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5859267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팁·추천 뮤직(국내) 할인·특가 고르기·테스트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77 출처
이 글은 7년 전 (2018/11/18) 게시물이에요







 그냥 있는 것이지 | 인스티즈

문인수, 내리막의 힘

 

 

 

고물 프라이드, 달리던 차 엔진이 끝내 천천히 꺼져버린다

다행히 아주 미미하게 경사가 져 있는 데여서

고가도로 그늘 아래 널찍한 공간으로 차를 몰아넣을 수 있었다

핸드브레이크를 당겨 차를 세웠다

네 바퀴가 길바닥을 꽉 잡고 버틴다 시꺼먼 아스팔트가 그녀에겐 지금

단단한 늪이다 퍼져 난감한 프라이드 옆을

프라이드를 뒤덮은 고가도로 위를

마음껏 달리는 차들의 진동 때문에

그녀의 프라이드는, 끊임없는 파문에 떠밀리는 마른 연잎 같다 이 연애의 끝자리

그녀가 안전벨트를 맨 채 울먹거릴 때

어여쁜 귀고리가 달랑대며 한사코 그녀를 지킨다 하지만

구겨진 이 프라이드는 이제 폐차될 것 같다 견인차가 도착하고

핸드브레이크를 풀자 움찔, 저를 푸는

이 프라이드는 또 무엇인가

내리막엔 다시 한 번 박차를 가하고 싶은 힘이 있다






 그냥 있는 것이지 | 인스티즈


오두섭, 시간은

 

 

 

제 스스로 흐르지 않지

그냥 있는 것이지

걸어가기가 귀찮은 것이지

흘러가는 것 강물이지

달려가는 것 바람이지

저들의 길을 따라 도는 것은

별자리들이지 그리움들이지

새들이지 물고기지 짐승들이지

무지개는 언제나 문을 다 열지 않고

어떤 사람들처럼 시간은 가끔

뛰어가기도 하는 것이지

우리가 어디에 홀려 있을 때

평소에는 그 자리 그냥 서 있는 것이지

그러니 시간을 내어

서랍을 괜히 한 번씩 열어 보지 마라

그 안에 그냥 누워 있는 보석도

보여지기 싫은 것이지

숨쉬기 싫은 것이지

우리에게 추억이 있는 것은

시간의 몸에 대못을 박았기 때문이지






 그냥 있는 것이지 | 인스티즈


황영선, 옛 편지를 읽는 저녁

 

 

 

비내리는 분황사 뜰에

막 핀 배롱나무 꽃 송이들이

제 몸의 꽃빛을 풀어

시를 쓰고 있었지

 

받아적기도 전에 지워지는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본 일 말고는

이 저녁 한 일이 아무것도 없지만

가슴에 물기처럼 번지는 그것이 시가 아니었을까

 

귀열고 문 열어두어도

나는 아직 캄캄한데

한 몸인 듯 편안해진 모습으로

어둠과 빛의 경계를 허물고 있던 풍경소리

 

백 년도 못 견딜 생애

쓸쓸한 저녁이 찾아오면

흐린 불빛에 기대어 시를 읽다 잠이 들겠네

못다 읽은 시편들은 가슴으로 읽으리






 그냥 있는 것이지 | 인스티즈


이해리, 양장본

 

 

 

펼처놓은 페이지가

고정되지 않는군요

 

손바닥 힘주어 문질러 놓으면 잠시

손 떼면 이내 후루룩

내면을 감추어 버리는군요

 

희고 단단하고 지적인 당신

참 성가시군요

더 감질나고 더 목마르게 하는군요

 

생은 튕겨야 맛이라 하려는 건가요

쉽게 속을 보이면 싸구려라 하려는 건가요

시간이 흐를수록 완강해지는 당신

내 팔이 아파오는군요

너무 튕기면, 당신

읽지 않는 수가 있습니다

 

영영 덮어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그냥 있는 것이지 | 인스티즈

서규정, 만추 단추

 

 

 

믿을 건 오로지 외로움뿐이라 강은 외줄기로 흐르는가

감물 든 런닝구 같은 백사장을 늘어지게 붙들고 붙들던

그 사랑이 물이 되어 돌돌돌 저리 여울지는지 몰라

심장에 빨대를 찔러 넣듯

고부라진 모습을 누가 또 눈여겨 볼까마는

마른 잎 한 잎 내려놓고도 하늘은 끝 간데 없이 들리고 들려

눈썹 끝으로 몰려나온 두 줄기 눈물이 그렁그렁

천리나 만리 밖으로 흐르는 강물과 셋이서 함께 흐르라

이제 더는 외롭지 않게 여럿이서 가라 했네

그대, 메이고 메인 가슴 멍 자리는

허수아비 옷깃을 다져 여며 단추로 달아놓고

심장에 곶은 빨대를 쪽쪽 빨며 불불불 따라가도 천리이고

거슬러 와도 만리인, 내 마음 저녁 강에 빈 배로 떠돌고 있네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소란 노래 부르는데 ost깔 나는 아이돌 .jpg
11:36 l 조회 49
[모솔연애2] 최커각 나왔다가 갑분 흑화한 출연자.. (ㅅㅇㅈㅇ)4
11:28 l 조회 2809
시대를 너무 늦게 태어나버린 이삭토스트 인재
11:20 l 조회 3248
녹음하는데 디렉터님에게 무한칭찬받은 아이돌.jpg
10:47 l 조회 599
아파트 67층 높이(188m)에서 외줄타기한 미미미누4
10:34 l 조회 6291
한국 관광객 삥뜯은 태국 고양이2
07.15 22:07 l 조회 2194 l 추천 3
유튜브한테 공개적으로 도전장 내민 65세 한국 할아버지
07.15 19:50 l 조회 2013
음방 무대 다양해져서 좋다는 말 나오게 만든 가수.jpg
07.15 19:32 l 조회 846
네이마르가 한국에선 호감이 되고 일본에선 대차게 욕먹은 사건11
07.15 18:03 l 조회 16618 l 추천 9
비긴어게인 시간여행 버스킹 한다는 가수들..jpg
07.15 15:55 l 조회 1748
아내에게 알바 강요하는 남편122
07.15 15:01 l 조회 70909 l 추천 2
부모님 돈까지 날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ㅠㅠ.jpg15
07.15 14:44 l 조회 19510
이게 진짜 빅데이터 분석이지
07.15 14:22 l 조회 1592
최유정이 아이오아이 활동 종료후 느낀 감정.jpg
07.15 13:45 l 조회 13023
'22일 컴백' 루네이트, 타이틀 'SNEAKERS'로 청춘의 패기 발산
07.15 13:34 l 조회 72
본인 믿고 계란말이 하자던 허경환의 폭망한 계란말이.jpg7
07.15 13:19 l 조회 11646
블라인드) 아는 언니 유방암인데 병원에서 1년동안 안알려줬대275
07.15 12:31 l 조회 110040 l 추천 1
모두가 하이디라오를 처음 갔을 때...jpg1
07.15 12:18 l 조회 11589
애니 캐릭터 코스프레하고 알티 탄 아이돌1
07.15 11:05 l 조회 2482
전설의 고급휘발유짤의 유니버스가 대체어디까지임..jpg
07.15 10:28 l 조회 1060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