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국인이 본 한국 역사 드라마의 특성
등록 : 시민 조회 : 1127 점수 : 130 날짜 : 2005년7월4일 17시57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많이 있는데, 그 가운데 특히 태조 왕건이나 무인시대 같은 한국의 대하 역사드라마를 좋아하는 어느 미국인이 한국의 역사 드라마의 뉘앙스에 대해 쓴 글입니다. 그러므로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같은 非역사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아닙니다. 해신이나 대장금 같은 퓨전 역사 드라마도 아니고 주로 KBS 에서 해 온 용의 눈물, 태조 왕건, 제국의 아침, 무인 시대, 불멸의 이순신 등에 대한 평가입니다. 사실상 미국인이 본 한국 대하 역사 드라마의 매력과 장점을 쓴 것이므로, 한국의 드라마 제작진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외국 게시판을 보면 태조 왕건과 무인시대가 특히 중독성이 강하다고 다들 그럽니다.
Nuances of the shows:
(1) 각 회가 (내용상)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정도까지는 미국 드라마와 같다. They are like "soap operas" to the degree that each show is interconnected with others.
(2) 때때로 섹스가 암시되지만 (미국 드라마와 달리) 대놓고 표현되지는 않는다. Sex is occasionally inferred, but not shown (unlike American soap operas) -> 품위 있는 드라마!
(3) 진짜 역사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중요 인물이 예고 없이 갑자기 죽을 수 있다. Because it’s based on real history, main characters might die without warning -> 이 드라마 장난이 아니네 하는 느낌을 줍니다. 진짜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더욱 빠져듭니다.
(4) 종종 중요한 인물에 대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개인사를 보여준다. Oftentimes, the show will take us through the history of a main character, starting from when they are a child, until their death -> 예를 들어 무인시대에서 이의민이 죽으면 "이의민은 XXXX년 경주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로 시작하는 해설자의 설명이 자료 화면과 같이 2-3분 정도 나오는 거 말합니다.
(5) 가끔 해설자가 '진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면서, 특정 장면이 전설에 바탕을 두었다든지 드라마 제작상 창작되었다든지를 설명해 준다. The narrator will occasionally explain the “real” history, and explain how a particular scene may be either based on a legend, or even just made up for dramatic purposes. -> 역사책에는 궁예가 왕건에게 패한 후 곡식을 훔다가 농민들에게 맞아 죽었다고 나오지만 드라마 태조왕건에서는 자결한 걸로 처리됩니다. 이 때도 궁예가 죽은 후 해설자가 출현해서 "삼국사기에는 ...라고 나와 있으나 패자에게 가혹한 역사 기록임을 감안하여 이 드라마에서는 ...로 처리하였다"고 짚어 줍니다. 이게 드라마를 대단히 수준 높게 보이게 합니다.
(6) 적어도 한 교수에 의하면 (태조 왕건 같이) 의상이나 일반적인 사실들이 역사적으로 잘 고증되었다.According to at least one professor, the shows (such as Wang Guhn) are very historically accurate, in terms of costumes and general facts -> 그러나 아직 한국 역사 드라마에서는 고증이 부족합니다. 무인시대에 나온 이의방의 철퇴나 이의민의 도끼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티가 너무 나는 것은 외국인들도 다 압니다. 소품은 태조 왕건이 가장 좋았고 점점 질이 떨어집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왜군들은 다 갑옷 입고 나오는데 조선군은 항상 헝겊옷 입고 나오는 장면들(저러고도 전투가 될까?), 불멸의 이순신에서 도요토미는 아프리카까지 나온 지구본을 들여다 보면서 세계 정복의 야망을 키우는데, 이순신과 참모들은 대동여지도보다 못한 고지도 들여다보면서 작전을 짜는 비상식적인 장면은 그들도 배꼽을 잡습니다. 태조 왕건과 무인시대에서 번 점수를 불멸의 이순신에서 잃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KBS 불멸의 이순신 소품팀은 다 교체해야 한다고 봅니다.
(7) 한국 역사 드라마에서는 배우들이 '재활용'된다. Actors from other historical dramas will have a role (sometimes significant ones) in the latest show -> 조연들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주연들까지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건 약간 의외로 보는 듯합니다. 예를 들면 무인시대에 이의방으로 나왔던 서인석씨가 태조 왕건에서는 견훤으로 나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조연들조차 "저 배우가 전에 어디에서 나왔던 적 있지 않아?" 하면서 숨은 배우 찾기를 즐깁니다. 한국의 배우 풀이 적어서 조연은 물론 주연 배우들까지 다음 드라마에서 활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영된 것인데 이처럼 뜻밖에 좋은 역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8) 조명, 음악, 카메라의 다양한 사용 같은 새로운 촬영 기술로 회를 거듭할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 They continually improve on production through new filming techniques, such as lighting, music & different uses of the camera
(9) (한국계 미국인 2세들은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지만) 한국계 미국인이 아닌 일반 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It's gaining popularity among non-Korean-Americans (though 2nd generation Korean Americans don't seem particularly intere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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