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쇼콘!23ll조회 276l 1
이 글은 4년 전 (2019/12/09) 게시물이에요

https://unsplash.com/

style="text-align: center">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



 나는 내가 비좁다 | 인스티즈


박성규, 문신

 

 

 

플러스펜 뚜껑 끼우다가

손가락을 찔렀다

 

찔리는 순간

눈물이 찔끔 났다

 

눈물과 바꾼 자리에

빨간 단풍이 들었다







 나는 내가 비좁다 | 인스티즈


남해운, 화장지의 귀향

 

 

 

산길을 같이 가던 젊은 스님이

버려진 화장지를

가랑잎으로 덮어 주고 있다

 

왜 화장지를 묻어 주십니까

 

뒤에 오는 사람이

버린 사람을 얼마나 원망하겠소

두 사람의 허물을 덮어 주는 것이오

화장지는 줄기에서 나왔으니

생전에 이파리에게

물도 건네주고 양식도 주었을 것이오

그러니 잎으로 화장지를 덮어 주는 거외다

둘이 힘을 합쳐

뿌리에게 은혜를 갚을 것이오

 

그렇군요

인연에도 순서가 있었군요

나이 많은 내가 묻어줄 걸







 나는 내가 비좁다 | 인스티즈


서숙희, 그리움의 시

 

 

 

지등(紙燈) 아니라도 마음 엷게 젖습니다

베갯머리 근처에서 생각 한 잎 돋습니다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것 조금씩 야윕니다







 나는 내가 비좁다 | 인스티즈


남지은, 넝쿨장미

 

 

 

뾰족한 악몽을 밀어내고

담장에 오르는 새벽

 

나는 내가 비좁다

 

창을 열면

내 안으로 눈이 내리고

 

붉은 새가 걷는다 붉은 새가

 

떼로 날아오르면

검게 찢어지는 하늘이

 

칼들이 쏟아져내리고

아버지가 보인다

 

취한 손으로 가족들 발톱을

뽑아내는

 

모두가 찌르고 모두가 찔리고

모두가 떠나지 않고 이곳에 서 있다

 

내 안으로만 쌓이는 눈

창이 열리면

 

나는 나를 뚫는다

새가 새를 뚫는다







 나는 내가 비좁다 | 인스티즈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1번지 채석장에 도루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추천  1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현재 반응갈리는 뉴진스 폰트 미감.JPG268 우우아아04.27 18:32104521 37
정보·기타 궁금해서 찾아본 민희진이 기획한 방탄 뷔 앨범177 308679_return04.27 16:0297559 17
이슈·소식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스토어 열리는 QWER111 미미다04.27 20:3768280 1
이슈·소식 방탄소년단 30만원짜리 고가 앨범 논란87 환조승연애04.27 20:5965384 12
정보·기타 영양제 효과 없다108 zxer04.27 17:0866068 0
하이브건 민희진이건 뭔지 모르겠고 그냥1 WD40 8:49 4363 0
메추리알로 복숭아를 만들어보자1 수인분당선 8:49 2644 2
카톡 업뎃 안한 사람의 공포3 쇼콘!23 8:49 4447 1
뉴진스 아일릿 안무 비교 가나슈케이크 8:48 1709 0
구글 지도에 항상 창문이 열려있는 피렌체 저택3 311329_return 8:48 3204 3
게임하다 잠수탄 유저의 사과문 굿데이_희진 8:48 970 0
사실 하이브-민희진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이분인 거 같음6 그린피스 7:42 12450 0
걔는 진짜로 누굴 좋아하면 양쪽 귀 뒤로 머리를 넘기는 버릇이 있어7 킹s맨 7:18 12935 3
어차피 다 가루되는데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달글5 백구영쌤 7:18 10215 0
전설의 신안 염전노동자 채용공고6 윤정부 7:17 11408 2
민희진 지겹다, 차라리 북한에서 미사일쏴라 ♡김태형♡ 7:17 2700 0
봉석이한테 커피차 보낸 희수 위례신다도시 7:17 1284 0
집사, 니 나랑 장난치나 게터기타 7:17 1154 0
구독자 70만 기념으로 질문받는 충주시 홍보맨.jpg 헤에에이~ 7:17 1477 0
1990년대생들의 초등학생 생활 공감18 ♡김태형♡ 5:53 11027 1
몰래 땅콩버터 먹은 골댕이의 표정3 이차함수 5:14 7204 0
박명수 - 밤양갱 (ai) NCT 지 성 5:14 650 0
어떻게 ai커버가 삑사리를 내냐고 말나오는 박명수 - 큐피드 백챠 5:14 1139 0
비 오는 날 장에 가신 할아버지와 댕댕이4 판콜에이 5:14 8037 1
이론상 안전하다는 무단횡단 방법..gif 게터기타 5:13 2679 0
전체 인기글 l 안내
4/28 9:30 ~ 4/28 9:3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