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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71 출처
이 글은 6년 전 (2019/12/08)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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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속에 집만한 것이 들어있네 | 인스티즈


김선우, 무꽃

 

 

 

집 속에

집만한 것이 들어있네

 

여러 날 비운 집에 돌아와 문을 여는데

이상하다, 누군가 놀다간 흔적

옷장을 열어보고 싱크대를 살펴봐도

흐트러진 건 없는데 마음이 떨려

주저앉아 숨 고르다 보았네

 

무꽃

버리기 아까워 사발에 담아놓은

무 토막에 사슴뿔처럼 돋아난 꽃대궁

 

사랑을 나누었구나

스쳐지나지 못한 한소끔의 공기가

너와 머물렀구나

빈집 구석자리에 담겨

상처와 싸우는

무꽃







 집 속에 집만한 것이 들어있네 | 인스티즈


도복희, 바람의 각도

 

 

 

채곡채곡 보자기에 묶여있는 아버지

삼년이 지나고 나서야 풀어보았다

선명하게 접혀있는 길

깊숙이 걸어 들어간 곳이

산인지 바다인지 나프탈렌 냄새가

나비처럼 우루루 날아오른다

분홍색이 흘러내리자

생생하게 살아나는 시침과 분침사이

일곱 살 먹은 계집애가 놓친 팔목은

여전히 길어지고 있었다

얼마나 더 자라야

나란히 서서 바라보던 노을에 젖을 것인지

강물이 되려고 제 몸을 풀어놓던 여름날 햇살이

방안 가득 흘러넘친다

손가락만 펴면 닿을 듯한 거리

그는 물길 흐르는 방향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한 번 건너면 되짚을 수 없는 바람의 각도가

손 내민 방향에서 한 뼘 정도 기울어졌다

사람이 사라지고 나서 생겨난 빈자리의 오차

그 틈바구니에 강 하나가 흐른다







 집 속에 집만한 것이 들어있네 | 인스티즈


강연호, 봄밤

 

 

 

낮에 지나쳐온 거리마다 분분했던 꽃잎

집에 돌아와 보니 몇 장은 우표처럼

어깨 한 귀퉁이에 여전히 달라붙어 있네

나는 과연 제대로 배달된 것일까

수취인 불명의 편지마냥 우두커니 서서

우주의 어둠으로 어둔 방을 바라보네

창밖으로 인공위성처럼

밤늦은 시민공원 운동장을 공전하는 사람들

한번 궤도를 이탈하면

다시는 진입하지 못한다는 듯

고분고분 트랙 안에서 걷거나 뛰고 있네

어디선가 전화벨이 끙끙 울다 지치면

가끔 연락하며 살자는 세상도

끙끙 앓다 지칠 테고

건너편 아파트는 띄엄띄엄 불이 켜지거나

켜졌던 불 다시 꺼지거나

쉴 새 없이 모스 신호를 날리고 있네

엘리베이터는 바쁘게 오르내리고

잘못 배달된 통닭은 식어가고

맥주는 김이 빠지고

어디선가 문이 쾅 닫히는 소리

물 내리는 소리

나는 한숨 쉬고 꽃잎 한 장 떼어내고

또 한숨 쉬고 꽃잎 두 장 다시 붙이고

영영 궤도를 잃고 떠돌 것만 같은 봄밤이네

무말랭이처럼 꼬들꼬들한 봄밤이네







 집 속에 집만한 것이 들어있네 | 인스티즈


박연숙, ‘이나 이나 봄

 

 

 

흔하디흔한 감기에 물린 이월 초하루

접힌 약봉지를 펴는데 천리향꽃 졌다는 소식이 왔다

꽃피면 보자는 말이 알약 몇 개로 굴러 떨어진다

혓바늘 돋은 혀 안쪽이 쓸쓸하다

 

새끼손가락 걸듯

꽃이 나무에 맺히는 동안

향기는 종종 마디를 펴고

제 봉오리를 후비며

이나

달큰하거나 쓰리거나 피를 본다지

 

꽃이 피는 일은

붉은 입술 짐승을 부려놓았다는 건데

제 이빨을 모두 쏟아버렸다는 건데

 

물면 터지는 물집처럼

알약 몇 개론 불치인

나무들, 풀지 못한 매듭을 툭툭 끊어 내는 동안

꽃이 피는 질문으로 입안이 가려워지겠다








이인철, 천수만에서

 

 

 

가창오리 떼 수만 마리가

그물을 조였다

폈다 하며

날아간다

 

빠져나가려는 저녁 해를

그물에 가두려고 날아간다

하늘의 눈동자가 붉어져

시큰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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