. 자유분방 시스타. 참한 규수 같은 티아라.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시스타. 그룹의 특색에 맞추어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서로 비슷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무언가 '질서'가 느껴지는 티아라와 '혼돈'이 매력적인 시스타는 의상과 헤어스타일링을 비롯한 패션도 패션이었지만 옷매무새는 물론이오 구호를 외치는 자세에서부터 준비한 대답과 그것을 거부하는 맞받아침까지 정말 너무나 상반된 모습을 보여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말 잘듣는 인형처럼 얌전하게 통일을 지키며 앉아있는 티아라와 달리 시종일관 킬킬대며 산만하게 굴었던 시스타. 리포터의 "이번 안무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라고 던져진 티아라를 향한 질문에도 한시도 얌전히 있지 못하고 그 춤을 따라 추던 시스타와 달리 주변의 부추김에 어쩔 수 없이 시스타의 춤을 흐느적대며 따라 추는 티아라의 모습은 그야말로 실소가 터져나왔습니다. "귀여워요" 시스타는 마치 후배를 바라보듯 (그런데 티아라가 선배뻘 아닌가요?) 티아라를 대했고 티아라는 끝까지 질서를 유지했습니다.
각자 자신의 팀을 이미지화시켜보라는 리포터의 연이은 질문에 "무한도전"이라고 외친 티아라의 센스는 제법 쓸만했지만 (무한도전은 정말 무한도전이지요. 복고에 코스프레에 이젠 좀비까지...) 그것을 넌센스로 받아친 시스타의 "1박2일이요" 라는 한마디에 전세는 계속해서 시스타쪽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이 팀에는 없는 우리 팀만이 가진 자랑할점을 말해보라는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시스타는 전혀 거리낌없이 건강함! 근육! 구릿빛 피부!를 자랑스레 외치더군요. 정말 거칠 것이 없는 걸그룹이었습니다. 하지만 정형화된 아이돌이자 걸그룹 티아라는 얌전하기 짝이 없었죠.
"정신력만큼은 우리가 강하지 않나..."
"정신력은 우리도 뒤지지 않아요! 얼마나 스케줄이 많은데."
조심스럽게 입을 연 티아라의 말을 순식간에 깔아뭉겐 시스타는 곧이어 "저희가 갖고있지 않은 미모를 가지고 계시잖아요" 라고 먼저 나서서 티아라의 장점을 설명해주었죠. 이날 시스타가 보여준 유일한 배려였습니다만..
그녀들은 시스타를 깎아내리고 자신들을 추켜세울만큼 용감한 자유를 얻지 못한 아이돌이었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입을 연 티아라의 소연은 "우리는 오히려 시스타의 외모를 부러워한다." 라는 말로 착한 아이돌의 자세를 유지했는데 정말 너무나 형식적인 착한 대답에 순간 지나치게 솔직해진 효린의 얼굴에 그만 저는 빵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마음에 없는 소리하지마. 라고 말하듯 너무나 어이없어하는 그녀의 얼굴이 정말 유쾌했기 때문이었어요. 사실 저는 착한 아이돌을 좋아하지만 톡 까놓고 말해 못생긴 아이돌이라는 평가에 시달렸던 시스타에게야 배우돌로 무장된 티아라가 "외모가 부럽다"는 한마디는 약올리는 소리로 들렸을수도 있었으니까요. 너무 티나는 마음에도 없는 소연의 정형화된 대답에 황당해하는 효린의 선택된 자유가 조금은 부러워지더군요.
이런 시스타의 자유분방함을 보며 문득 떠오르는 혼돈의 걸그룹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일무이 여장부 걸그룹, 디바 말이죠. 전라도 스타일, 뉴욕 스타일, 엘에이 스타일의 채리나, 지니, 비키의 왈가닥은 보이그룹의 그것보다 공포스러워서 감히 기획자 이상민도 터치할 줄을 몰랐다던데 시스타는 그정도까진 아닐지 몰라도 하고싶은대로 마구 떠들고 시시덕대며 솔직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자유가 이날의 디바를 떠올리게 하는 향수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반면에 조금은 지나치게 얌전한 그래서 정형화된 대답만을 할수밖에 없는 티아라가 약간은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구요.
사실 시스타는 이날 티아라의 질서를 티아라는 시스타의 자유를 조금은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만 서로 정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티아라는 티아라가 될 수 있고 시스타는 시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날 효린을 비롯한 시스타의 태도는 약간은 아슬아슬해보이기도 했었습니다. 순간 시스타가 선배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툭툭 생각없이 내뱉는 반말과 티아라를 우쭈주하는 태도는 뭐, 그러려니 넘어가겠습니다만 상대가 얘기를 하고있는 도중에 계속해서 킬킬대는, 따돌림시키는 여고생 같은 모습은 과히 좋아보이지 않더군요. 자유는 가지되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례함과 솔직함은 분명히 다른 태도거든요.

인스티즈앱
요즘 𝙅𝙊𝙉𝙉𝘼 심하다는 서연탈트 붕괴 현상..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