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북극에 살았던 큰바다쇠오리]
놀랍게도 펭귄의 고향은 남극이 아니라 북극이다. 펭귄은 원래 북극해와 북대서양에 살았다. 북극의 펭귄도 배의 깃털은 희고 머리에서 등까지의 깃털은 윤이 나는 흑색이었다. 연미복을 연상시키는 모습니다. 몸집이 크고 날개가 작아서 날지 못했다. 알을 1년에 하나만 낳았다. 영국과 프랑스 사람들은 이 새를 펭귄이라고 불렀다. 켈트어로 ‘흰 머리’라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큰바다쇠오리라고 한다. 학명은 핀구이누스 임페니스(Pinguinus impennis)다.
사람들은 8세기부터 깃털과 지방을 얻기 위해 북극해의 펭귄을 사냥했다. 펭귄은 사람을 무서워하기는커녕 호기심을 가지고 사람에게 접근하다가 살해당했다. 수백만 마리에 이르던 수가 금세 줄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박물관에 전시한다는 명목으로 사냥했다. 결국 1844년 6월 3일 마지막 큰바다쇠오리가 사냥감이 되어 박제되었다.
한참 후에 유럽인들이 남극대륙에 와서 큰바다쇠오리와 닮은 새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남극의 새들을 펭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북극 펭귄 큰바다쇠오리와 남극 펭귄은 친척이 아니다. 큰바다쇠오리는 도요목 갈매기아목 바다쇠오리과에 속하고 펭귄은 펭귄목 펭귄과에 속한다. 인간은 북극해에서 펭귄을 멸종시키고서 남극에서 펭귄과 닮았지만 펭귄과는 전혀 상관없는 새를 발견하고서는 펭귄이라고 부르는 셈이다.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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